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태 경북도립대 자동차과 교수
우주항공 분야 관심이 자동차로 이어져
학생 해외 취업에 인재 양성에 총력

이유태 경북도립대 자동차과 교수.(사진=이중삼 기자)
이유태 경북도립대 자동차과 교수.(사진=이중삼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나에게 ‘자동차’는 꿈이다.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나올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 꿈은 꾸는대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이유태 경북도립대 자동차과 교수는 ‘자동차의 재탄생’에 ‘신호탄’을 쏘아올린 인물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위해 연구실에 눌러앉아 밤낮없이 고군분투했다. 경북도립대 설립 창단 멤버인 그는 모교 자동차과가 국내 최고의 자동차 판금·도장 기술력을 보유한 대학으로 명성을 날리는 데 공헌했다. 그의 가르침으로 자동차과 졸업생들은 미국·독일·호주 등 선진국에 대거 취업하며 국내 대학들의 모범사례가 됐다. 그가 자동차 도장과 차체수리 분야의 전문가로 명성이 자자한 이유다. 미래산업 먹거리로 자동차 판금·도장기술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생생한 이야기를 쏟아낸 그를 지난달 23일 경북도립대에서 만났다. 

■‘우주항공재료’에 대한 관심이 ‘자동차’로 스며들어 = 경북도립대 자동차과 교수로 임용되기 전 그는 처음부터 자동차 판금·도장의 장인이 될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학부시절 기계공학을 공부한 그의 전공은 ‘복합재료’였다. 석사는 복합재료, 박사는 복합재료 비파괴 검사로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는 한국연구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동경대에서 2년간 객원연구원으로 우주항공재료를 연구했다. 이어 학습에 부족함을 느끼고 다시 한번 장학생으로 미국 땅을 밟아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우주항공재료에 대한 연구 열의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는 학부시절 국방과학연구소에 취업해 우주항공재료에 대한 연구원이 되는 것이었으나 차츰 연구 생활을 이어오면서 교수가 돼야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우주항공재료를 연구하면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생겼다고 한다. 우주항공재료에 대해 다년간 연구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됐는데 바로 우주항공재료가 범용화되면 다음 차례가 자동차로 내려온다는 것이었다. 그는 “공부하던 플라스틱 복합재료와 세라믹 복합재료는 우주항공재료로 개발됐다. 실제 플라스틱 복합재료는 A380 날개 부분에 쓰였으며 세라믹은 나로호 등 인공위성이 올라갈 때 탄도부분이 4000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는데 열과 압력을 견뎌내는 재료에 금속재료는 없어 세라믹 복합재료로 만들어 개발된 것”이라며 “우주항공재료가 상용화되면 다음으로 자동차에 적용될 것을 예측했다. 예전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과 달리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고급승용차 몸통이 복합재료가 쓰이고 있었다. 이를 예견해 자연스레 자동차 분야로 관심이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북도립대와의 인연…‘우연’에서 ‘필연’으로 = 미국으로 떠나기 전 그는 교수 지원 원서 10부를 만들어 친구에게 전달했다. 괜찮은 대학이 있으면 지원해달라고 부탁하며 미국으로 떠났다. 어느날 친구에게 연락이 왔고 경북도립대에 원서를 넣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는 “사실 경북도립대와 인연을 맺게된 것은 친구 때문이다. 경북도립대라는 대학이 있는 줄도 몰랐다. 전문대학은 생각도 안했었는데 친구에게 왜 지원했냐고 물어보니 ‘공립’이라는 말을 꺼냈다”며 “당시 자동차과 교수 중에 학생들에게 첨단재료를 가르칠 사람을 채용한다는 것을 보고 뜻이 맞아 경북도립대에 면접을 봤고 임용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경북도립대 교수로 임용이 된 후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학생들 취업이 안되는 것이었다. 그는 “1997년 자동차과 교수로 임용됐지만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첨단재료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며 “이렇다 보니 첨단재료를 가르칠 수는 있지만 취업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취업을 시키는 쪽으로 고민하게 됐고 자동차 분야 가운데서도 판금·도장기술을 가르쳐야 겠다는 결론을 냈다”고 얘기했다. 

그는 학생들의 취업에 사활을 건 멋진 사람이다. 판금·도장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전국 전문대학 내 개설된 자동차과를 두 번이나 방문했다. 다른 대학은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다. 여기서 힌트를 얻었다. 탐방한 대학 대다수가 도장과 차체수리를 안하고 있던 것이다. 그는 “우리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한 전문대학에 방문했을 때 도장 부수에 선반을 손으로 닦아보니 페인트가 아니라 노란먼지가 묻어났다”며 “두번 째 방문한 다른 전문대학에서는 차체수리를 안하고 있었다”며 경쟁력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 후 도장과 차체수리 기술을 배우기 위해 아는 지인이 운영하는 1급정비소로 찾아가 기술을 터득하고 미국에서 교재를 구매해 밤낮없이 공부했다. 그렇게 실력을 쌓은 그는 2년 차가 되던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의 가르침은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주며 국내 취업은 물론 해외 취업도 이끄는 등 큰 성과를 냈다.

■끝없는 ‘도전정신’으로 자동차 판금·도장 인재양성 앞장 = 그는 독일에 갔던 경험담을 들려줬다. 독일의 교육과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유태 교수는 “독일은 ‘아우스 빌둥’이라는 교육체제를 갖추고 있었다”며 “1학년 때는 대학에 4일 나오고 1일은 회사에 출근했다. 정부는 회사에 돈을 주는 시스템이었다. 2학년 때는 대학에 3일, 회사에 2일 나왔으며 마지막 3학년 때는 하루를 제외한 나머지 4일은 회사로 나갔다”고 말했다. 이곳 학생들은 회사에 이미 적응해 있고 문제가 되지 않는 한 바로 취업이 되는 시스템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불가능했다. 현장에서 학점을 받는 것이 안 됐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대학 내 학교기업인 ‘라오닐’을 세웠다. 그는 “학교에 기업을 만들면 독일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하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당시 교육부에서는 학교기업을 활성화한다는 일환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고 선정이 됐다. 교육부로부터 꾸준히 예산을 지원받아 왔다”고 말했다. 학교기업 라오닐은 도장 기술센터를 기반으로 현장 실무형 인재 양성과 교육 재정의 순환구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07년 설립됐다.

덧붙여 그는 최근 경북도립대는 한독상공회의소와 아우스 빌둥 직업훈련교육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우스 빌둥은 기업의 현장교육과 대학의 인론교육이 결합된 독일의 선진 기술 인력 양성과정을 의마한다”며 “이번 협약으로 우리 대학은 내년부터 아우스 빌둥 프로그램 교육생으로 선발된 입학생 15명에게 자동차 도장과 판금 기술에 관한 이론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교육생들은 졸업 후 전문학사 학위와 독일연방상공회의소의 아우스 빌둥 인증서를 수여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

끝으로 이유태 교수는 “현재 경북소방본부 소방차를 대학에서 전부 도장하고 있다. 새로 들어오는 차는 전부 대학에서 만들어진다. 욕심이 있다면 향후 기차산업과 소형항공기 산업체와 연계가 돼 학생 취업은 물론 대학이 좀 더 판금·도장기술에 압도적인 역할을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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