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동남보건대 제19대 총장 취임
대학, ‘바르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교육기관’이 돼야
‘온라인 강의’ 질 높이고 신선함 꾀하기 위한 ‘다채로운 강의실’ 구상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직원들의 역량 ‘순발력’과 ‘의지’
학교와 학과 선택한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확신’ 심어줘야

올해 7월 동남보건대학교 열아홉 번째 총장으로 취암한 김종완 총장.(사진= 한명섭 기자)
올해 7월 동남보건대학교 열아홉 번째 총장으로 취암한 김종완 총장.(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올해 7월 동남보건대학교 열아홉 번째 총장 자리에 오른 김종완 총장은 ‘바른 교육기관’을 지향한다. 대학을 경영함에 있어 ‘준법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 김 총장의 키워드는 ‘정직(正直)’이다. 김 총장은 “바른 교육기관은 기준과 규칙을 중시하되 자유로움과 관대함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곳을 말한다”며 “어느 누가 보더라도 대학은 바른 교육기관이 돼야 한다”고 설파했다. 

취임사 머리말에서 바른 교육기관으로 명맥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한 김 총장은 취지에 맞게 내실과 외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낮은 자세’로 학생·교직원들과 소통에 앞장서며 작은 고충 하나라도 해결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헌신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꾸리고 있으며 대학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 교직원들을 보호해주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기존에 추진하고 있던 산업체위탁교육과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3유형(후진학선도형) 등을 비롯해 유관기관 위탁교육 등의 사업을 발전시켜 지역사회에서도 보건대학으로서의 명성을 드높이는 일에 공헌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한국 사회의 변화상에 부합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막중한 의무를 부여받은 그가 총장으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다. 등록금 동결과 취업난 등을 잘 방어하고 돌파하겠다는 열망을 내비친 김종완 총장을 지난 20일 동남보건대 총장실에서 만났다. 앞으로 동남보건대가 향후 걸어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 지난 7월 총장에 취임했다. 취임사 머리말에서 대학의 설립이념을 강조하며 ‘바른 교육기관’이 될 것을 약속했다. ‘바른 교육기관’은 어떤 모습인지 설명해 달라.
“‘바르다’는 단어는 타인의 평가 가치다. 대학은 주어진 교육 목표에 충실해야 한다. 또한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하며 교육과 연구 투자에 아낌이 없어야 한다. 즉 기울기 없는 평탄한 기반 위에서 재능과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특히 기준과 규칙을 중시하고 자유로움과 관대함을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바른 교육기관이다. 우리 대학은 구성원과 지역사회로부터 더욱 더 신뢰받는 교육기관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총력을 다 할 것이다.” 

​지난 20일 김종완 동남보건대 총장을 총장실에서 만났다.(사진= 한명섭 기자)
​지난 20일 김종완 동남보건대 총장을 총장실에서 만났다.(사진= 한명섭 기자)

- ‘3주기 기본역량진단 결과’에서 동남보건대는 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돼 내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재정지원을 받게 됐다. 앞으로 대학 경영을 어떻게 꾸려나갈 계획인가. 
“이번 3주기 기본역량진단 결과에서 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모든 대학들이 열과 성을 다해 준비했지만 결과 발표 후 많은 대학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다. 향후 3년은 대학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결국 ‘대학의 경쟁력을 어떻게 더 강화시킬 것인가’로 압축된다. 우리 대학은 보건대학으로서의 특성을 강화하고 융합 연계 교육과정을 강화함과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먼저 보건대학으로서의 특성 강화 부분은 비보건계열 학과에도 의료·보건관련 교육과정의 일부를 공부할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의료·보건 과목을 학과 교육과정에 넣어 복수전공을 통해 확대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보건계열 학과에 새로운 산업 트렌트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방침이며 지속적인 교과과정 변화를 꾀하고 최신의 기자재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디음으로 융합 연계 교육과정 강화 부분은 학과간 연계를 통해 필요한 수준의 융복합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이다. 일례로 치기공과와 안경광학과는 의료3D모델링 교육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학과의 필요에 따라 유기적으로 교육과정이 만들어질 수 있는 체계는 학생들의 역량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끝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부분은 한마디로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병원과 의료체계의 이해도가 높은 개발자가 필요하다. 이는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인재이며 우리 대학의 사명이기도 하다.”

- 재정난을 극복할 수 있는 적극적인 지역사회 산학협력의 사례로 스탠퍼드 대학의 기술 및 아이디어 사업을 소개했다. 동남보건대는 어떤 분야부터 아이디어 사업 등의 산학협력을 시도할 것인지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아직 계획단계다. 우리 대학은 대부분이 보건계열이라 공대가 있는 대학에 비해 아이디어 및 기술 사업화를 이끌 자산(특허 및 기술노하우)이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지주회사의 설립은 반드시 해봐야 하는 차세대 산학협력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일반대학들은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일부 대학에서는 전문 경영인 출신을 기술지주대표로 영입하고 기술투자펀드를 조성해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을 진행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특허 등의 자산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몇 가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노하우를 갖고 있다. 환경과 식품의약품 그리고 아동발달치료 등에서 사업화를 시도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 바이오환경보건과는 수질과 대기 검사 분석 관련 사업을 할 수 있으며 식품제약과는 식품 의약품 검사 분석 사업 그리고 작업치료과는 교내 아동발달치료센터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사업확대를 꾀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우리 대학이 기술지주회사를 만들고 협업이 가능한 산업체와 파트너십을 구성해야 한다. 시장·운영·법률 등의 리스크를 고려한 탄탄한 사업구조의 설계가 필수다. 초기 투자 시점을 지나 안정된 사업단계로 진입한다면 발생이익은 해당분야의 교육과 연구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의 취업의 길도 넓어질 것이다.” 

김종완 동남보건대 총장.(사진= 한명섭 기자)
김종완 동남보건대 총장.(사진= 한명섭 기자)

- 동남보건대는 1973년부터 보건특성화 대학으로 자리매김을 해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더불어 앞으로 바뀔 ‘보건’의 모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통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르고 정교한 것’에 대한 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 이미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 경험은 점점 고도화 되고 기반 산업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 IBM의 왓슨은 대장암 98%, 자궁경부암 100%의 진단 정확도를 보여주는 훌륭한 내과의사로 성장했다. 구글의 자회사 베릴리는 수술로봇에 영상관련 기계학습 기술을 더해 절개부위와 내부영상을 미리 알려주는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의료·보건 분야의 도달 목적은 인간에 대한 보살핌이고 그 보살핌은 인간의 시간에서 이뤄져야 하는 행위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정교한 치료계획이 수립되는 단계에서 기술의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결국 보건의 완성을 이룰 주체는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 다만 교육의 관점에서 빠르고 정교한 것을 구현하는 과정을 내재화 시키는 것이 향후 보건의 새로운 모습이 될 수 있다. 의료·보건분야 관련 그래픽 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대학은 보건대학으로서 보건 분야의 다양한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의료·보건 지식을 함양한 그래픽·소프트웨어 개발자는 거대해지는 헬스케어 산업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대학은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

- 온라인 강의와 대형강좌의 다채로운 운영을 언급하면서 ‘다채로운 강의실’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채로운 강의실’의 구체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코로나19는 교육환경에 큰 영향을 줬다. 온라인 강의가 주를 이루게 됐으며 교수들도 적응하기 위해 초기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갑작스러운 시작이었기에 강의의 질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교양과목과 전공기초과목일 경우 신입생과 전공심화 학생들을 위해 적정한 수준의 온라인 강의는 필요할 것으로 본다. 강의의 질을 높이고 신선함을 주는 시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다채로운 강의실’을 구상하게 됐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온라인 교육이 전문화된 방송통신대학교의 강의를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명의 교수가 토론식 또는 문답식으로 강의를 진행할 수도 있고 산업체 전문가 그룹을 강의에 참여시킬 수도 있다. 기초적인 전공과목은 다수의 전임교원을 강의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사이버 대학 등에서는 일반적인 강의형태일 수 있으나 우리 대학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보다 양질의 온라인 강의를 구현하고자 총력을 다 할 방침이다.”  

- 학습의 변화관리를 언급하면서 단순한 교과목 변경이 아니라 교직원 역량 향상부터 학습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교직원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과정이 우리 대학의 각 학과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 각 분야에 새로운 기술의 영향을 빨리 받을 수 있는 학과가 있고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은 학과가 있다. 일례로 치기공과의 경우 산업계에서는 3D 모델링과 프린팅이 중요한 기술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를 숙지한 인재를 찾고 있다. 치기공과 교직원들이 3D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이를 교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자재는 물론 교직원 스스로 그 분야에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과거에 없던 변화들이 생겨나는 것이고 이에 적응하는 노력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기가 됐다. 교직원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순발력과 의지라고 본다.”

- 학령인구 감소 리스크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학생을 배려하는 환경과 정책의 조성을 꼽았다. 앞으로 진행할 학생 지원 정책 등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학생 지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우선 MZ세대의 학생들이 요구하는 학습환경을 대학이 맞춰줘야 한다. 현재 도서관을 리모델링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서관 내 쉼터를 개설하고 스터디 카페와 같은 분위기의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에 학생들은 지속적인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교내 실외시설 등에 대해서는 정부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 대학의 숙원 사업 중 하나는 기숙사 운영이다. 교지의 충분한 여유가 없어 오랫동안 진행이 어려웠다. 자식의 자취를 걱정하는 부모들을 위해서라도 안전한 주거학습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 대학은 기숙사 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 취·창업을 위한 학생지원 정책이다. 우리 대학은 산업체 연계교육과 전문직 특화 교육과정, 취업박람회 등 현재 활용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시키고자 한다. 여기에 역동적인 산학협력인 아이디어와 기술 사업화를 통해 인재를 활용하는 역할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학령인구 감소 리스크를 극복하는 또다른 방안으로 고성장산업기반의 특성화 학과와 ‘매력적인 교육체계’를 제안했다. 구상하는 교육체계의 모습은 어떤 형태인가.
“학교와 학과를 선택하는 주체는 학생이다. 학생들은 스스로 또는 가족 지인들과 의논해 학교와 학과를 결정하고 자신의 미래에 투자한다. 대학은 이들의 투자에 성과를 제시해야 한다. 투자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간단한 프로세스 같지만 효과적인 교육과 만족스러운 대학생활 그리고 전문가로의 성장과 원하는 곳으로의 취업이라는 복잡한 상호작용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대학은 학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교육체계를 개선시켜 나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프로그래밍’이다. 의료·보건 산업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역할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 전문대학이 나아갈 방향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는 ‘평생직업교육기관’이다. 동남보건대가 평생직업교육 부문에서 힘쓰고 있는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나.
“2020년 태어난 신생아 수가 30만 명이 채 안 된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많은 전문대학들이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전환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 대학은 국가 면허를 취득하는 학과가 많아 법적인 제한을 받는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평생직업교육 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기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기꿈의대학과 산업체위탁교육,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3유형(후진학선도형)을 비롯해 유관기관 위탁교육 등의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고등교육기관으로서 평생직업교육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학과와 분야별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 끝으로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말해 달라.
“지금 대학은 등록금 동결과 입학 자원의 부족 그리고 취업난이라는 삼중 고착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위기인 현 상황을 잘 방어해가야 하는 것이 총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 위험을 잘 헤쳐나간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최용섭 편집인(우)과 김종완 총장이 동남보건대 대학 본부 1층 로비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편집인(왼쪽)과 김종완 총장이 동남보건대 대학 본부 1층 로비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 김종완 총장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MBA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한영회계법인에서 금융기관 리스크 자문 역할을 수행했으며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동남보건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2015년 말부터 현재까지 학교법인동남학원에서 교육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7월 동남보건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 최용섭 편집인 / 사진= 한명섭 기자 / 정리= 이중삼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