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시범대학 워크숍...서울대 ‘더타임스 순위’ . 동국대 교·직원 개인별 평가 포함

올 한 해 대학가의 주요 화두가 될 대학 자체평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시범대학으로 선정된 8개 대학의 평가모형이 공개됐다. 시범대학 중 정보공시 항목 외에도 대학 특성에 따른 평가지표를 포함한 대학이 많아 향후 대학평가 기준이 다양해 지는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대학 자체평가는 지난 2007년 10월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평가조항(11조2)이 신설되면서 의무화 됐다. 지난해엔 ‘고등교육기관의 자체평가에 관한 규칙’이 제정됨에 따라 모든 대학들은 2년에 1회 이상 자체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4년제 대학은 오는 12월까지, 전문대학은 2010년까지 자체평가 결과가 공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대학가의 최대 화두가 정보공시제였다면 올해는 대학 자체평가가 될 전망이다. 때문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지난 21일 중앙대 중앙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한 ‘대학자체평가 시범대학 운영결과 발표회’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특히 시범대학인 공주대·부산대·서울대·전북대·동국대·아주대·중앙대·한국외대 등 8개 대학이 공개한 평가모형이 눈길을 끌었다.

8개 시범대학들의 평가모형은 정보공시 항목을 기준으로 축소·동일·확장 모형으로 나뉜다. 신입생·재학생·취업률·등록금 현황 등 정보공시 13개 영역, 57개 항목 중 일부지표만을 활용한 대학은 공주대와 중앙대였다. 정보공시항목과 동일한 평가모형을 사용한 대학은 부산대였으며, 정보공시 항목에 더해 자체 개발한 항목을 추가한 대학은 한국외대·동국대·서울대·아주대·전북대 등이다.

확장형 모형에는 내부 혁신과 특성화를 위해 개발한 평가지표가 포함됐다. ‘합격 후 미등록률’이나 ‘우수신입생 지원율’, ‘사법시험·행정·외무 고시 합격자 수’를 끼워 넣은 대학도 있었다. 충원률이나 취업률만 파악하는 게 아니라 우수 신입생이 얼마나 지원했는지, 고등고시 합격자 수는 얼마나 되는 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공주대는 축소 모형을 선택하면서, 지표를 최소화했다. 평가에 따르는 인력손질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량지표만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정성지표를 활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설문조사 등으로 이를 정량화 했다. 정보공시항목 중 27개 지표를 활용하면서 자체 평가방식인 미래관리시스템(K-BSC)과 중앙일보 평가지표를 포함해 70개 지표를 활용했다.

서울대는 정보공시 항목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서울대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평가지표를 개발했다. 평가지표만도 정량지표 219개, 정성지표 24개를 합하면 243개나 된다. 공주대의 평가지표에 비해 3배가 넘는다. ‘평판 및 선호도 항목’을 추가해 더 타임스 대학평가 종합순위 등을 지표로 활용했다. 취업률은 대학원 진학을 제외한 취업률과 이를 포함한 취업률까지 산출했다. 연구 성과에선 연구영향력이란 평가항목을 추가해 상위 10% 안에 들어가는 학술지 게재 논문 수를 지표로 활용했다.

동국대는 교수와 직원에 대한 개인 지표를 포함시켰다. 교수의 경우 △강의평가 △기금모금실적 △학사행정참여도 △국책사업 수주실적 등을 포함시킨 게 눈에 띈다. 직원은 △전화친절도 △팀 CS(고객만족)개선실적 △업무혁신 실적 △교육훈련 실적 등을 지표에 넣었다. 보직자에 대한 평가요소도 개발했다. 부총장은 각 부서장(본부장) 점수의 평균값을 산출해 점수를 매긴다. 본부장은 해당부서 평가점수 80%와 리더십 평가 20%로 평가받는다.

중앙대는 자연공학계열의 연구성과를 측정할 때 학술진흥재단 등재지를 제외하고, SCI급 저널만 기준으로 평가했다. 특허실적도 자연공학계열에 한해 가중치를 반영할 계획이다. 다만 SCI급 논문은 주저자와 공저자를 구분하지 않고 게재 건당 1편으로 인정된다. 재학생 만족도 설문조사를 포함시킨 것도 눈에 띄는 대목. 설문조사는 학과(부)와 대학본부를 대상으로 15개 문항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다. 학과는 △교과과정 △학습자료 △교수방법 △수업충실도 △취업지원 등을, 대학본부는 △교육환경 △행정서비스 △교육서비스 품질 등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받도록 했다.

이들 대학들은 지난해 8월 시범대학으로 선정된 뒤 공통적으로 자체평가 관련 규정을 제정하고, 전담 조직을 꾸렸다. 전국의 모든 4년제 대학들도 이 같은 과정을 거쳐 12월 말까지 자체평가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대교협은 이를 위해 오는 31일까지 시범대학에 대한 개별 보고서와 종합 보고서를 작성해 자체평가 모형을 제시할 예정이다. 대교협 황인성 책임연구원은 “시범대학 운영결과와 대학들이 수행중인 성과관리 유형 중 모범사례를 발굴, 세미나를 개최하고 자료집을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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