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제17대 인천재능대 총장 취임
국내 1세대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국내 AI 연구 선구자
인공지능(AI) 시대, 모든 학생 대상 ‘데이터 인재’ 양성 목표
‘JEIU AI Base Camp’ 프로젝트 운영 ‘우수한 학생’ 모집에 총력
‘세상을 읽는 총장’으로 기억되고파

김진형 인천재능대 총장.(사진=한명섭 기자)
김진형 인천재능대 총장.(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인천재능대학교가 AI·BIO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우뚝’ 설 채비를 마쳤다. AI·BIO의 특화 인재를 양성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력을 배출하는데 ‘퍼즐조각’이 모두 모인 것. 그 마지막 조각은 김진형 총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완성됐다. 김진형 총장은 국내 1세대 소프트웨어(SW) 개발자이자 AI 연구 선구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김 총장은 AI 선구자답게 AI 연구 최전선에 선 유능한 인재들을 키워냈고 AI연구원 초대원장을 역임할 만큼 국내 AI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통한다. 

이런 그가 지난 9월 1일 인천재능대 제17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마지막 소명’이라는 생각으로 전문대학을 선택했다는 그는 수십 번 고민끝에 인천재능대를 AI·BIO의 선도대학으로 이끌겠다는 확고한 마음을 굳혔다. 고용절벽의 구렁텅이에서 신음하는 젊은이들을 건져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한 두명이라도 건져내 전문가의 길을 가도록 이끌어 줘야겠다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손을 뻗어보겠다는 소명이 머리를 강하게 스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재능대를 인공지능에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췄다. 그는 취임사에서 “인공지능에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서 인천재능대가 직업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며 “입학한 모든 학생이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하겠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공지능 시대에 긍지를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내겠다”고 천명하며 모든 학생이 앱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심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취임한 지 석 달이 채 안됐지만 이미 그의 머리 속에는 ‘AI대학 청사진’이 그려져 있다. 큰 그림으로 AI·BIO의 최고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데에 필요한 ‘가안 설계도’를 꾸려놨다. 대학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설계자답게 대학 발전에 ‘큰 틀’을 마련해놓은 것이다. 특히 2021년은 인천재능대가 개교 5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해이면서 그가 지휘봉을 잡은 뜻깊은 해이기도 해 기대가 크다. 

인천재능대의 미래교육을 위해 새로운 리더 역할을 맡은 김진형 총장을 지난 15일 인천재능대 총장실에서 만났다. 앞으로의 대학 비전에 대해 묻는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는 모습에서 AI 연구 선구자로서의 관록이 느껴졌다. 

- 지난 9월 1일 제17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1세대 SW개발자이자 AI 선구자로 통한다. AI에 커다란 획을 그은 인물로서 전문대학 총장직을 맡은 계기가 궁금하다. 
“인천재능대로부터 총장직을 추천받고 인천재능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아내와 많은 대화도 나눴다. 결론은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해보자는 것이었다. 실업의 구렁텅이 속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학생들 한 명이라도 건저내보자 하는 결심을 했다. 전문대학은 일반대학과 달리 취업에 방점이 찍혀 있다. 쓴소리를 하자면 인천재능대에 와보니 2년간 교육을 받았지만 전문 기술을 습득하지 못하고 누구나 가서 일할수 있는 분야에 취업해 소모되는 듯한 학생들의 사례가 있다는 부분이 안타까웠다. 전문대학교에 입학해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다른 사설 학원에서 단기간에 교육해낼 수 있는 과정이 아닌, 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데 많은 대학들이 교육부의 평가와 같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천재능대에서는 이와 같은 흐름에 맞춰 AI+X 교육을 시행하고자 한다. AI+X는 AI와 전공을 접목한 교육 방식이다. 일례로 호텔외식조리과의 경우 AI와 연결했을 때 냉장고에 두부와 계란이 있다면 AI에게 무엇을 만들면 좋을까 물어보는 것이다. AI는 해당 재료에 대한 레시피를 제공함으로써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도 알려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AI와 함께 하는 교육을 완성하고 혁신해보고자 총장직을 수락했다. 우리 대학 구성원 모두가 AI를 잘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완성할 것이다. AI로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이를 이용해서 자신을 증강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산업체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산업환경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인천재능대에서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AI+X’교육으로 새로운 산업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키워줄 것이다.”

김진형 인천재능대 총장.(사진=한명섭 기자)
김진형 인천재능대 총장.(사진=한명섭 기자)

- 취임사에서 인공지능에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인천재능대가 직업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선포했다. 구체적인 구상안이 있나. 
“총장이 직접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봐라 하는 소리를 들었다. 저도 고등학교 강의를 나가보면 학생들이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경우를 많이 봤다. 문제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것을 극복해야 한다. 잠자고 있는 학생들에게 맞춰서 계속 끌려가게 되면 대학은 망할 수밖에 없다. 좋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을 중지하면 그 대학의 미래는 없다. 우리 대학에 외국인 교수가 있다. 이 교수에게 우리 대학 학생들의 토플 성적이 어떤지를 보고하라고 했다.

또한 각 과마다 학생들의 내신성적이 어느정도 되는지 보고하라고 말했다. 간호학과의 경우 평균 내신이 2등급으로 높았다. BIO과도 3~4등급이었다, 하지만 일부 학과는 6~7등급이었다.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을 자르면 등록금을 못 받게 되니 공부 안하는 학생을 자르지 못하는데, 저는 과감히 자르라고 말했다. 좋은 학생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학생을 많이 모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학생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대학은 일반대학과 역할이 다르다. 서울대나 카이스트 학생들은 AI 연구자로 키우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전문대학은 현장에서 투입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 대학이 AI에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육개혁이 필수다. 교과과정, 교과목 내용을 섬세히 살펴서 새로운기술과 환경에 맞추어야 한다.

저는 플랫폼 베이스 AI 교육을 시킬 것이다. 플랫폼은 중간 발판이다. 플랫폼 위에 올라타야 한다. 올라타기만 하면 정상까지 도착하는데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플랫폼에 올라타면 좋은 점은 굉장히 빨리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구글과 네이버 등 기업에서 표준화된 플랫폼을 구축해놨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구축돼 있는 플랫폼에 올라탈 수 있도록 연결만 해주면 된다. 이런 능력을 갖추게 되면 기업에서 필요한 AI를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으니 채용에도 무리가 없다. 이런 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 우리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졸업 전까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앱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심어줄 것이다.”

- 대학 교직원들 역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본 교육을 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진행된 사안이 있나.
“우리 대학에 ‘1인 1애플리케이션(앱)’을 제안했다. 교직원, 학생 모두 간단한 코딩으로 누구나 자신의 휴대폰에 자신이 만든 모바일 앱을 가지고 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저도 30분 정도 시간을 들여 번역앱을 만들었다. 한국말로 말하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국가 언어로 번역되며 음성지원까지 된다. 지난주에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진행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이 만든 앱을 보고 너무 좋아했다. 미국에 인텔을 보면 우리나라 전문대학에 해당하는 커뮤니티칼리지 재학생을 대상으로 AI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데이터 수집과 처리는 물론 간단한 코딩, 컴퓨터공학 기초를 가르친다. 저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잘 활용하는 것이 AI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 인공지능에 준비된 인재를 양성한다고 했지만 가장 시급한 문제가 학령인구 감소를 비롯한 저출산 문제다. 인천재능대에서 학령인구 문제를 돌파하기 위한 특별한 대책이 있는지 궁금하다. 
“한 일례가 BIO다. 우리 대학 BIO과의 경우 지원하는 학생들도 우수하고 경쟁률도 강하다. 이런 특성화된 과를 몇 개 더 개설하는 것이다. AI 소프트웨어 분야를 잘만 준비하면 한없이 채용될 수 있다. 과거 판교신도시에 거주한 적이 있다. 이곳은 개발자가 없어서 기업들이 개발자 구하는데 서로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 대학은 지난해부터 BIO과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취업 문호를 넓혀주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싸이티바코리아, 싸토리우스코리아바이오텍 등 3개 바이오기업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 아이디어는 석·박사가 할 일이다. 이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실제 신약을 제조하는 일은 우리 졸업생들이 한다. 우리 대학 BIO과는 ‘제조하는 BIO’라고 할 수 있다. 석·박사들이 낸 아이디어를 토대로 졸업생들이 신약을 제조해 석·박사들에게 전달했을 때 이들이 재료를 조금 바꿔야 한다고 하면 졸업생들이 또 다시 배양과 데이터 기록 등 한 달여간을 제조에 힘쓴다. 이런 식으로 역할이 명확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취임사에서도 데이터를 잘 다루는 학생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누구나 자신의 업무에서 데이터를 식별해 모으고 관리하며 이를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핵심역량이다.”

- 전문대학의 장점은 취업률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학생들 입에서는 취업 걱정이 크다. 인천재능대만의 학생 취업전략이 있을 것 같다. 
“치고 나가는 학생들이 있어야 한다. 가장 큰 걱정은 우리 대학 출신 학생들이 취업한 기업에 안 맞는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인천재능대 학생들은 엉터리야 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 걱정이다. 이에 많은 학생 가운데 모델이 될 수 있는 즉 치고 나갈 수 있는 학생들을 양성하는데 주력하고자 한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경제와 사회 구석구석에 그리고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미래세대는 인공지능을 잘 알고 활용해야 한다. 어떤 업무를 수행하든지, 인공지능으로 자신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 대학은 인공지능 특화 인재 양성을 위해 ‘JEIU AI Base Camp’ 프로젝트 운영을 시작했다. 우리 대학은 인공지능계열 학과 정원내 일반전형(고교 내신 3등급 이내, 교장추천자) 신입생과 정원외 대졸자전형 신입생을 대상으로 장학생 선발에 나설 계획이다. 선발인원은 10명 내외로 장학생이 되면 전학년 전액 장학금과 월 10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것은 물론, 2학년 2학기 IT기업 인턴십 등을 지원한다. 즉 1년 8개월간 대학에서 강하게 공부시키고 나머지 기간은 인턴십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특공대 같은 개념이다. 많은 학생을 모집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능한 학생을 모집해야 한다. 이렇게 전문대학은 특화해나가야 한다. 또한 일반대학 졸업생이든 재직자든 인천재능대학교는 AI 전문가로 키워줄 자신이 있다.”

- 현재 전문대학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또한 위기를 타개할 정부·입법적 지원책으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오랫동안 생각한 것이 있다. 바로 적당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심판을 교육부가 하면 안 된다. 수많은 평가로 대학을 옥죄면 안 된다.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인하대처럼 사회적으로 명성이 있는 대학을 교육부가 사망 선고를 내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 명성이 있는 대학은 살아남을 것이고 명성이 떨어지는 대학은 기다리면 망하게 돼 있다. 교육부가 대학을 옥죄는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 명성이 좋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교육부는 대학에 자율성을 주면서 적당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울타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많은 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 혁신을 감행할 것이다. 교육부는 인위적으로 대학을 줄세우면 안 된다.”

- 임기 내에 반드시 이루고 싶은 것 하나를 꼽는다면.
“송림·송도캠퍼스의 명확한 구분점을 만들고 싶다. 송림캠퍼스는 복지·뷰티·교육·관광·서비스·외식산업 등 지역사회 인력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특성화하고, 송도캠퍼스는 AI·BIO를 특성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구분함으로써 두 캠퍼스가 명확한 특징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 끝으로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말해 달라.
“‘김진형 총장이 세상을 좀 읽을 줄 아네’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세상이 변화하는 것을 쫒아가서 전문대학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세밀하게 읽고, 나아가 기술의 변천과정에 따라서 변화를 이끌어간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최용섭 편집인(왼쪽)과 김진형 총장이 인천재능대 대학 본부 3층 취창업지원센터에 마련된 강의실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편집인(왼쪽)과 김진형 총장이 인천재능대 대학 본부 3층 취창업지원센터에 마련된 화상면접회의실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김진형 인천재능대 총장은…
1971년 서울대에서 공학사 학위를 받고 1973년부터 1976년까지 KIST에서 소프트웨어(SW) 개발자로 일했다. 1977년부터 1983년까지 UCLA에서 시스템공학 석사와 전산학 박사를 취득했다. 1981년부터 미국 휴즈연구소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했으며 1985년부터 2014년까지 KAIST 전산학과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했다. KAIST에서는 인공지능연구센터 소장, 전산학과 학과장,  SW대학원장을 지냈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사)앱센터 설립 이사장,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초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초대 인공지능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9월 1일에는 인천재능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KAIST 명예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담= 최용섭 편집인 / 사진= 한명섭 기자 / 정리= 이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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