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전주교대 총장

김우영 전주교대 총장
김우영 전주교대 총장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국가와 사회의 배경이 되는 세계적 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국가와 사회의 변화, 혁신을 주장한다. 과거에 비해서 이러한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가는 한 주체로서 대학에 거는 기대는 더 커진 것 같다. 대학에는 인재의 양성만이 아니라 기업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부담도 지워져 있다. 지역 균형발전 전략으로서 각 지역에 소재한 중심대학들에 거는 기대 역시 이에 기인한 것일 것이다.

대학이 사회적 기대에 충분히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과거의 역사에서도 대학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기대는 계속돼 왔다. 이는 교육과 과학기술 입국을 위한 강조에서 나온, 특성화 대학들에 대한 투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원양성을 위한 특성화 대학과 이공계 특성화 대학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를 해온 이력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항공대(포스텍) 등의 설립이 있었고, 최근 한국에너지공대(KENTECH) 설립 운영에 2031년까지 1조 6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교원양성을 위해서도 과거 국립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투자를 했다. 교대와 사범대가 특수 목적형 대학으로써 설립된 것은 초중등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성을 충분히 인식한 결과이며, 재학생들에게 사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임용을 보장함으로써, 재학 중 교사로서의 자긍심과 열정, 전문성을 함양하는 데 전념하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1990년 국공립교원양성기관 졸업자들의 국공립학교 우선 임용이 위헌 결정을 받음에 따라, 1991년부터 교원임용 후보자는 공개 경쟁을 통해서 선발하고 있다. 중등의 경우 경쟁률이 거의 10 대 1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중등교원의 양성 규모는 교육대학원 졸업자, 미응시자를 포함하면 채용인원의 10배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범대학에서의 교육이 임용고시와 취업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교원양성교육 본연의 목적에서 멀어져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반해서 교육대학의 양성 규모는 목적형 체제를 어느 정도 유지하기 위해서 경쟁률을 임용 인원의 1.3배 이내로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를 위해서 10년 동안 입학 정원을 감축해 왔으며 현재는 3850명 정도를 선발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초등교원 채용 규모는 올해 3800명 선에서, 2030년 3100명대로 축소할 계획이다. 따라서 교대 입학 정원 규모도 목적형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아마 3000명까지도 축소될 수도 있다.

교육대학의 초등교원 양성 규모의 축소는 목적형 대학으로서의 유지와 국가교육회의의 숙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그러나 양성 규모의 축소가 교육대학 존립의 문제와 연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초등교원 양성을 목적으로 본래 소규모 대학으로 설립한 목적에 대한 반성과 목적형 초등교원 양성대학으로서의 유용성과 효과에 대해서 망각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비용의 부담 문제는 우리가 특성화 대학을 설립할 때 이미 충분히 고려한 것이다.

교육대학의 초등교원 양성 규모를 1000명 축소한다고 할 때, 소요되는 비용은 교대 학생 1인당 등록금 수입을 연간 300만 원이라 할 때 최대 전체 120억 원 정도이고, 이는 우수한 초등교원 양성을 위해 투자 가능한 비용이다. 그리고 대학 등록금 면제를 목표로 한다면 학생 수 축소는 사실상 수입과 관계가 없다. 이에 반해서 현재 교대의 수업학급당 학생 수는 25명에서 17~8명으로 줄어든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 교대에서의 수업의 질과 학생이 받는 혜택은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초등교원의 목적형 양성체제가 유지돼 온 장점은 우수한 교원 후보자를 유치해, 인성교육과 교직소양교육, 교과별 전문교육 그리고 교육실습에 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교원 양성 교육과정에 반영해야 할 내용의 요구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과거 예체능을 포함한 기존의 교과에 영어와 컴퓨터활용 교육, 경제교육이 추가됐던 것에 더불어, 특수교육, 상담교육, 의사소통과 인간관계능력, 진로교육, 학부모교육, 코딩, AI 교육, 원격교육역량 교육 등 교육 현장의 요구는 더 많아질 것이다. 이러한 현장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영해 좀 더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것은 목적형 양성체제가 갖는 이점이다.

더 중요한 점은 초등교사의 경우 한 교사가 한 학급의 학생들을 1년 동안 매일 접하면서, 수업과 생활을 지도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포함해 인성과 세계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따라서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가 학생의 인생 기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밖에 없다. 교육 기회의 균등은 학생들에게 동등한 능력의 우수한 교사를 만나게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초등교원에 대한 목적형 양성체제와 교대 간 유사한 전문적 교육과정을 유지해 온 이유는 동등한 능력을 갖춘 유능한 교사를 배출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양성 체제 변화의 필요성은 교육 현장의 다양한 요구 수용과 학생들의 수업선택권, 교과별 전문성의 함양, 소규모 초중등 통합학교의 증가에 따른 초중등 연계 교육을 위한 준비의 요구에 반영돼 있다.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선도적으로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초등교원 양성체제가 가지는 유용성과 성과에 대한 진지한 반성, 장점과 보완할 점에 대한 세밀한 고찰이 먼저 있어야 할 것이다.

초등교원 양성에 있어 사회적 요구에 따른 몇 가지 발전적 변화를 모색해 볼 수 있다.

첫째, 교육 현장 실습을 통한 전문성 강화의 문제는 교육청별로 임용 후 1년의 인턴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현재 교육청별로 임용 대기 기간이 1년이 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보조 실습교사로서 1년 과정을 두는 것은 검토할 만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소규모 초중등 통합학교에 따른 6+3 초중등연계 교육을 위한 대안은 초등교사의 개별 교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초등교사에게 교육대학원 연수 등을 통해서 교과별 중등교사 자격 취득을 권장해, 초중등 복수의 교사 자격을 취득하게 하는 것이다.

본지가 창간 32주년을 맞아 희망 대한민국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학령인구 감소 등 어려움에 직면한 대학들을 격려하고, 희망의 메시지로 내일을 향해 나아가자는 취지에서입니다. 캠페인은 참여한 대학 관계자 및 저명인사들이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편집자주>

다음 기고자는 김무환 포항공대 총장입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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