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강점 알면 대학이 보인다

삼세판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정시모집의 막이 올랐다. 수험생들은 복잡한 입시요강과 대학마다 제각각인 전형방법 속에서 자신의 강점을 반영하는 대학과 학과를 찾아야 한다. 미로를 헤쳐 나가려면 정확한 상황 판단과 지원 전략 수립이 필수.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별 선발방식과 전형요소 반영 방법을 꼼꼼히 따져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선택해야 한다”며 “안정·소신·상향 지원으로 세 번의 기회를 적절히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 수능 파급력 확대…모집군 변화 주목

올해 점수제로 바뀐 수능의 변화는 정시모집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키우고 대학별 고사의 비중을 축소시켰다. 수능 우수자를 우선적으로 뽑거나 수능만으로 선발하는 대학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전문대학원 전환에 따라 25개 법과대학의 학생 선발이 중단되고, 6년제 약학대학 개편으로 약학과가 폐지되는 등 상위권 인기학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고려대·전북대 등은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자유(자율)전공을 신설했으며,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내세운 특성화 학과들과 첫 신입생을 선발하는 중원대 등은 파격적인 장학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모집군을 갈아탄 대학도 있다. 서울시립대는 가·나·다군으로 분할모집하며, 아주대는 가·다군으로, 한신대(공과대학)는 가·다군으로 모집군을 확대했다. 경희대는 다군을 폐지하는 대신 나군을 신설했다. 모집군의 이동은 점수와 경쟁률에 영향을 준다. 지원 대학이 군을 이동했다면, 유·불리를 저울질해야 한다.

■ 가장 유리한 조합을 찾아라

합격의 열쇠를 쥔 수능 성적은 대학은 물론, 모집계열 및 모집단위에 따라 반영 방법이 다르다. 우선 지원 대학이 백분위·표준점수·변환표준점수·등급 가운데 어떤 지표를 활용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표준점수 산출 방식도 차이가 있고, 일부 대학은 특정 영역의 반영비율이 높거나 가산점을 부여한다.

언어와 외국어 영역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은 선택 과목들을 두고 있으므로 반영 교과에 따른 유·불리를 따져야 한다. 한 영역에서 점수가 낮더라도 지원 대학에서 반영하는 영역의 점수가 좋다면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탐구 영역은 표준점수와 백분위 반영 방법에 따라 유·불리의 차이가 더 클 수 있다.  

강병재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진학컨설팅 부장(보인고 교사)은 “올해 수능 ‘3+1’ 반영 대학이 늘어나 ‘2+1’ 적용 대학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을 고려해 점수가 잘 나온 영역의 가중치를 받을 수 있는 대학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학생부 점수 차 확인해야

학생부는 반영교과와 반영비율, 활용지표 등을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에 비해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지니며, 학생부 산출 방법이 다양해 점수 차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국대는 학생부 등급 간 점수 차이가 커 보이지만 반영교과 중 매 학년 등급이 가장 높은 1과목씩을 선택해 성적을 산출하기에 실질점수 차는 작은 편이다.

수능에 비해 학생부 성적이 좋은 수험생은 학생부 등급 간 점수 차이가 큰 대학 위주로 지원하고,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은 수능만으로 뽑거나 학생부 점수 차이가 작은 대학 위주로 지원 전략을 짜면 된다.

논술과 구술·면접을 치르는 대학은 대학별 고사에 집중해야 한다. 수능과 학생부 성적이 비슷한 경우 면접·구술고사로 인해 당락이 엇갈릴 수 있다. 13개 대학이 치르는 논술은 지원 대학의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출제 경향과 채점기준을 숙지해야 한다. 


■ 나만의 포트폴리오 만들기

수능과 학생부 위주로 자신의 성적을 분석한 다음에는 모집군별로 3~5개 대학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본다. 지원 대학의 전형 요소별 반영비율과 최근 2~3년간의 경쟁률, 합격선 등을 따져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는 것이다.

같은 학과라도 모집군에 따라 합격점이 달라질 수 있다. 모집인원이 적은 다군의 경우 경쟁률이 높고 추가 합격자가 많아 합격가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다군은 허수 지원자가 많지만 경쟁률 상승으로 인해 합격선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 2학기 모집에서 탈락하는 수험생들로 인해 정시 선발인원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수시로 모집인원 변화와 최신 입학정보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대학·학과 정보는 지원 대학의 입시설명회에 참석하거나 직접 방문해 입학 상담을 받아 보는 게 좋다. 입시학원 배치표는 말 그대로 참조만 한다. 복잡한 입시요강 탓에 배치표가 맞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 적성 고려해 소신껏 지원

이화여대 원희영씨(언론홍보영상학부 1)는“대부분 점수에 맞춰 목표치를 정하게 되는데 자신의 적성에 맞고 관심이 있는 학과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소신 있게 선택하면 대학에 와서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4년제 일반대학에 적을 둔 192만여 명 가운데 중도 탈락한 학생은 9만 1000여 명이며, 이 중 자퇴생이 3800여 명으로 41.7%에 달한다. 일단 붙고 보자는  식의 ‘묻지 마 지원’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은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정시모집과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정시모집 기간군이 다른 대학 간, 또는 동일 대학 내 모집 기간군이 다른 모집단위 간에는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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