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범 한국영상대 방송영상미디어과 교수
영화 ‘집으로’ 연출부 시작… 20년 간 영화산업 몸담아
영화 ‘아리’ ‘우체통’ ‘와우보이’ 칸국제영화제 초청 3관왕
‘후학양성’에도 최선 다 하고 싶어

구상범 한국영상대 방송영상미디어과 교수.(사진=이중삼 기자)
구상범 한국영상대 방송영상미디어과 교수.(사진=이중삼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이뤘지만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또 다른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 최종 목표는 찰리채플린 감독의 ‘키드’ 같은 ‘인생 영화’를 제작해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고 후학양성에 매진해 따뜻하고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구상범 한국영상대 방송영상미디어과 교수는 영화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인물이다. 구 교수는 20년 이상 영화산업에 몸담으면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영화를 제작해왔다. 학창 시절부터 꿈꾸던 ‘영화감독’이 됐지만 그는 여전히 갈증을 느낀다고 했다. 더 좋은 영화를 제작하고 훌륭한 제자를 양성하기 위해서 ‘영화 레이스’를 끝까지 이어나가고 싶다는 것이다. 현재 ‘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교수’로 활약하고 있는 구 교수를 지난달 6일 서울 금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배우 유승호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 연출부와 배우 하지원, 강동원이 주연한 이명세 감독의 ‘형사 DUELIST’에서 조감독을 맡았다. 또한 단편영화 ‘아리’ ‘우체통’ ‘와우보이’ 등을 연출했다. 영화산업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어쩌면 올해는 영화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한 해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그가 최근 연출한 영화 ‘와우보이’가 제74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단평영화 부문인 ‘쇼트 필름 코너(Short Film Corner)’에 초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2017년 연출한 단편영화 ‘아리’와 다음 해 연출한 ‘우체통’ 역시 칸 영화제에 초청 받았다. 그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성과를 전폭적으로 제작에 지원을 해준 한국영상대와 영화제작에 협업한 동료 교수들, 학생들,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구 교수는 “한국영상대의 가장 큰 장점은 콘텐츠 제작을 권장한다는 것이다. 영화를 제작함에 있어 대학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학생들도 영화를 제작하는데 최선을 다 해 도와줬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와우보이’ 제작 당시 기억나는 학생 두 명이 있다”면서 “이유진, 김미주 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순수한 열정으로 영화 작업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교수, 현장 전문가들과의 협업으로 많이 배우고 성장한 모습이 기억이 남는다”고 전했다.

■학창 시절 ‘영화감독’ 꿈 이뤄… 찰리채플린 영화 ‘키드’ 명작 =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보고 자랐다. 초장기에는 영화 분야에 직업을 삼겠다는 꿈은 없었다. 그 꿈은 대학생 때 생기게 됐다. 그는 “어린 시절 영상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 영화인이 되겠다는 꿈은 없었는데, 대학교에 입학 후 본격적으로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며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도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뉴욕시립대 영상대학원 영상제작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2001년 한국으로 돌아와 영화현장에서 일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만학도로 2015년 동국대 영상대학원 영화영상제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가 영화감독으로서 공식적인 ‘꿈의 시동’을 건 작품은 영화 ‘집으로’ 연출부를 맡은 시점이다. 이를 계기로 충무로에 첫 발을 내딛었기 때문이다. 이후 영화 ‘형사 DUELIST’에서 조감독을 맡고 십여 편의 단편영화와 두어 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하면서 영화감독이라는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인생영화’로 찰리채플린 감독의 ‘키드’라는 고전영화를 꼽았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영화 장르 가운데 ‘코미디’와 ‘휴먼’을 좋아했다며 영화 키드를 본 후 영화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 ‘키드’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면서 재미와 감동을 주고는 것은 물론 사회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과 시대를 초월해 누구나 쉽게 공감을 불러일으킨 걸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는데 가족 중에 장애를 가진 사람은 없지만 희한하게 뒤돌아보니 영화를 제작할 때마다 사회적 약자가 주인공인 따뜻한 휴머니즘에 대한 영화를 제작했다”고 털어놨다.

■영화감독→겸임 교수→전임 교수까지 = 영화인으로서 첫 시동을 건 시점에서 우연히 아는 지인에게 교수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재능이 없다고도 생각했지만 교수라는 직업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영화 ‘집으로’가 끝나고 다른 영화를 준비하는 기간이 있었는데 잘 되지 않아 영화제작이 중단됐다”면서 “그때 아는 지인이 한국영상대 교수로 지원할 생각이 없냐고 제안했다. 이후 학생들을 가르쳐 보니 재미있었고 보람도 느끼면서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저한테 재능이 있는 줄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2003년부터 한국영상대와 겸임 교수로 인연을 이어오다가 2017년 9월 전임 교수가 됐다. 영화감독과 교수를 병행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후학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싶다”면서 “학생들에게 제가 살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경험들을 공유하면서 이 학생들이 꿈을 찾고 이룰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스승이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그는 2017년 9월 자랑스런 대한국민 문화예술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는 “앞으로도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따뜻하고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 또한 밝고 따뜻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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