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중앙도서관 열람팀 이지욱

홍익대학교 중앙도서관 열람팀 이지욱
홍익대학교 중앙도서관 열람팀 이지욱

대한민국의 독서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와 대학도서관의 단행본 대출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보고서는 익숙하면서도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구글 트렌드 분석 결과 ‘독서’라는 키워드의 검색건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SNS상에서 ‘독서’ 언급은 많아지고 있다. 과연 대한민국 사람들은, 대학생들은 책을 안 읽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답변은 MZ세대(밀레니얼의 M과 Z세대의 합성어, 15~40세)의 성향과 소비패턴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MZ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 인구의 36%를 차지하며 새로운 소비 권력으로 급부상했다. 기업들은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새롭게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MZ세대는 독서 환경에도 새로운 변화를 주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독서 인증’이다. 코로나19로 장기화된 비대면 수업의 영향도 있지만 그 전부터 SNS를 통해 독서를 인증하는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도 크다. 그들이 읽은 책이나 소개해준 책들을 읽고 인증하거나 감명 받은 문장이나 문구를 필사하는 것도 증가하고 있다. 즉 ‘독서’가 단순히 책을 읽는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읽은 책의 표지사진이나 문구로 인증하고 이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함께 소통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가성비’를 추구하며 나타난 전자책과 오디오북이다. MZ세대들은 자신이 어떤 행위를 할 때 적절한 보상을 받기를 원한다.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고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을 중시하며 이벤트나 설문조사 참여와 같이 시간이 소요되는 행위에도 어떠한 혜택이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본다. 이러한 트렌드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종이책보단 쉽고 짧게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의 소비가 늘어난 것에서 알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도 매우 크며 서점과 도서관을 통해 종이책을 읽는 행위보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전자책 스트리밍이 증가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독서 행태이다. SNS에서 재미있는 동영상을 즐기고 특색 있는 것을 추구하는 가잼비(가격대비 재미 추구), 펀슈머(재미+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독서 행태도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미디어에서 조명된 도서나 북튜버(북+유튜버)가 들려준 재미있는 도서 등이 인기가 있는 이유이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대학도서관의 역할은 무엇일까? 대학도서관이야말로 MZ세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이 앞다퉈 MZ세대의 특징을 분석하고 이들의 가치관과 소비습관을 겨냥한 마케팅을 하는 것처럼 대학도서관도 MZ세대들을 겨냥한 도서관 서비스를 새롭게 기획할 필요가 있다.

이미 많은 대학에서 대학도서관 SNS를 운영하며 월별 추천도서와 테마도서를 안내하고 있다. 서울 신촌에 있는 유명 서점에 가면 OO대학교 추천도서가 진열돼 있다. 이처럼 OO대학교 도서관 SNS가 소개하는 추천도서가 MZ세대에게 인플루언서가 돼 새로운 독서 문화를 이끌 수 있다. 또한 재미와 가성비를 더한 도서관 교육도 중요하다. 이용자 교육을 하면서 설문조사를 해보면 ‘재미있어서 좋았다’라는 의견이 가장 눈에 띄었다. 도서관 교육은 대부분 필수는 아니기에 많은 이용자들이 쉽게 접하기는 어려운데 재미있고 유익한 도서관 교육이라면 입소문을 타고 이용자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순히 ‘도서관 정보활용교육’을 넘어서 MZ세대를 겨냥한 ‘A+리포트 작성 꿀팁’처럼 재미있고 유익한 도서관 교육 개설이 필요하다.

X세대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함께 살아온 세대라면 MZ세대는 디지털에 최적화된 세대다. 대학생 대다수는 MZ세대이며 이들에게 독서란 단순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 행위만이 아니다. 도서관도 책만 빌리러 가는 공간이 아니다. 대학도서관에서 도서 대출이 줄어든 이유, 이용자가 매년 감소하는 이유를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관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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