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건물 균열을 밀리미터(mm) 단위까지 발견 가능
3D 수치모델링, 시계열 데이터 분석 통해 합리적 보수비용까지 산출
디지털트윈 기술을 AI교육에 활용, 자격증 취득 과정 검토해 볼만
드론 운용 전문가과정 교육기관 발굴·협업, 기술 전문가 육성 기여

조한광 첨단기술안전점검협회장은 고층화, 대형화 추세의 시설물에 부합되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안전점검을 위해 행정안전부 산하의 전문가 협회를 만들었다.  (사진=김준환 기자)
조한광 첨단기술안전점검협회장은 고층화, 대형화 추세의 시설물에 부합되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안전점검을 위해 행정안전부 산하의 전문가 협회를 만들었다.  (사진=김준환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드론(drone)’이란 단어는 익숙할 뿐만 아니라, 취미와 레저 활동으로도 매우 인기가 높다. 사실 드론이 가장 처음에 사용된 분야는 군사용 무기 시장이었으나 지금은 농어업, 환경, 에너지, 물류, 건설, 보안, 재난 구조, 영화 촬영, 배달, 쓰레기 수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ICT와 드론이 만나면서 드론 시장의 성장세와 활용도는 가히 폭발적이다. 정부도 2025년까지 드론 상용화 성공모델 20개를 발굴하고 국내 시장 규모를 1조 원까지 키우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드론의 잠재적 부가가치가 큰 상황인 만큼 드론 시장을 키우기 위해 뛰어든 프런트어들이 많다. 한양대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든 조한광 (사)첨단기술안전점검협회(Hi Tech Safety Inspection Association, 이하 ‘협회’) 회장도 드론시대를 열어갈 예비 주인공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조 회장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층 건물은 물론 넓은 지역의 건축물도 드론이라는 매체를 활용해 촬영하고 시설물 안전 진단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더구나 드론 기술은 팬데믹 시대를 맞아 합리적인 기술”이라며 “시설 안전진단에 드론 운영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보다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지난 10일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협회 사무실에서 조 회장을 만나 드론 운용과 첨단기술의 활용성, 평생직업교육으로서의 드론 자격증, 협회의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 협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지난해 12월 6일 설립됐다. 협회 설립 전에는 이 분야 전문가 자격으로 수행한 프로젝트가 여럿 있었고, 설립 이후에는 협회 차원에서 용역과업 수행을 요청한 사안들이 많다. 그만큼 협회의 필요성이 크다는 방증이다. 고층화, 대형화 추세의 시설물에 부합되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안전점검을 위해 행정안전부 산하의 전문가 협회다. 공공기관의 노후화된 시설물이나 위험 요소가 있는 부분에 대해 4차산업의 핵심 기술인 드론으로 촬영하고 3차원 수치 모델링을 통해 첨단기술을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을 한다. 이를 위해 균열의 길이, 하자 부위 면적 산출, 딥러닝을 통한 균열 등의 자동 인식 등 첨단기술을 시설물 점검에 활용한다. 건축, 토목, 수자원, 산림, 소방, 인공지능(AI), 디지털트윈(digital twin·복제공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전문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 어떤 전문가와 기업이 참여하고 있나.
사무국을 비롯해 홍보·행사, 드론 운용·교육, 시설 점검, 첨단기술, 표준화·연구개발 분야 등 총 6가지 파트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소속의 평가관이 각종 홍보와 행사를 담당한다. 드론 운용·교육에 특화된 기업, 무인항공교육원, 시설안전진단,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를 전문으로 하는 첨단기술 기업 관계자 등이 함께한다. 향후 시설 안전 점검과 드론 운용 표준화 매뉴얼 보급을 위해서도 업계 전문가들이 협력하고 있다. 

드론에 부착된 카메라 및 열화상 카메라, 다중 스팩트럼 카메라 등으로 건물의 형태를 촬영하고 3D 분석 기술을 통해 건물의 안전성을 진단한다. (사진=첨단기술안전점검협회 제공)
드론에 부착된 카메라 및 열화상 카메라, 다중 스팩트럼 카메라 등으로 건물의 형태를 촬영하고 3D 분석 기술을 통해 건물의 안전성을 진단한다. (사진=첨단기술안전점검협회 제공)

- 첨단안전기술 적용에 대해 설명해달라.
드론 운용 및 촬영, 영상 및 정보 분석, 모델링 기술이 핵심이다. 드론에 부착된 카메라 및 열화상 카메라, 다중 스팩트럼 카메라 등으로 건물의 형태를 촬영하고 3D 분석 기술을 통해 균열과 같은 보수이력이 필요한 정보를 취득하고 분석할 수 있다. 실제 영상을 토대로 3차원화, 3D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해 센서나 실시간 정보를 입힐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시설물을 유지·관리하는 데 첨단안전기술의 활용도가 매우 크다. 특히 시간적 변화에 따라 바뀌는 값(시계열 관리)이 상당히 중요하다. 가령 오늘 찍은 영상과 내년 이맘때 찍은 영상을 보면 균열 상태가 어떻게 다른지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페인트 색깔의 변화까지 가늠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균열, 누수, 뒤틀림, 이격 등 동일한 건물을 동일한 패턴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한 관리 체계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좀더 부연설명을 해주신다면.
건물의 안전성은 계속 바뀐다. 균열, 기울기, 마모, 박리박락(콘크리트가 떨어져나가는 현상) 등이 시간에 따라 변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은 드론과 3D 수치모델링 등 첨단기술을 활용할 경우 사람의 눈으로 보이지 않는 밀리미터(mm) 단위까지 발견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일종의 시계열 데이터 분석관리라고 할 수 있다. 긴급상황 시 즉각 보수를 해야겠지만 학교 단위로 보면 여러 건물이 있기 때문에 동시에 안전조치를 취하긴 어렵다. 협회가 보유한 첨단기술을 통해 보수에 필요한 시점과 범위, 우선순위 선정 등을 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기술이 보수비용 산출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어 균열 길이의 총량, 페인트 면적의 총량이 모두 수치모델링이 되다 보니 거리 면적 최적(부피) 산출을 근거로 합리적 비용을 추산할 수 있다. 이는 건물뿐만 아니라 토목이나 급경사지 유실 등 다양한 안전진단 분야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 시설 점검 외에도 다른 활용 분야도 있을 것 같다.
도시재생에도 적용된 사례가 있다. 도시재생 사업의 특성상 재건축과 재개발이 안 되는 지역에서 이뤄진다. 지역 자체가 슬림화·노후화돼 있어 굉장히 위험하다. 결국 지자체가 공공성 형태를 띤 사업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지역은 광범위하기 때문에 사업의 우선순위 결정이나 성과를 고려하는 데 있어 첨단 드론기술이나 모델링 3D 모델링 기술을 적용하는 게 합리적 의사결정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지난해말 고양시 5개 도시 재생지역을 중심으로 드론 운용과 시설점검 촬영을 위해 협회가 지원을 한 적이 있다. 
 

조한광 첨단기술안전점검협회장은 지난해 1월 안전사고예방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조한광 첨단기술안전점검협회장은 지난해 1월 안전사고예방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 대학과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은.
대학 내에도 교육시설, 생활관, 연구소, 편의시설 등 각종 시설물들이 많다. 앞서 설명했듯 첨단 드론기술을 활용해 안전진단을 할 수 있다. 제가 몸담고 있는 한양대에리카와 국토안전관리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업해 시설물 진단에 첨단 드론기술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협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또 한양대에리카 건물을 촬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설물 균열을 자동 인식하는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쉽게 말해 드론으로 촬영된 사진을 분석해 자동으로 균열된 지점을 표시해주는 기술로 이해하면 된다. 이외에도 교육적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는 접점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트윈 기술을 AI교육에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교육생들이 직접 드론으로 학교 부지를 촬영해 3차원 모델링 과정을 거쳐 가상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학생들이 교수님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거나, 학생들이 건축학과, 화학과, 토목공학과 등 가상현실로 공부할 수 있는 학과 건물을 직접 가상공간에 구축하고 관리할 수도 있다. 평생교육원을 보유한 대학들은 자격증 과정으로 그 활용성이 매우 크다. 왜냐하면 사회 각 분야에서 드론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어 드론 자격증 취득 과정에 대한 관심도가 크다. 협회에서는 시설물 촬영에 특화된 전문가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차별화 포인트로 삼을 수 있다.  

- 대학 내 건물이나 시설, 연구소 등도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인 부분이 많다. 어떻게 관리하는 게 효율적일까.
대학의 경우 실험실이 위험하다. 소방이나 화재 분야에서 첨단기술 활용한 관리·지원이 가능하다. 최근 대학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합리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드론을 활용한 안전진단이 이뤄질 경우 경제적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된다. 대학의 시설 및 안전 전담부서 담당자들의 교육을 통해서도 접근해 볼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하는 상황에서 방역 효과를 고려한다면 협회의 첨단안전기술을 권장하고 싶다.

-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지금 현재는 행정안전부나 국가기관에 필요한 첨단안전기술 점검 수요가 있을 경우 재능기부 형태로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협회 활동 중에서 비영리 봉사가 있다보니 국가 안전에 기여할 수 있거나, 이러한 기술을 전파하기 위한 측면에서다. 민간 영역에서는 촬영 수주나 교육 활성화를 통해 특화된 기술을 널리 알리거나, 민간기관과 같이 협업하는 구조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지역별로 드론 운용 전문가과정 교육생을 보유한 기관과 협력하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 인근 지역 안산의 플라이존과도 특화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경기도, 광주광역시, 부산광역시 등 큰 규모의 도시에 위치한 드론 운용 전문가과정 교육기관을 발굴해 드론을 활용한 첨단안전기술에 대한 교육과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자 한다. 

■ 조한광 첨단기술안전점검협회장은…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공학 석사 및 건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건축, 재난관리, 드론, 3D 수치 모델링 분야의 연구로 건축학회, 한국방재학회, 재난정보학회 등 전문학술지에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건축시공기술사 △건설사업관리전문가(CMP) △기술거래사 △드론사진영상운용(기능)사 △초경량비행장치 1종 조종자 △초경량비행장치 지도조종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한국토지주택공사,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과학기술원, 교육시설재난공제회 등 공공기관과도 다양한 유형의 안전진단연구를 수행했다. 올해 1월에는 안전사고예방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현재 한양대에리카 산학협력단 연구교수, (사)스마트건설드론협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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