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제16대 강릉영동대 총장 취임
정보통신부 장관, KT 사장,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국내 정보통신분야 대가
지방대학 위기 돌파 방안 ‘디자털 중심대학’ 천명
국가 미래교육 발전 위해 ‘교육 철학’ 제대로 세워야
학생들의 인생 리셋 위해 ‘아우성’ 치고 간 총장으로 기억되고파

이상철 총장은 정보통신부 장관과 KTF·KT사장, LG유플러스 부회장을 거친 정보통신분야 대가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상철 총장은 정보통신부 장관과 KTF·KT사장, LG유플러스 부회장을 거친 정보통신분야 대가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우리의 희망은 바로 ‘리셋시대’로부터 온다.”

강릉영동대학교가 ‘디지털 중심대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틀을 굳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력을 배출하는데 앞장설 채비를 마쳤다. 이러한 새물결 그 중심에는 이상철 총장이 있다. 이상철 총장은 정보통신부 장관과 KTF·KT사장, LG유플러스 부회장을 거친 정보통신분야 대가다. 뿐만 아니라 광운대 총장 시절 다양한 특성화 사업으로 대학 명성을 높인 인물로도 유명하다. 

정보통신분야에서 명실공히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이상철 총장은 올해 3월 강릉영동대 열여섯 번째 총장 자리에 취임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에 맞서 AI미디어콘텐츠학과를 개설하는 등 디지털 중심대학으로의 전환을 시작하기도 했다. 기존의 지식전수 교육을 탈피해 학생들에게 AI활용 능력을 폭넓게 교육함으로써 AI부문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리셋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시점에서 강릉영동대의 새로운 변신에 힘을 보태고자 이 총장은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수락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취임사에서 “Great Reset 시대가 열렸다. 여태 벽으로만 생각했던 환경이나 기존의 의식은 마치 지나간 게임처럼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한다. 해박한 지식보다는 새로운 변화를 읽는 눈이 훨씬 중요하다”며 “변화의 흐름을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읽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러한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학생과 교직원 모두가 한 몸이 돼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한 지 1년이 채 안됐지만 벌써 디지털 중심대학으로의 전환을 일궈나가고 있는 그의 최종 목표는 ‘선두 대학’이다.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는 대학을 만들고자 한다. 강릉영동대의 새로운 리더 역할을 맡은 이상철 총장을 지난 6일 총장실에서 만났다. 앞으로의 대학 발전에 대해 묻는 질문에 서슴없이 답변하는 모습에서 그의 열정이 느껴졌다. 

- 지난 3월 제16대 강릉영동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KTF, KT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을 지내오면서 정보통신에 큰 획을 그은 정보통신 전문가로 통한다. 광운대 총장까지 지냈는데 전문대학 총장직을 맡은 계기가 궁금하다.   
“수십 년 조직운영만 해오다 학생 개개인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겪었던 수많은 경험을 들려주고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리셋시대가 열리면서 학생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등 무언가라도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강릉영동대 총장을 맡게 됐다. 실제 직접 리셋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처음에는 소통이 어려웠지만 그 가운데서도 특출한 학생들이 생겨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 취임 당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지방대학의 위기를 ‘디지털 중심대학’으로 타개하겠다고 천명했다. ‘디지털 중심대학’으로의 전환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변화라는 것은 한 두 개가 오는 것이 아닌 수십 개가 몰려 온다. 어떤 순간에는 공명현상이 일어날 때 전체가 확 커질 수도 있고 그것이 작게 오기도 하고 크게 올 수도 있다. 1차~3차 산업혁명 시대는 그렇게 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쓰나미처럼 오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 대부분은 인터넷에 다 나오는 것들이다. 중요성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차별성은 어디서 오는가. 바로 상상력이다. 개인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빅뱅혁명으로 부른다. 한꺼번에 확장되는 것이다. 대학은 이 새로운 변화에 순응해야 한다. 기업이 변화에 가장 빠르다. 반면 학교는 변화에 가장 느리다고 할 수 있다.  

총장으로 취임한 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AI미디어콘텐츠학과를 신설했다. 또한 교수들의 디지털 인식을 높이기 위해 강의도 직접했다. 여기에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관련기업 CEO들과 협력해 주문형 커리큘럼도 개발하고 있다.”

- 대학가에서 ‘메타버스’가 뜨겁다. 이미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강의를 진행하는 대학도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정보통신 전문가로서 메타버스가 교육에 상용화 되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으로 보는가. 
“3년 후 메타버스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메타버스가 발전하려면 결국 상업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실제로 이용자가 있어야 매출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교육이나 관광 등 전 분야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이 조금씩 사용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SKT·KT·U+등 통신 3사가 1년에 내놓는 콘텐츠만해도 몇 천개가 넘는다. 중요한 것은 매출이다. 개인적으로 메타버스가 상용화되기까지 2~3년 정도 보고 있다.”

- 강릉영동대는 전문대학 가운데서도 일찌감치 메타버스 분야 전문가 양성에 총력을 다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특히 AI인재양성을 위해 지자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우리 대학은 메타버스 분야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AI미디어콘텐츠학과를 신설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를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강원도와 강릉시가 메타버스 산업을 적극적으로 구축 중이다. 도내 지자체와 협력해 대학 내 버추얼 프로덕션 연구개발(R&D)센터 AR·VR팩토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강원도 메타버스 산업 구축을 위해 KT를 포함한 대기업과 스타트업 기업 80여 곳이 들어와 있다. 강원메타모스(Meta+cosMOS)연합이 지난 10월 출범하기도 했다. 우리 대학이 향후 메타버스 교육에 앞장서는 선두 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좀 더 앞장서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할 방침이다.”

- AI에 준비된 인재를 양성한다고 했지만 가장 시급한 문제가 학령인구 감소다. 강릉영동대에서 학령인구 문제를 돌파하기 위한 특별한 대책이 있는지 궁금하다. 
“전문대학이 일반대학과 다른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는 좋든 싫든 디지털 세상을 겪게 된다. 우리 대학이 디지털 중심대학으로의 전환을 선포한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 대학은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다른 대학보다 좀 더 준비시킬 수 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다른 대학과는 차별화될 수 있게끔 디지털 교육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이상철 강릉영동대 총장.(사진=한명섭 기자)
이상철 강릉영동대 총장.(사진=한명섭 기자)

- 3주기 기본역량진단 평가와 관련해 대학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교육위 예산안에서 기존보다 320억 원 감액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사태를 총장은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사실 미래 3년 예산을 과거 3년으로 주는 것이 이상하다고 본다. 역량평가는 하되 과거 3년과 앞으로 3년을 평가해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3년간 잘해왔으니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고 예산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 교육부는 대학에 예산을 지원할 때 앞으로 3년 후에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기준으로 평가하거나 또는 앞으로 3년간 어떻게 대학을 경영해나갈 것인가를 평가해야 한다.

또한 대학마다 사정이 다르다. 특히 지방대학 중 특성화 대학도 많다.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무엇을 위한 평가인지 의문이 든다. 내신 8등급 맞은 학생이 있더라도 등급이 오를 수 있게 기회는 줘야하지 않나. 교육부의 입장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만 평가해서는 결코 교육 발전을 일궈낼 수 없다. 미래를 위한 평가가 필요하다.”

- 내년 3월 9일 대통선 선거를 앞두고 전문대학가에서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재구조화 등의 정책제언을 내놨다. 앞으로 전문대학 미래교육을 위해 국가가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기본적으로 교육 철학부터 제대로 세워야 한다. 학령인구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교육 예산은 늘었다. 초·중·고교 예산은 20%정도 더 늘은 것으로 안다. 고등교육 예산도 매년 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특히 고등교육 쪽으로 오면 기본역량진단 평가를 한다. 하지만 과거의 일만 평가하고 미래는 보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일례로 내신 8등급인 학생이 어떻게 공부 방법을 바꿔서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미래를 짚어봐야 하는데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량평가는 과거만 평가한다. 과거도 중요하지만 미래도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대선 후보들은 이 생각부터 해야 한다.

상위 20% 학생은 가만히 놔둬도 잘한다. 하지만 중하위 학생은 지원과 기회를 줘야 한다. 대학으로 생각해보면 전문대학은 일반대학보다 기회를 더 제공할 필요가 있다. 기회 제공은 지역 특성에 맞게 지원해주거나 어려운 지역은 특별히 더 지원해주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 철학이 세워지면 모든 것이 풀리게 돼 있다. 철학이 확고한 대선 후보가 있었으면 좋겠다.”

- 앞으로 전문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평생직업 교육기관’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강릉영동대에서 평생직업 교육에 대해 힘쓰고 있는 프로그램, 사업이 있다면 말해 달라.
“우리 대학도 평생교육원이 있다. 최종 목표는 평생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 대학에는 실용음악과, 호텔조리과, 승마산업학과, 물리치료과, 유아교육과, 관광경영과, 정보통신과 등 다양한 분야의 학과가 있다. 성인학습자들이 입학해 마음에 드는 학과에 지원해서 승마도 하다가 음악도 배우며 평생전문학사 학위 등을 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보려고 한다. 202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준비해볼 생각이다.”  

- 전문대학의 강점은 단연 ‘취업’이다. 취업률을 강화하기 위한 강릉영동대의 전략은 무엇인가.
“학점도 융통성 있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인턴십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취업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성실함 속에서 관계를 잘 쌓고 능력을 키워나가야 가능한 것이다. 대학은 학생들의 디지털 능력을 더 키워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창업 프로그램도 더 확대하려고 한다. 여기엔 교수의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 대학 출신의 학생들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 총장이 생각하는 강릉영동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건방진 얘기일 수도 있지만 강릉영동대의 존재 이유를 견우성에 빗대고 싶다. 견우성은 우명성의 맨 앞에 있는 별이다. 우주를 끌고 간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강릉영동대는 견우성과 같은 대학이 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 임기 내에 반드시 이루고 싶은 정책 하나를 꼽는다면.
“18살 성적이 인생의 성적이 돼서는 안 된다. 학생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갖게 만들고 싶다. 특히 새로운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방법과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낼 상상력을 터득하고 키울 수 있도록 대학은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 ‘처음과 끝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마무리 시점에는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말해 달라.
“학생들의 리셋을 위해 아우성을 치고 간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왼쪽)이상철 총장과 최용섭 본지 편집인이 대학 본부 복도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이상철 총장(왼쪽)과 최용섭 편집인이 대학 본부 복도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 한명섭 기자)

■ 이상철 총장은…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VIRGINIA 주립공과대학원 전기공학과 석사, DUKE 대학원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KTF·KT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 광운대 총장, LG유플러스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3월 강릉영동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 최용섭 편집인 / 사진= 한명섭 기자 / 정리= 이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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