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 다케시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소장
한·일 대학생 교류 사업 프로그램 더 추진할 계획

가토 다케시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소장.
가토 다케시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소장.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한·일 대학생들의 문화·예술 분야 교류가 더 돈독해지는데 이바지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가토 다케시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소장은 대학생 시절 ‘한반도 역사’라는 과목을 수강했을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은 인물이다. 일본 시코쿠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에서 태어난 가토 다케시 소장은 평소 국제교류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한국과 중국에 흥미를 가지고 있던 그는 도쿄에 소재한 국립 히토츠바시대학에서 두 나라의 역사를 공부하며 지식을 쌓았다. 그는 나아가 일본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대학 교수의 추천으로 중국의 연변대학에서 2년 동안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유학길에 올랐다. 이곳에서 공부하며 중국과 한국의 역사를 폭넓게 습득했고 국제교류 분야에 직업을 갖고 싶다는 결심이 섰다.

중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온 그는 일본 외무성이 소관하는 독립행정법인 국제교류기금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변대학에서 유학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온 후 국제교류기금이라는 존재를 알게 됐다. 국제교류에 관심이 많았기에 여기서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회상했다. 1995년 4월 일본국제교류기금의 구성원이 된 그는 2년 뒤 중국의 북경문화센터로 발령을 받아 아시아센터 사업부 지적교류과에서 한국과 중국의 국제교류 분야 담당자로 일했다. 이후 일본연구·지적교류부 아시아 대양주 부문과 일본어사업부로 자리를 옮겨 경력을 쌓았고 2019년 8월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소장으로 취임해 본격적으로 한·일관계 국제문화교류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그가 꿈꾸고 있는 한·일 대학생의 문화교류에 대한 청사진을 들어봤다. 

가토 다케시 소장은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를 ‘일본문화 창구’라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문화센터는 일본문화의 창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한 가지 문화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문화를 소개하는 활동과 서로 우호적인 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일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한국과 일본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람 간의 왕래가 단절된 상황이다. 교류자체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며 “하지만 온라인 소통을 이어올 수 있게 우리 서울문화센터에서는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일본어 교육 강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는 △문화·예술 교류 △일본어 교육 △일본학술 교류 등 크게 3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립 취지는 일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국제 상호 이해 증진과 문화 등의 분야에서 대외관계의 유지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가토 소장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적어 안타깝다고도 토로했다. 실제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의 주요 사업에는 대학생 중점 사업이 적다. 주로 대학원 박사과정생 또는 연구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간파하고 앞으로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교류 프로그램 사업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대학원 박사과정생과 연구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많다”며 “하지만 대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한일학생포럼이나 대학생번역대회, 스피치대회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센터는 대학생을 위한 사업도 늘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때 경험은 중요하다. 이렇게 보면 대학생 교류사업이 많으면 많을수록 한·일관계는 더 돈독해질 것이다”며 “서로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생활방식과 사고방식 등을 포함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늘어난다면 한·일관계 문화교류에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사업 이외에도 좋은 사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진해볼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일 대학생 프로그램 사업은 대표적으로 △해외취업지원프로그램 K-move스쿨 일본문화집중연수 △전국사범대학교 일본어교육연수 △한국대학생일본어디베이트대회 △전국대학생일본어번역대회 등이 있다. 이외에도 일본취업에 도움이 되는 일본어능력시험(JLPT)을 실시하고 있고 고등학생들을 위한 일본국제교류 사업도 운영 중이다. 

먼저 산업인력관리공단이 한국청년의 해외취업지원을 목적으로 추진하는 연수를 IME전경련국제경영원이 일본 취업을 목표로 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4개월간 진행하며 그중 약 5일간의 일본문화 강의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본어교육연수의 경우는 전국 6개 사범대에 설치된 일어교육학과에 재학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학당 3명씩 선발해 일본어교육을 실시하는 사업이다. 다음으로 한국대학생일본어디베이트대회는 한국대학생일본어디베이트대회운영위원회와 협력해 한국 내 대학의 일본어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 규모의 일본어디베이트대회와 일본어디베이트보급활동을 펼치는 사업이다. 끝으로 전국대학생일본어번역대회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일본어 학습의욕을 향상시키고 우수한 인재 발굴을 위한 목적으로 한일협회와 협력해 진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특히 과거에 진행했던 한일축제한마당대회에서 일본의 이타미 고등학교와 한국의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의 국제교류 일례를 들려줬다. 그는 “과거에 열렸던 한일축제한마당대회에서 이타미 고등학교와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 학생들이 무대에서 함께 공연한 적이 있다”며 “2019년 당시 한·일관계가 힘든 시기여서 일본의 학생 부모도 많이 걱정했지만 공연 이후 한 일본의 학생이 소감에서 학생들이 친절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소감을 들었을 때는 뿌듯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가토 다케시 소장은 한·일관계 문화교류에 미력하나마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가토 소장은 “대학 시절에는 한국어를 공부했고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는 한국과 중국을 담당하며 국제교류을 해왔다”며 “그 경험을 살려 일본과 한국의 교류 촉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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