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성 포항공대 교수 ‘메타버스를 이용한 학사 개선 사례’ 발표
포스텍 VR·AR·MR 적용 강의 사례 공유
포스텍 메타버스 위로 대학 캠퍼스 확장하는 ‘메타버시티’ 구축 추진

김욱성 포항공대 교수는 14일 열린 ‘2021 일반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 제2차 콘퍼런스에서 ‘메타버스를 이용한 학사 개선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왼쪽부터 김욱성 교수 최용섭 본지 발행인)
김욱성 포항공대 교수는 14일 열린 ‘2021 일반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 제2차 콘퍼런스에서 ‘메타버스를 이용한 학사 개선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왼쪽부터 김욱성 교수 최용섭 본지 발행인)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를 대비해 새로운 교육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 대학의 노력으로는 일궈낼 수 없다. 많은 대학의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 포항공대도 실천하고 있다.” 

김욱성 포항공대 교수는 14일 열린 ‘2021 일반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 제2차 콘퍼런스에서 ‘메타버스를 이용한 학사 개선 사례’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것에 관심이 크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대학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욱성 교수는 ‘메타버스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부터 포항공대가 메타버스를 적용해 어떤 프로그램들을 개발·운영하고 있는지를 논했다. 김 교수는 △가상·증강·혼합 현실 △강의 환경의 진화 △메타버스 기반 강의 운영 △메타버스시티 네트워크 등 총 4가지 목차를 두고 설명을 시작했다.

먼저 그는 “VR(가상현실)은 현실로부터 분리된 몰입형 가상 환경을 말하며 이를 ‘가상 세계’로 표현한다. AR(증강현실)은 실제 환경 위에 가상 객체를 표시하는 기술, MR(혼합현실)은 실제 환경과 가상 객체가 상호 작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며 “XR(확장현실)은 VR·AR·MR 기술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현실과 비슷한 가상공간 안에서 시공간의 제약없이 소통하고 생활할 수 있게 돕는 초실감형 기반 기술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는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김 교수의 말처럼 메타버스 시대가 오고 있다. 메타버스는 △교육 △의료 △패션 △관광 등 여러 분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교육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메타버스는 교육 분야에서 먼저 활기를 찾고 있다.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가상공간 활용 강의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이후부터 주목받았다. 가상현실 등 실감 기술로 몰입도를 높이고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본인의 아바타를 활용, 가상공간에서 강의를 받고 질문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다.

그는 강의 환경의 진화 부분을 설명하면서 VR·AR·MR 강의의 적용 분야 4가지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VR·AR·MR 강의는 위험(감염·재해)하고, 고비용(대규모·비가역성)이 들며, 접근불가(나노 세계·우주)한 것에 대한 교육을 임장감(직감적 교육·입체감) 넘치게 할 수 있다. 그는 “VR·AR·MR 강의의 장점은 위험, 고비용, 접근 불가 등의 환경일 때 빛을 발한다”며 “양손이 자유롭고 현실과 똑같은 상황을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임장감이 크다. 현재는 코로나19 때문에 강의에 모이는 자체가 위험하므로 이런 측면에서도 VR·AR·MR 강의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하면서 4가지 상황이 담긴 각각의 사례를 영상으로 소개했다.  

앞선 사례들을 설명한 김욱성 교수는 자신이 소속돼 있는 포항공대에서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교육 강의 사례는 무엇이 있는지를 설명했다. 먼저 “포항공대는 메타버스 위로 대학 캠퍼스를 확장하는 메타버시티(Meta-versity)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시티는 경북 포항에 있는 캠퍼스를 메타버스상으로 확장해 가상과 현실을 융합함으로써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대학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가 공개한 메타버스 강의 사례는 대표적으로 △일반 물리학 실험(VR) △인공 지능 기초(AR) △VR 콘텐츠 제작기법(VR) △MR 기술의 이해와 응용(MR) △일반 화학 실험(VR·개발중) 등이다.  

김욱성 포항공대 교수
김욱성 포항공대 교수

김 교수는 “올해 우리 대학은 VR기기를 신입생 전원에게 지급하며 VR을 이용한 일반물리실험 수업을 진행했다. 또한 MR을 활용할 수 있는 강의실을 구축해 VR과 AR을 활용할 수 있는 교수법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며 “다양한 강의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체험하게 된다. 이는 교육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기술 혁신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메타버스 기술을 교육에 접목시킬 때 포항공대만의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 완벽한 메타버스 교육환경 구현은 어렵다. 인적네트워크 구성도 지금은 힘들다. 더군다나 콘텐츠 개발은 더 어렵다”며 “포항공대는 VR·AR·MR 강의를 구성하고 싶은 교수가 있다면 직접 콘텐츠를 만들게 하지 않는다. 이것이 원칙이다”고 말했다. VR·AR·MR 강의를 제작하고 싶은 교수가 있다면 대학 내 전담 인력들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콘텐츠 확보에 대해서는 한 가지 전략이 있다. 교육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커리큘럼 과정을 열어 포항공대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를 포함한 다양한 분들께 강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며 “이렇게 되면 실제 콘텐츠를 만드는 스킬을 누구나 익힐 수 있게 되고 콘텐츠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VR·AR·MR 강의를 통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상당했다. 그는 “일반 물리학 실험의 경우 5점 만점에 4.5점을 기록했다. VR 기반의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수업에 대해 만족도 높게 나타났다. VR 기기 작동에 있어서도 큰 어려움이 없었고 다른 강의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포항공대는 교육을 넘어 상담체계도 구축 중이다. ‘VR 아바타 기반 상담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상담이 절실한 어려운 학생들이 있다. 정말 힘들 때는 상담실 찾아와서 문을 두드리는 것 조차도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VR 플랫폼을 이용하면 아바타의 모습으로 상담받을 수 있다. 이름과 소속 등도 알 수 없어 마음놓고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욱성 교수의 말을 종합하면 메타버스의 핵심은 ‘확장’과 ‘연결’이라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는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교육체계는 물론 다양한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일례로 ‘Ghost Pacer’의 경우 증강 현실과 라이프로깅 서비스가 융합된 사례(AR+Life Logging)로 ‘AR Glass’를 활용해 현실에서 가상의 러너(Runner)를 형성하고 이를 life log 데이터와 연결한다. 끝으로 그는 메타버스 교육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 대학이 아닌 많은 대학이 협업해야함을 재차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오덕성 우송대 총장

발제 이후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콘퍼런스에 참여한 총장들은 김욱성 교수에게 많은 궁금증을 쏟아냈다. 

먼저 오덕성 우송대 총장은 “우리 대학은 보건복지학과가 있다. 인체기초실험에 ‘하이브리드’ 교육을 적용해보려고 한다. 기존 강의실에서 플립드러닝 방식으로 시작할까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언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 교수는 “MR 강의실이 아닌 일반 강의실에서도 MR 강의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인 것 같다. 가능하다. 다만 일반 강의실 환경에서 잘 안보이는 것들을 잘 피해서 강의 자료를 구성하면 적용 가능하다”고 답했다. 

전호환 동명대 총장
전호환 동명대 총장

다음으로 전호환 동명대 총장은 “메타버스는 메타와 유니버스의 합성어라고 알고 있다. 메타가 가상을 의미하는 것일텐데 운전 로드맵, 운전 가이드, 티맵 이런 것도 가상공간에서 우릴 안내하는 것 아닌가. 이게 메타버스가 맞는 건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 교수는 “김기사 같은 툴도 매타버스로 봐야 하냐는 질문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상세계에서 지도를 만들어 방향을 알려주는 것도 메타버스의 한 예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성 건양대 총장
이철성 건양대 총장

이철성 건양대 총장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수준차이가 있다.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교수학습 지원 등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고 싶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일반물리학 실험 강의를 진행하고 학생간 격차가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런 부분은 향후 개선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강의했던 VR 콘텐츠 제작에 대한 수업에서 어떤 학생은 코딩 경험이 없고 어떤 인사이트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내부적으로는 모든 팀에 저희 연구실 인원을 한명씩 배치해 팀간 격차를 줄여주려고 했다. 교수 학습 지원 측면에서도 교육혁신센터로부터 도움을 받아서 VR 및 MR 강의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답변했다.

다음으로 이우종 청운대 총장은 “재정이 열악한 지방 사립대는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조언을 듣고 싶다”고 질문했다. 김 교수는 “현재 20~50대 규모의 VR기기를 확보하려면 비용이 상당하다. 그 기기를 대여하고 반납하도록 운영하면 학교 측은 물론 강의 효과도 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정진택 고려대 교수
정진택 고려대 교수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메타버스 교육에 어느 것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제한된 재원과 인건비, 운영비 여러 가지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 새로운 시스템 구축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며 “정부가 이런 시스템 구축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 본지 대표이사는 “최근 본지에서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은 전면 온라인 강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학생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콘텐츠였다. 조금 더 온라인에 특화된 강의를 바라고 있었다. 메타버스를 이용한 교육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오늘 발제 내용과 학생이 바라는 것이 일치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본지는 대학들의 네트워킹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홍남석 UCN PS 원장은 콘퍼런스에 참석한 총장들에게 포항공대에 단체방문해 현장체험과 상세토론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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