제6차 ‘2021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 (사진 = 한명섭 기자)
제6차 ‘2021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 (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제6차 ‘2021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에서 ‘미래 고등직업교육과 대한민국의 혁신방향’이라는 주제로 전국 전문대 총장단의 열띤 의견 공유와 제언들이 이어졌다.

윤여송 한국전문대교육협의회 수석부회장(인덕대 총장) 주제 발표 후 이어진 토론 자리에서는 전문대가 2022년 대선 후보들에게 어떤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유재원 한국영상대 총장 “전문대 스스로 전문대를 지켜내야 해” = “각 대학 출연을 통해서라도 전문대 스스로 퇴로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출연을 못 하는 대학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대학만이라도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법제화도 필요하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에게 관련 정책을 전달하기도 했다. 출연금은 수백억도 아니고 일반적인 공제 조합처럼 함께 출자해 십시일반으로 어려운 대학에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만일 (사학이 정리되면) 남은 재산은 국가로 가나? 우리 스스로 지켜내지 못하면 그렇게 된다. 심각하게 생각해야한다. 

전문대들이 등록금을 인상하지 못해서 생긴 손실 6800억 원 가량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에 대해 1조 원 정도 정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들었다. 이 요청이 안 받아들여졌을 때는 장학재단의 자금을 1400~1500억 가량을 늘려달라고 해야 한다. 기획재정부가 인건비 부분은 국가지원을 하지 못하게 한다. 일부라도 장학재단 지원금을 증액할 필요가 있다. 전문대 예산을 직접 늘려준 건 아니지만 이 부분만 해도 조금 숨통이 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평생교육과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3유형 후진학선도형 학습 교육을 진행하면서 전문대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생각해 봐야한다. 전기세나 물세, 기자재까지 빌려주면서 교육을 하고 있다. 3유형에서 교수들이 수업을 하면 인건비로 못 쓰게 한다. 평생교육을 진행해도 대학 재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비용만 투입되는 상황이다. 이밖에 현재 불이익을 받는 부분을 개선해 대학 재정 수입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이남식 서울예대 총장 “전문대도 글로벌 인재 양성해야” = “예전과 달라진 점이 없다며 자괴감에 빠질 수 있지만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고 싶다. 우리나라는 예전의 한국이 아니다. 세계 속에서도 위상이 달라졌다. 2005년과 2021년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하거나 공부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이때 전문대가 사회에 던져야할 가치를 제시하고 그 가치를 만들어 나가야한다. 국내 일자리만 생각할 게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없어질 직업일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필요한 곳이 많다. 교육을 세계적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리더십을 가지고 이끌어 갈 수 있는 교육기관이 돼야한다. 우리 교육기관을 사회적 자산으로 여기고 미래에는 교육산업과 교육 인프라로 국가부강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은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나라 인구만으로 경제를 지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수한 해외인력들이 한국에 와서 일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한다. 우리도 이를 준비하며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 힘들지만 앞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나서면 전문대의 미래도 열릴 것이다. 전문대의 미래도 열리지 않을까.

덧붙여 총장 임기도 문제다. 평균적으로 1년에 25% 정도가 바뀌는 형국이다. 이런 기관이 무슨 힘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어 가겠나. 미국 대학들 같은 경우는 총장 임기가 20년 이상인 곳도 있다. 우리나라는 리더십 바꾸다가 조직 발전 시기를 놓치고 만다. ‘롱텀’ 전략 필요하다.”

■진인주 인하공전 총장 “R&D 연구비 줄고 있어 안타까워” = “전문대들의 R&D 연구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부분에 동의한다. 인하공전도 나름 R&D를 많이 하는 대학 중 하나였는데 4~5년 사이에 반 토막이 났다. 사업 자체가 굉장히 경쟁적으로 변모하고 있어 모든 분야에서 일반대와 전문대 구분 없이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정부 R&D는 규모가 점점 대형화하면서 전문대 교수들이 참여할 기회가 줄어드는 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R&D는 대형 사업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만 교수 개인의 크고 작은 개별 연구도 의미 있는 연구가 많다. 그런 것들이 지금과 같은 결과로 나타나는 걸 볼 때 안타깝다. 연구비 문제도 (개별 건으로) 접근해보면 수월하지 않을까.”

■김병묵 신성대 총장 “등록금 올리고 세계시민 양성위한 공약 추가해야” = “전문대학협의회가 앞장서고 전문대 총장 중에서 TF팀을 구성해 함께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13년째 등록금 동결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현직 의원 중 몇몇이 앞장서서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 이 부분을 강하게 주장해서 여야 선거 공약으로 (등록금 정상화를) 반드시 넣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고등교육교부금법을 제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해외에서 한국으로 유학생이 들어올 때 어학테스트를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와서 배우면 된다. 세계시민양성이라는 한 차원 높은 인식이 필요하다. 국가 지도자가 앞장서서 조절할 수 있는 문제다. 해마다 몇십만 명씩 외국인 근로자 데려오고 있는데 외국인 유학생을 데려오면서 그 부모에게 한국에 와서 취업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도 방법이다. 어차피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야한다면 한국 전문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부모에게 TO를 주면 좋겠다. 이렇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세계 지도자급의 나라 되도록 하자. 이를 선거 공약에 반드시 넣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하고 싶다.”

왼쪽부터 유재원 한국영상대 총장, 이남식 서울예대 총장, 진인주 인하공전 총장, 김병묵 신성대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왼쪽부터 유재원 한국영상대 총장, 이남식 서울예대 총장, 진인주 인하공전 총장, 김병묵 신성대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박두한 삼육보건대 총장 “일반대와 전문대 벽이 허물어지는 출발점에 선 지금이 골든타임” = “대학 위기를 논하는 방송에 패널로 참석했던 적이 있다. 패널들이 대학이 처한 작금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사면초가’, ‘적자생존 시대’,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나온 말은 ‘골든타임’이었다. 서밋에 모인 총장들의 발표와 의견을 들으며 앞으로 전문대가 어떻게 가야 할지 자세하게 분석했다고 생각하고 이 이상이 없다고 본다. 교육부가 5월 20일 발표한 혁신지원 발표를 보면 일반대와 전문대가 협력하는 내용이 있었다. 동일법인 안에서 일반대와 전문대 간 정원 조정을 서로 허용한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이 부분이 확대되면 일반대와 전문대의 벽이 허물어지는 출발점이 될 거라 본다. 교육부도 이런 의도로 조심스럽게 시작해보는 것 아닐까.”

■육근열 연암대 총장 “지역별 경쟁력 강화하고 지자체와 협력할 때” = “이인원 회장께서 ‘성과가 없는 교육은 하나 마나한 교육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해야 할 교육은 해내야한다’고 한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결국 문제를 종결할 수 있는 사람은 총장들 자신뿐이다. 15년 전 궐기대회와 같은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변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두 가지를 말하고 싶은데 먼저 교육 수요자가 있어야 대학이 살고 좋은 대학이 있어야 대학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대는 지역별 협의회 조직화가 잘돼있다. 지역별 경쟁력 프로그램을 서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하루빨리 만들어서 외국인 유학생도 유치하는 프로그램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두 번째로 지방분권화 시대에 들어선 만큼 지자체와 기민한 협력이 필요함을 인지해야 한다. 연암대의 경우는 천안시장에게  ‘스마트팜’, ‘반려동물 교육’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고 자랑했다. 그 덕에 천안시에서 대학에 반려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맡겼다. 지방대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자체장의 인식을 전환하는 등의 극적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문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문대 공동으로 중요한 현안을 정하고 우선순위를 매겨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살아남는 대학은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되지 않을까.”

■왕덕양 송곡대 총장 “지역과 전문대는 ‘순망치한’의 관계” = “역발상을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한국 인구 문제나 미흡한 글로벌화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전문대가 전문대의 역할을 살려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본다. 학생 수는 줄었지만 오히려 OECD 수준 생각해보면 학생이 줄어들었을 때가 질 좋은 교육으로의 환원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문대는 조금만 도와주면 해결 가능한 문제가 많다. 지자체와 사람들 인식전환이 필요하고 전문대학 홍보와 지원을 정부차원에서 좀 더 밀어주면 좋겠다. 전문대가 지역의 상생역할의 축이되고 지역 활성화의 역할을 위해 도맡아 할 것들이 많다. ‘순망치한’이라고 했다. 지역의 전문대가 무너지면 지역이 망가지게 된다는 건 사실이다. 전문대가 고사하거나 한계대학으로 구조조정 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활성화를 통해 교육시스템을 한 층 높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 “다양한 입학자원 끌어들여야” = “국가책무성 강화 측면에서 재정건전성과의 관계를 간과할 수 없다. 어느 순간 고등교육재정교부금 확정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지방재정교부금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초등학교 교실이 남아도는 이때에도 교부금이 늘어나는 데 반해 고등교육 재정은 자꾸 줄어들기만 하니 걱정이다. 또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전문대가 고3 학생들만 바라볼 때가 아니라는 것도 말하고 싶다. 만학도 입학자원을 끌어들여야 신입생 확충 면에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직업교육의 장학금 지원체계를 무상교육으로 할 필요가 있다. 학비를 장학재단에서 지급하거나 지자체가 평생교육을 받는 성인학습자에게 장학금을 지원해도 좋을 것 같다. 지방 조례 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재정확충을 위해 필요한 일이기에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 건의할 것이 있다면 전문대 계열별로 서밋을 해보는 건 어떨까. 계열별 서밋이 있다면 좀 더 심도 있는 정책제안이 나오지 않을까.”

왼쪽부터 박두한 삼육보건대 총장, 육근열 연암대 총장, 왕덕양 송곡대 총장,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왼쪽부터 박두한 삼육보건대 총장, 육근열 연암대 총장, 왕덕양 송곡대 총장,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박명순 경인여자대 총장 “대선에 맞춰 전문대의 입장 모을 필요 있어” = “이번 가을이라도 2005년처럼 궐기대회를 열어 전문대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 내년 3월이 대선이고 각 당마다 가을에는 구호를 준비할 거라 분주할 것이다. 시기적으로 TF팀이라도 만들어서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든지 집권당이 나오면 정권 초기에 요구하는 게 시기적으로 좋지 않을까. 전문대가 관철해야 할 것들을 차근차근 정리할 필요가 있다.”

■나세리 한양여대 총장 “정부도 전문대의 정체성을 말할 때” = “마이스터대 만들 때도 TF팀을 만들어서 진행했다. 그런 것처럼 너무 성급하게 의견을 제시하기보다는 우리가 정책을 제대로 세부적인 사안까지 정해서 제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세간에서는 ‘전문대의 정체성이 없지 않냐’, ‘폴리텍대와 전문대가 무슨 차이가 있냐’ 등의 질문을 받는다. 그런데 폴릭텍대를 만든 것도 정부고 전문대를 인가한 것도 정부다. 이 대학들을 만들 당시에는 분명히 의미가 달랐을 거다. 어떻게 보면 정부가 전문대학에게 역할을 분담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이번에 마이스터 대학을 진행하면서도 선정된 대학들이 우수사례를 만들지 못하면 일반대 석사와 무엇이 다른지 묻는 말들을 들으며 어려워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또다시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전문대가 똘똘 뭉쳐서 계획을 설립한다면 더디게 나가더라도 잘 될 것이다.”

■이채영 대경대 총장 “전문대는 전문대답게!” = “이런 말이 있다. ‘왕은 왕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백성은 백성다워야 나라 평안하다’는 말이다. 일반대는 일반대답고 전문대는 전문대다워야 한다. 전문대는 전문대답게 열심히 뛰어왔다. 일반대가 연구중심대학의 역할을 하지 않고 그 정체성을 흔들어 전문대가 할 것을 자꾸 따라해서 혼돈에 휩싸인 것이다. 추후 토론 아젠다 중에 평생직업교육 관련 내용을 꼭 다뤄 전문대의 ‘반석’이 됐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다. 평생직업교육 하면 일반대에서 하는 평생교육원과 분명 부딪히게 된다.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평생교육과 관련해 법령과 상위법을 만들 필요가 있다.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한다. 항상 위기 속에서 발전해 왔기에 모든 전문대 관계자가 힘을 합치면 좋겠다.”

■이민숙 동강대 총장 “전문대의 문제는 지역 문제와 밀접해” = “앞으로 전문대가 살아야 나라 경제가 살고 지역이 산다는 부분에 대해 정부가 확실하게 알았으면 한다. 전문대가 어려울 때는 교육부가 정책이나 규제 등은 확실하게 풀어 주고 지원할 부분은 지원해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교육부와 국회 관계자를 만나 여러 가지 지역 문제와 전문대의 어려운 상황, 등록금 동결 이슈 등을 이야기했다. 충분히 알고 있더라. 왜 우리 전문대가 어려운가. 앞으로 내년 선거가 있을 때 꼭 공약사항에 전문대가 지방에서 공헌할 수 있는 정책이나 지원을 만들어준다면 전문대가 열심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왼쪽부터 박명순 경인여자대 총장, 나세리 한양여대 총장, 이채영 대경대 총장, 이민숙 동강대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왼쪽부터 박명순 경인여자대 총장, 나세리 한양여대 총장, 이채영 대경대 총장, 이민숙 동강대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심윤숙 세경대 총장 “전문대의 입장은 학생의 입장이기도 해” = “교육부는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평생교육체계라든지 유연학기제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떤 규제나 제한법을 풀지 않으면 작은 대학들은 어려워진다. 더구나 유학생 문제는 굉장히 어렵다. 유학생들도 큰 도시와 큰 대학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이런 많은 문제를 테이블에 꺼내놓은 수준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다음번에는 정말 2005년에 개최한 궐기대회를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입장은 우리만의 입장이 아니다. 학생들의 입장이기도 하다. ‘더 좋은 교육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와 더불어 그들의 미래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고민할 때다. 대학의 위치나 크기를 넘어서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 세계화할 수 있을지도 연구해야 한다. 대학이 없어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시기를 대한민국 교육 발전을 위한 전환점이자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김현중 유한대 총장 “대학 구성원들의 행복이 ‘행복한 학생’ 기른다” = “전문대의 미래를 고민하며 외국 벤치마킹을 다닌 적이 있다. 일본과 싱가포르를 통해 전문대 시스템 변화를 보기도 했다. 앞으로 지속해서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 여러 총장께서 말했지만 재정 문제가 어려운 건 맞다. 정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 먼저 교수들과 직원들이 행복해야 우리 학생들을 행복하게 가르칠 수 있다고 본다. 대학 실무진과 모든 구성원이 행복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게 슬프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책임져야한다. 우리 전문대들도 국민들을 비롯해 대외적으로 사랑받을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훑어봤다. 각 부처 지자체에서 많은 사업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름이 비슷한 사업들이 많은데 지원사업들이 일체화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부분들이 일체화되고 경쟁력 있는 전문대들이 모두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중앙에서 관리했으면 한다.”

■정완섭 동양미래대 총장 “TF팀 만들어 전문대 의견 논리적으로 전달해야” = “가장 절실한 것은 재정확보다. 전문대교협 차원에서도 잘하고 있지만 TF팀을 만들었으면 한다. 재정확보와 관련해서는 전체 전문대학이 팀원이 돼야하고 단장이나 팀장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분들이 맡으면 된다. 총장들은 핵심멤버가 돼 나서야한다. 실례로 유학생 문제가 계속 나오고 있는 큰 대학은 대응이 가능하지만 전문대들은 일반적으로 규모가 작아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규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법조인에게 의뢰를 해봐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정도로 법적으로 봐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육부에서도 전문대 관련 파트는 기피하는 부서라고 여겨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문제들이 중요하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우리가 팀을 구성해 전문성과 논리를 가지고 계속해서 전문대의 의견을 건의하고 설명해야한다.”

왼쪽부터 심윤숙 세경대 총장, 김현중 유한대 총장, 정완섭 동양미래대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왼쪽부터 심윤숙 세경대 총장, 김현중 유한대 총장, 정완섭 동양미래대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최용혁 동아방송예술대 총장 “전문대 관련 사업 규제완화 필요해” = “궐기대회를 해서라도 전문대의 입지를 확고히 해내야 할 때다. 전문대는 현장교육과 실무교육을 하는 곳이다. 대학에서 배운 것을 기반으로 실전에 투입됐을 때 그 즉시 매출로 연결되는 것을 ‘선순환’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런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면 너무 많은 규제가 따른다. 규제는 완화해야한다는 점을 교육부에 제안해야 한다. 또 학령인구 감소시대에 지자체와 협력 관계를 잘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학과 지자체가 파트너십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한다. 전문대교협에서 대학들이 소속돼 있는 지자체에 어필해보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지자체와 대학이 함께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김재현 호산대 총장 “약자 위해서라도 규제 압박 대신 지원이 절실해” = “대학기본역량진단서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일부 학생들의 기초학력능력이 현저히 떨어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단순 계산도 못 하는 학생들을 교수님들이 가르치시느라 애를 먹고 있다. 비단 우리 대학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전문대는 일반대보다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수가 많다. 서울대에서 국가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 10%밖에 안 될 때 전문대 학생 90%는 국가장학금을 받고 있다는 자료를 보기도 했다. 어려운 학생들을 가르치는 전문대에 규제나 압박을 줄 게 아니라 4년제 대학보다 지원도 많이 해줘야 하는 게 국가의 일이 아닐까 싶다.”

■이계철 군장대 총장 “성인학습자의 일자리도 만들 수 있는 전문대 돼야” = “군장대는 평생직업대학에서부터 출발했다. 대학이 성인학습자 평생교육이 필요하다면서도 이와 관련해 긍정적 이야기보다 부정적 이야기 많다. 성공 케이스보다 실패 케이스가 많다. 왜 그럴까. 사업을 하며 많이 깨달았다. 8년여 사업하며 충격받은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성인학습자 위한 교육기관 정말 많다는 점이다. 노인자살률이 세계에서 2위인 우리나라에서 평생교육이 왜 실패했는지 생각해 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보기도 했다. 결국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교육프로그램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노인 자살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다. 그 돈을 조금만 성인학습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으로 투입한다면 ‘평생교육 실패’라는 불명예를 벗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놀란 이유는 노인 일자리 개발과 관련해 공적‧사적 단체가 많다는 점이다. 노인 일자리는 누가 창출할 수 있을까? 전문대 아닐까. 일자리에 따라 전문대 교육 과정을 만들면 성인학습자들이 넘칠 것이다. 성인학습자의 삶의 질을 위해 고민하고 노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학과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왼쪽부터 최용혁 동아방송예술대총장, 김재현 호산대 총장, 이계철 군장대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왼쪽부터 최용혁 동아방송예술대총장, 김재현 호산대 총장, 이계철 군장대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 “전문대 관심사가 국정과제로 채택되는 게 중요해” = “전문대 아젠다가 선거 공약 과제에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정과제에 들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 국정과제는 공약과제의 6~70%에서 정해진다. 이를 위해 9월이나 10월쯤 정치권 동향보고 전문대가 집단 목소리를 내야 한다.

어제 이사회 안건에도 올렸지만 전문대 재정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부가 재정확대를 했다고 하는데 국가장학금이 늘어난 것이다. 재정 경직성이 풀리는 것도 아니고 직접비가 줄어드는 현상이 심해진 상황이다. 교부금은 유기홍 의원실과 함께 민주당 공약 과제로 넣는 걸 합의했다. 설령 통과된다 해도 제도를 정리하고 시행령을 만든 뒤 법제화되기까지는 굉장히 복잡할 절차들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한시적은 5년 특별회계를 검토하자고 정리한 상태다.

전문대의 어려움은 입학자원 문제일 수도 있다. 성인학습자가 가진 문제는 시간문제와 학비문제다. 특히 돈 문제는 가정을 가진 성인학습자들에게 풀기 어려운 문제다. 학비가 지원돼야 전문대에 성인학습자가 올 것이다. 교육부에 혁신지원전략을 보면 성인학습자 학비부담완화 부분이 있다. TF활동을 하면서 문제를 제기해 국가장학금을 확대하고 비학위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기본 방향을 잡은 상태다. 지역사회 연계와 관련해서는 전문대가 지역과 연계해 평생직업교육을 강화하고 고등교육 거점지구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기초 지자체와는 상반기 MOU를 맺었다. 지자체들이 전문대에 관심이 없다가 인구감소와 도시 공동화 등으로 전문대에 관심이 늘었다. 그 와중에 용이한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해나가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홍준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PS 성공은 총장들의 개혁의지 덕분” = “2015년, PS를 처음 만들었을 당시는 내부 반발이 많았다. 총장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게 보통 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걱정을 불식시키고 7년간 잘 운영됐다. 한국대학신문이 PS를 잘 운영한 게 아니라 변화와 개혁의 의지를 가진 총장들이 운영을 잘해온 것이다. 본지는 자리를 마련했고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총장들의 노력 덕분이다. 본지도 좋은 의견들을 담아낼 수 있는 언론이 될 것이다. 의견들이 정책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홍남석 UCN PS 원장 “전문대의 경제적 가치를 내세워야 할 때” = “‘투쟁’, ‘위기’, ‘절망’ 이런 키워드 보다 전문대의 경제적 가치가 무한하다는 키워드를 프레임으로 삼아 내세워야 한다. 코로나19로 약100조 정도가 들어가고 그것도 모자라 100조 정도 공적자원을 더 투입할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전문대 지원 예산이 1~2조 추가된다고 하면 국민과 정부의 동의를 얻기 힘들지 모르지만,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콘셉트라면 정치권에 당연히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전문대가 청년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고 청년의 표를 획득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면 몇 조 편성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다시 말하자면 전문대의 역할은 사회적 가치뿐만 아니라 그것을 경제적 가치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미다. 논점을 바꿔보자. 사정이 어렵다는 이야기보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제안이 귀에 잘 들리는 법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시급한 문제로 청년 취업과 양질의 일자리, 청년들의 미래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환경조성 등이 있다. 전문대는 사회적 가치와 공공 가치를 내세우기 전에 경제적 가치를 띄워야 한다고 본다.”

왼쪽부터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 홍준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홍남석 UCN PS 원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왼쪽부터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 홍준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홍남석 UCN PS 원장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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