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처장, 교무처장, 평생교육원장 등 다양한 보직 거쳐 26년째 근무
인천재능대는 단순한 일터 이상, 베테랑 교직원이자 살아있는 ‘역사’로 통해
<인천재능대 50년사> 편찬위원장 역할 수행…미래 50년 준비하는 마음으로
“맡은 일에 책임감과 절박함을 갖고 위기 극복할 때”

이승후 인천재능대 학술정보관장 (사진=인천재능대 제공)
이승후 인천재능대 학술정보관장 (사진=인천재능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기획부실장, 방송학보사주간, 학과장, 학생복지처장, 기획처장, 교학처장, 평생교육원장 등등. 이승후 인천재능대학교 학술정보관장(도서관장)이 거친 학내 보직들이다. 이승후 관장은 인천재능대가 대헌정보대학으로 불렸던 시절부터 근무해 학교에서 26년 동안 줄곧 일해왔다. 지난해 인천재능대가 개교 50주년을 맞은 것을 생각해보면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학교에 머물렀는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현재 인천재능대 학술정보관장의 업무를 수행하는 이 관장은 최근 <인천재능대 50년사> 편찬위원장을 맡아 책 편찬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1월 10일 인천재능대 도서관에서 베테랑 교직원이자 학교의 살아있는 역사로 통하는 이 관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 “인천재능대는 의미 있는 공간···내 할 일을 했을 뿐” = 이승후 관장은 인천재능대에서 26년째 일하면서 학교의 역사와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 관장은 “1997년 대헌정보대학 기획부실장으로 인천재능대와의 인연이 시작됐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까지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학교에 처음 왔을 때 재정적 위기와 더불어 학교 시설 등 전반적으로 부실한 학교의 생활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대헌정보대학은 1995년 전문대학평가보고서에서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많은 교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했지만 한계가 뚜렷했다. 하지만 재능학원이 학교를 인수하면서 학교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학교의 변화는 박성훈 인천재능대 이사장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이사장의 결단이 없었다면 지금의 인천재능대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교육 철학을 전문대학을 통해 실현하겠다는 신념으로 사회 환원 차원에서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투자했다. 점점 변해가는 학교의 모습을 보며 깨어있는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그에게 있어 인천재능대는 단순한 일터가 아니었다.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고 학교의 발전을 위해 애썼던 의미있는 공간이었다. 능력있는 총장들이 학교를 거쳐가면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고 회상하며 단지 보좌의 역할만 충실히 했을 뿐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그는 “유능한 총장들과 이사장 밑에서 미력하게나마 인천재능대라는 튼튼한 벽에 벽돌 하나 얹었을 뿐이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 맡았던 보직만 10개 이상··· 학교 발전 위해 26년의 묵묵한 발걸음 = 그는 인천재능대에서 다양한 일을 맡아왔다. 하지만 그가 보직을 원해서 맡은 적은 단 한번도 없다는 의외의 말을 꺼냈다. 그는 “맡고 싶지 않았던 보직들은 수두룩했지만 먼저 원해서 맡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부담감으로 쉬겠다거나 못하겠다는 말은 많이 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총장과 이사장의 지휘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내가 가진 능력에 비해 부담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학교 발전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맡았다”

그는 힘들었지만 학교에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다고 전했다. 학교를 위해서 희생하는 마음으로 다양한 일을 묵묵하게 수행했다. 그는 “우수한 역량을 갖췄거나 뛰어난 인품이 있어서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지 나를 향한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조금씩 학교를 개선해왔기에 지금까지 인천재능대에서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후 관장이 ‘인천재능대 개교 50주년 기념 및 VISION 선포식’에서 ‘인천재능대 50년사’의 편찬과정과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한울 기자)
이승후 관장이 ‘인천재능대 개교 50주년 기념 및 VISION 선포식’에서 ‘인천재능대 50년사’의 편찬과정과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한울 기자)

■ 책과 함께한 삶, <인천재능대 50년사> 편찬까지 이어져 = 이 관장은 바쁜 와중에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것이 있다. 바로 책이었다. 국어 교사를 했던 경험이 있는 그는 책을 ‘침묵하는 친구’라며 책 덕분에 발견의 기쁨과 앎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책은 언제 어느때나 찾아가도 자기를 열어준다. 자신의 부족한 점과 새로운 지식을 책을 통해 채울 수 있다는 기쁨이 있다. 학생들에게도 이를 알리고 싶어 매년 100선의 권장 도서를 선정하고 있다. 또한 기본 역량 사업에서 예산을 들여 교내 독후감 대회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책과 함께 살아온 그는 학교의 요청으로 <인천재능대 50년사> 편찬위원장을 맡아 1년여간의 편찬과정을 거쳐 지난해 11월 <인천재능대 50년사>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인천재능대가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되새겨보고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편찬과정 동안 힘써준 학교 구성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인천재능대 50년사> 편찬 동안 자료 수집에 애를 먹어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임했다고 한다. 그는 “학교의 역사를 정리한 자료가 없어 열정과 역량을 갖춘 편찬위원들과 함께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했다”며 “그 결과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편찬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향후 편찬 작업에서 이번과 같은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편찬 과정에서 생긴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관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인천재능대가 50년을 넘어 100년까지 오래오래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 “위기의 시대, 절실함 넘어 절박함 가져야” = 열심히 달려온 그는 “나보다 뛰어난 학교의 젊은 교직원들이 빛나도록 옆에서 지원할 때다”며 자신을 장강에 흐르는 도도한 물결의 뒷물결로 소개했다. 동시에 일하고 있는 교직원들이 책임감과 절박함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꺼냈다.

“그동안 나를 움직인 것은 맡은 일에 대해 책임감도 있었지만 ‘나만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절실한 마음이 커서였다. 위기 속에서 이제는 절실함을 넘어 절박함을 가지고 극복해야 할 때다. 일을 시켜서 하는 수동적인 시대는 지났다.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시대다. 자신이 맡고 있는 일에 책임감과 절박함으로 임해야 한다.”

끝으로 그는 인천재능대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마지막 목표라며 재능의 일원으로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6년간 인천재능대에서 근무하면서 좋은 총장들과 이사장을 비롯한 뛰어난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할 수 있어 운이 좋았다”며 “작은 힘이지만 힘닿는 곳까지 학교의 발전을 위해 현재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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