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갑 벨라비타 대표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 문화예술 분야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재능나눔 캠페인에 동참한 강희갑 대표의 모습. 강 대표는 “움직일 힘만 있어도 기부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강희갑 대표)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재능나눔 캠페인에 동참한 강희갑 대표의 모습. 강 대표는 “움직일 힘만 있어도 기부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강희갑 대표)

[한국대학신문 박종민 기자] “꼭 재산이 많아서 돈을 기부하고 능력이 출중해서 재능을 기부하는 건 아니다. 움직일 힘만 있어도 기부는 할 수 있다. 넘치도록 지닌 무언가가 아니라 뭔가를 나누겠다는 마음이 기부의 원동력이다.”

강희갑 벨라비타 대표는 기부하는 사진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2014년에 있었던 루게릭희망콘서트 재능기부를 시작으로 루게릭 환자를 돕는 비영리재단법인 승일희망재단에서 기부활동을 했다.

현재는 승일희망재단과 함께 루게릭요양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COLIVE) 재능나눔에서 문화예술 분야를 맡아 재능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강 대표는 여러 사람이 모인 단체의 영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재능나눔에 동참했다. 그가 말하는 ‘기부’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서울 시내에 있는 한 호텔 커피숍에서 그를 만났다.

■ 일출로 보여준 희망의 메시지 = 강 대표는 컨설팅 일을 하는 샐러리맨으로 청년기를 보내고 40대 중반에 남은 삶을 어떻게 살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가 생각한 직업은 사진작가였다. 직장을 정리하고 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2014년 처음 열었던 개인전에서 강 대표는 우연한 기회로 루게릭병에 대해 알게 됐다. 주변의 추천으로 승일희망재단에서 진행하는 루게릭희망콘서트 재능기부에 참여하면서 처음으로 기부에 눈을 떴다. 그는 수익금을 기부하는 사진전시회 등을 진행하다가 루게릭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희망일출 산악회를 기획했다. 그는 “루게릭 병은 근육이 서서히 위축되는 병이다. 처음에는 팔다리를 쓸 수 없게 되고 나중에는 내장근육도 약해져서 호스로 생명을 유지해야 한다. 살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금방 목숨을 잃는다. 환자에게 일출을 보여주고 의지를 북돋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부터 희망일출 산악회 활동을 시작했다. 지체장애인의 자원을 받아 함께 산행을 하고 일출을 봤다. 그가 전시에서 쓰는 일출 작품은 이때 찍은 것이 많다. 산행이라는 위험한 작업에 주변의 반대도 있었다. 루게릭 환자를 돕는 사람들이 오히려 그를 말렸다. 기부하는 사람이 힘에 부치면 오래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는 “겨울에 야간 산행도 있었는데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등산하다가 사고를 당할 수도 있으니까 주변에서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다른 걱정을 다 덮었다”고 말했다.

강희갑 대표는 산에서 일출을 보고 사진으로 남기는 활동을 매년 두 차례씩 진행하고 있다.(사진=강희갑 대표)
강희갑 대표는 산에서 일출을 보고 사진으로 남기는 활동을 매년 두 차례씩 진행하고 있다.(사진=강희갑 대표)

■ 나눔이 주는 즐거움 = 강 대표는 지금도 희망일출 산악회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 매달 2회씩 단체 산행을 진행해 일출을 보러 간다. 승일희망재단과 진행하는 루게릭요양센터 건립과 COLIVE 재능나눔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개인 사업도 진행하면서 작품 활동도 쉬지 않고 있다. 그는 “가끔은 출장을 다녀오다가 밤에 갓길에 차를 세우고 하늘을 관찰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별과 관련된 작품을 많이 찍었는데 이걸 다시 전시나 사업에 쓸 때도 있다”고 전했다.

그가 많은 활동을 하면서 지치지 않는 이유는 남들과 나누는 활동이 즐겁기 때문이다. 강희갑 대표는 “예전에 하던 컨설팅 일과 지금 하는 일의 양을 비교해보면 비슷하다. 지금이 그때보다 많다고 느낄 때도 있다”면서 “주변에서는 나이를 생각해서 힘든 일을 줄이라는 충고도 듣지만 그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나눔을 계속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 생활이 되는 기부문화 = 강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모두가 참여하는 기부문화다. 기부하는 데 특별한 능력은 필요하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처음 희망일출을 진행할 때 지체장애인과 함께한다는 말에 완등이 어려울 거라는 주변의 시선도 있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산행은 고되지만 사지가 멀쩡하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개인의 능력이나 자격보다 사람이 모이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 많이 모였을 때 생기는 영향력이 더 큰 힘을 발휘할 때가 많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COLIVE 재능나눔처럼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함께 뭔가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가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은 기부로 이뤄지는 상호작용이다. 기부를 진행하면서 준 것보다 받는 게 더 많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내가 좀 더 많이 가진 것을 떼어서 남에게 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부자도 분명 무언가를 얻어간다. 내 경우에는 기부활동을 하면서 삶의 용기를 얻었다. 함께 모여서 뭔가를 달성했다는 성취감이나 고양감도 기부가 주는 선물이다. 기부활동 자체가 삶의 전환점을 마련해줄 수도 있다. 지금 진행하는 사업도 기부에서 영감을 받거나 함께 기부한 사람의 도움을 받은 부분이 많다. 기부가 나눠주기만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더 많은 사람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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