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29일 2022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발표
국어 쉽게 출제… 수학은 6월 모의평가 때처럼 매우 어려워 표준점수 최고점 ‘145점’
영어는 EBS 연계 변화로 난이도 상승… 올해 모의고사서 영어는 모두 어렵게 출제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노린 ‘허수 지원자’ 1만 6000명… 졸업생 결시율 사상 최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수능 모의평가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의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수능 모의평가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의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국어 영역은 비교적 쉬웠던 반면 수학 영역은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게 될 올해 수능에서 수학이 최대 변수 과목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하기 위해 수능 9월 모의평가 원서만 접수하고 시험은 보지 않은 이른바 ‘허수 지원자’가 1만 6200여 명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치러진 수능 9월 모의평가의 졸업생 결시율은 지난해 같은 시험과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물수능’… 반면 수학은 어려워 최대 변수로 떠올라 =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결과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는 127점, 수학은 145점이었다고 29일 전했다.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비교했을 때 국어 최고점은 무려 19점이나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어 물수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위권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업계에서는 “국어를 아무리 잘봐도 수학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한 점수 구조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학은 6월 모의평가 때(146점)와 비슷한 수준으로 매우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표준점수 최고점수가 보통 140점을 넘기면 어려운 시험으로 통한다”며 “이번 수학 최고점 145점은 ‘미적분’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높다”고 했다. 지난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미적분’이 146점, ‘확률과통계’ 142점으로 두 과목의 점수 차는 4점이나 벌어졌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은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4.87%로 지난 6월 모의평가 때(5.5%)보다 더 어렵게 출제됐다. EBS 수능교재 문항을 그대로 출제하는 ‘직접연계’를 적용하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올해 치러졌던 세 차례의 교육청 모의고사와 2번의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영어는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

탐구영역 가운데 사회 과목은 동아시아사가 표준점수 최고점 71점으로 가장 어렵게 출제됐고 생활과 윤리는 65점으로 가장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과목은 생명과학Ⅰ과 화학Ⅱ가 71점으로 가장 어려웠고 화학Ⅰ은 67점으로 가장 쉽게 출제됐다.

■백신 우선접종 노린 ‘허수 지원’ 1만 6000명… 졸업생 결시율 2배 급등 = 정부가 9월 모의평가 지원자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고 밝히면서 ‘허수 지원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이번 9월 모의평가를 분석한 결과 졸업생 결시율이 2배가량 급등하며 우려대로 코로나19 백신 허수 지원자가 상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입시 분석업체인 종로학원에 따르면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 코로나19 백신 허수 지원자는 1만 6206명으로 추정된다. 9월 모의평가 졸업생 결시율은 사상 최대인 29.8%로 이는 지난해 같은 시험 때(15%)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결국 올해 9월 모의평가 졸업생 접수자 10만 9615명 가운데 14.8%에 해당하는 1만 6206명은 백신만 맞고 시험은 보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허수 지원자’가 급증했다고 해서 성적 산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채점은 응시자 기준으로만 산출하기 때문이다.

■수능 D-50… 입시업계 “수험생 학습전략 수립에 큰 혼란 예상” = 수능까지 앞으로 50일이 남은 상황에서 올해 수능은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도 관심이 매우 높다.

입시업계에서는 9월 모의평가가 선택과목 간 난이도가 매우 불규칙하다는 점에서 남은 기간 수험생들이 학습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매우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으로 변화한 첫해라는 점에서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과목에, 어떤 학습 난이도를 맞춰야 할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영어가 절대평가인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EBS 연계율 조정으로 인해 매우 어렵게 출제되고 있는 점도 올해 수능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시험이 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험생들의 섣부른 난이도 예측은 금물이라며 과목 간 난이도가 불규칙한 상황이더라도 고른 마무리 학습이 요구된다고 입시업계는 조언했다.

임 대표는 “수능에서 절대평가인 영어 난이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며 “문·이과 모두 탐구과목이 주요 변수 과목으로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경쟁력 있는 과목이든 아닌 과목이든 고른 학습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현실적으로 모의평가 성적에 비해 수능에서 극적인 점수 향상을 이끌어 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남은 기간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강약점을 분석해 강점은 더욱 강하게, 약점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부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수능 9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은 모두 40만 1705명이었다. 이 가운데 재학생은 32만 4738명, 졸업생은 7만 6967명이다. 온라인 응시 홈페이지를 통해 응시한 수험생 2246명의 채점 결과는 이번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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