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 회장

이상일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 회장(목포대 기획처장)
이상일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 회장(목포대 기획처장)

안녕하십니까? 전국대학교 기획처장협의회 회장 이상일입니다. 임인년 새해가 2022년 정시모집 원서접수와 함께 밝았습니다. 지금쯤 많은 대학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겪게 될 미충원 문제로 편치 못한 새해를 맞이하고 계실 거라 생각됩니다. 

학령자원의 감소는 이미 10여 년 전인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나, 대학의 미충원으로 연결되기까지는 꽤 오랜 세월이 결렸습니다. 2021년 입시가 돼서야 많은 대학이 대량의 미충원 사태를 겪게 됐고, 2022년 입시에서도 수도권의 주요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 대학이 같은 문제를 접하고 있습니다. 예견된 일이었지만 많은 대학이 이를 대비하지 못했고, 또한 딱히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던 게 현실입니다. 

미충원은 대학의 재정 악화로 직결되며, 재정이 수반되지 않는 교육은 교육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재정 악화와 교육품질 저하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다양한 대학재정지원사업을 통해 대학의 부족한 재원을 보전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적지 않은 대학에서 대학재정지원사업의 도움 없이는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어려운 지경에 놓여 있으며, 결국 대학재정지원사업 유치를 위해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게 되고 있습니다. 대학재정지원사업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늘 그래 왔듯이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일 수 있습니다. 고등교육 위기도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미래를 예측해 시행하고자 했던 대학 구조개혁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미충원이 일상화돼버린 현시점에서는 오히려 가능한 일이 됐습니다. 많은 대학이 아픔과 고통을 감내하며 입학정원 감축 및 다양한 학사구조 개편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노력에 곁들여 정부도 대학교육의 ‘공공적 가치’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이에 따른 고등교육재정지원 방안의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재정의 정부투자 수준은 OECD 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상태입니다.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 수준은 OECD 평균의 59.3%에 불과하고, 공공재원의 비중은 OECD 평균의 28.8%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발전을 위해 정부 차원의 대학재정지원에도 혁신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대학교육 품질향상으로 이어지고, 또한 미래교육에 대비하는 대전환의 시작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무거운 주제로 인사 말씀을 드렸습니다. 호랑이의 울음처럼 힘찬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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