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 모여든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허지은 기자)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 모여든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참석 인원을 제한한 탓에 관람객 수는 줄어들었지만 대면 상담을 원했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찾아 오면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1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022학년도 정시 박람회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이번 박람회는 2년만에 개최된 오프라인 박람회였다. 그간 대교협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오프라인 입시 박람회를 온라인 행사로 대체해 열었다. 지난해 수시박람회와 정시박람회, 올해 수시 박람회는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하려 했으나 끝내 온라인으로 개최할 수 밖에 없었다.

■ “반갑다, 오프라인 박람회” = 오랜만에 열린 오프라인 박람회인 만큼 수험생, 학부모와 대학 관계자들 역시 이를 반기는 모습이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모두 온라인 박람회보다 오프라인 박람회를 선호했다. 온라인 상담은 한계가 있고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듣기에는 오프라인 박람회 상담이 더 좋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학부모 A씨는 “온라인으로 하면 일대일 상담을 한다 하더라도 자세히 묻기가 어렵다. 그렇다보니 상담을 해도 알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그에 비해 대면 상담을 하면 미리 준비한 질문 외에도 그 자리에서 생각나는 것들도 자세히 물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 소재 일반고 3학년 B씨는 “온라인 상담도 좋지만 오프라인 상담으로 더 자세한 정보를 들을 수 있고 박람회에 오면 한번에 많은 대학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변화가 큰 올해 입시를 앞두고 정시 박람회를 찾았다.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 박영숙 씨는 “올해 입시정책의 변화가 큰데 학부모가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적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알 수가 없었다”며 “우리 아이가 합격 가능한 대학은 어디인지, 취업이 잘 되는 학과는 어디인지 들어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재수생을 둔 학부모 최현 씨 역시 “정시 정보를 잘 모르기도 하고 새로운 정보를 알기 위해 왔다”며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입시 정보를 워낙 알기 어렵다보니 일부 발이 빠른 학부모들은 유료로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공교육을 신뢰하는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사교육보다 이런 박람회가 더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수시에 비해 정시 입학정보를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국 대학의 정시 정보를 알 수 있는 박람회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답했다. 경기도 고양시 소재 일반고에 재학 중인 3학년 신문하 씨는 “학교에서는 수시 위주로 진학 정보를 제공하다보니 정시로 대학을 가려는 학생들은 정보를 알기 어렵다”며 “코로나19로 대면 등교도 거의 못해 진학 상담을 받기가 쉽지 않았기에 상담을 하려고 왔다”고 답했다.

입시 사교육 업체에서도 설명회를 하지만 대학 관계자들에게 직접 듣는 설명이 보다 정확하다는 생각에 코로나19를 뚫고 박람회장을 찾은 학생도 있었다. 경기 남양주 소재 일반고 3학년 재학생 C씨는 “사교육 업체에서 주는 정보는 신뢰도가 낮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안전 문제는 걱정되지만 대학 관계자들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듣고 싶어 왔다”고 전했다.

이상목 동국대 경주캠퍼스 입학관리실 과장은 “오프라인 박람회가 온라인 박람회에 비해 참석 인원이 많다”며 “학생들이 온라인에 익숙해져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온라인 상담이나 박람회 참여 절차를 귀찮게 느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호 고려대 세종캠퍼스 입학홍보처장은 “상담을 해주는 입장에서도 온라인은 제한이 있는데 오프라인으로 박람회를 개최하게 돼 좋다”며 “상담을 하면서 학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수 있다보니 대학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도 드릴 수 있어 효과적인 것 같다”고 답했다.

■ 수도권‧국립‧약대 웃고, 지방대 울고 = 전국 대학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탓에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대학에는 참관객들의 방문이 몰렸지만 지방 소규모 대학에는 상담을 받는 인원이 줄어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올해부터 6년제로 전환되며 변화가 큰 약학대학을 포함해 의대, 치대, 한의대 관련 상담에 수험생들이 몰렸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이번 박람회는 2부제로 나눠 시간대 별 참석 인원을 제한하고 전시장 내 동시입장인원을 6㎡ 당 1명으로 한정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참관객 수도 줄어들어 예년에 비해 행사장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참관객 수가 줄어든 탓에 상담자가 몰린 곳과 그렇지 않은 대학 부스의 차이가 더욱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오전 기준 상담자가 많은 곳은 70~80명에 육박했지만 상담자가 적은 곳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참관객들은 대부분 수도권 대학이나 거점국립대학 또는 의‧치‧한의‧약학 계열이 있는 대학에 몰렸다. 실제로 의대와 치대, 약대를 모두 갖고 있는 조선대의 경우 오전 상담자의 90% 이상이 해당 계열 입시 상담에 집중됐다.

행사에 참여한 한 대학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과 거점 국립대 부스에 가면 학생들이 많은 편인데 지방 소규모 대학 부스에는 거의 상담자가 없어 한산한 상황”이라며 “쏠림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상담자가 거의 없었던 일부 대학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오전 내 한 자릿수 상담 신청을 받은 데 그친 D대학 관계자는 “정시 박람회를 굳이 왜 해야 하나 싶다. 다른 대학이 참여하니 불안한 마음에 참여하긴 했지만 이렇게 학생들에게 관심을 받기 어렵다면 서울까지 와서 박람회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상담자 수와 관계없이 박람회에서 다른 대학과 교류하며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곳도 있었다. 충청권 소재 사립대 관계자 F씨는 “우리 대학에 수험생들이 적게 온다고 해도 어떤 이유에서 그런 것인지 점검할 수 있고 다른 대학들의 상황이 어떠한지도 볼 수 있어 박람회 참여의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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