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메타버스 선도대학 발대식 및 성과보고회’ 열려, 메타버스 기대감 고조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메타버스 교육혁신에 대한 발전계획·추진전략·사업계획 등 공개
차별화된 실감형콘텐츠 제작 관건…개별 대학의 재정으로 개발하려면 예산과 시간 많이 소요돼
메타버스 기반의 공동개발·연구 노력 필요…“메타버스 시티 구축 위해 뭉쳐야 산다”

작년 12월 21일 메타버스 선도대학 발대식 및 성과보고회가  대전 ICC호텔에서 열렸다.(사진=한명섭 기자)
작년 12월 21일 메타버스 선도대학 발대식 및 성과보고회가 대전 ICC호텔에서 열렸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작년 우리나라 고등교육계를 뜨겁게 달군 화두는 단연 ‘메타버스’다. 유례없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코로나19가 오프라인 교육 환경을 황폐화시키면서 대학과 학생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고 안전한 가상공간의 등장에 대학가는 열광했다. 메타버스는 급속히 변화하는 미래교육 환경에 근본적인 대안으로 각광받으며 새 시대가 원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메타버스가 고등교육계에 확실히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꽤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해 대학 축제, 입학식, 졸업식 등 다양한 학사 일정에 활용하면서 각 대학들은 메타버스 교육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전문대학이 메타버스 교육에 미래 청사진을 그리면서 이미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등 고등직업교육분야에서 메타버스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당찬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작년 12월 21일 대전서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주최로 열린 ‘메타버스 선도대학 발대식 및 성과보고회’에서도 대학교육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삼육보건대 혁신기획처장 겸 산학협력단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메타버스 산업체가 만든 실감형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면서 전문대학과 고등직업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확신하게 됐다”며 “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감형 직업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앞으로 3년안에 ‘K-meta Edu54 zone’ 구축을 통해 미래에 어떠한 팬데믹 상황이 또다시 오더라도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고등직업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학습손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선도대학에 이름을 올린 전문대학은 총 54개교다. 구체적으로는 △가톨릭상지대 △강원도립대 △강릉영동대 △경남도립거창대 △경남도립남해대 △구미대 △경민대 △군장대 △기독간호대 △대원대 △대구보건대 △대전보건대 △동강대 △동양미래대 △동아보건대 △동원과학기술대 △마산대 △문경대 △명지전문대 △배화여대 △백석문화대 △문경대 △부천대 △서울여자간호대 △서일대 △삼육보건대 △서정대 △세경대 △수원여대 △선린대 △순천제일대 △신성대 △아주자동차대 △숭의여대 △연암공대 △오산대 △용인예술과학대 △울산과학대 △우송정보대 △원광보건대 △유한대 △인천재능대 △인덕대 △전남과학대 △전북과학대 △제주관광대 △전주비전대 △조선간호대 △춘해보건대 △충북보건과학대 △충북도립대 △충청대 △한림성심대 △한양여대 등이다. 

앞으로 이들 대학들은 △메타버스 기반의 교육과정 공동연구 △메타버스 활용 교육혁신모델과 교직원 역량강화 연수 △학생중심 AR/VR 기반 실감형 콘텐츠 개발 및 교육과정 운영 △대학 메타버스 인프라 구축에 따른 중장기 전략 로드맵 공동 연구를 실시하게 된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전문대학이 메타버스 교육을 선도해야만 전문대학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메타버스 교육혁신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작년 12월 컨소시엄에 선정된 전문대학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가과정 연수를 진행했으며, 다양한 교육과정 연구를 통해 미래교육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작년 12월 1일~12월 18일까지 진행됐던 전문가과정 연수는 △메타버스 산업과 교육혁신의 이해 △메타버스티 구축과 수업활용 △4차 산업혁명과 메타버스 △메타버스와 대학혁신 △메타버스 기반 수업설계 및 교수전략 △메타버스 커뮤니티 플랫폼과 게임이피케이션 △메타버스에서의 학습자 중심 교수법 △메타버스를 완성하는 클라우드 △메타버스 기반 학생참여중심 수업운영과 평가 △메타버스와 학생 소통 등 총 10가지 주제로 나눠 메타버스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기본을 닦았다. 

또한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지난 1월 30일 ‘전문대학 메타버스 컨소시엄 구축과 적용’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내고 향후 전문대학이 메타버스 교육혁신을 이루기 위한 중장기발전계획과 추진 전략 그리고 세부사업계획을 공개했다.

먼저 중장기발전계획은 △미래 혁신직업기술을 주도하는 디지털혁신 전문대학 구현 △메타버시티 구축 및 디지털 혁신 △메타버스 컨소시엄을 구축해 원격교육의 문제점 해결 등으로 압축된다. 사업 목표는 산업수요자 중심과 인공지능 맞춤형 직업교육으로 취업률 100%를 달성하고 전체 학생의 디지털리터러시 역량을 확보, 미래기술 중심 교육의 학과 개편을 통한 대학 구조개혁을 완성이라는 3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추진 전략 관련해선 미래 혁신적 교육 실천을 위한 메타버스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메타버시티 클라우드 기반 공동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 가상환경 적용 및 메타버시티 운영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체계적인 교육 기획과 운영기반을 정착시키는 전략도 수립했다. 

특히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전문대학 실감형 강의 콘텐츠 제작 수요조사 및 공동 개발 방안 연구’ 연구보고서를 통해서도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교육 접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보고서에는 △메타버스 시대와 교육의 변화 △실감형 콘텐츠의 특징과 기술 동향 등을 분석해 향후 전문대학이 산업별로 실감형 콘텐츠 교육과정을 설계해 강의에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전문대학 메타버스 구축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및 메타버스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연구보고서에서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대학들이 앞으로 3년간 진행할 프로젝트의 세부적인 내용을 담았다.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은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지 않으면 전문대학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사진=한명섭 기자)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은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지 않으면 전문대학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사진=한명섭 기자)

■ 메타버스 시대 준비 안하면 전문대학 사라져 =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은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지 않으면 전문대학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 회장은 “미래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한 대학의 학생으로서 공부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수강하고 싶은 강의가 있는 대학에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접속해 공부하게 될 것”이라며 “메타버스 시티에서 미래교육은 지금처럼 교수자가 일방향으로 강의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아바타로 들어와 쌍방향 토론은 물론 자기주도학습까지 가능하게 된다. 메타버스 교육은 현재 대학교육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개인별·수준별 교육이 진행 중이다. 소수인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은 아직 학생 수가 많아 개인별 코칭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 미래대학은 학생들이 학습권을 선택하는 대학이 되기 때문에 대학이 준비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대학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며 “앞으로 유튜브를 비롯해 온라인 교육이 더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대학이 방치만 하면 학생들은 배울 것이 없다. 대학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특히 미래교육에 중요한 실감형콘텐츠를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이 미래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실감형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를 둬야한다고도 말했다. 박주희 회장은 “메타버스 교육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시나리오 작가를 둬야 한다. 지금까지 교수자들이 했지만 교수자들은 시나리오 작가에 비해 상상력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교수들이 시나리오를 짜는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며 그는 “메타버스 시티를 구축하는데 이제는 전문대학이 개별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뭉쳐야 한다. 그래야 질 좋은 실감형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고 향후 전문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훈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창의융합콘텐츠개발원장은 전문대학이 메타버스에 적합한 교육기관이라고 피력했다. 조 원장은 “교육산업의 트렌드는 실감화와 연결화, 지능화 그리고 융합화로 귀결된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나는 비대면 강좌 콘텐츠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고 디지털 리터러시에 익숙한 MZ세대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차별성 있는 실감형 콘텐츠를 교육하는 과정에서 상시 구현할 수 있는 가상공간, 즉 메타버스의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컨소시엄 구축이 필요한 이유는 대학의 메타버스는 미래 실감형 콘텐츠와 네트워크, 클라우드 구축 그리고 LMS 구축 등 교육과정 운영 전반을 실시간 구현하는 최종 귀착점으로 높은 기술적 완성도를 요구하고 있어 개별 대학의 재정으로 개발하기에는 예산과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고 설파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뉴딜 2.0’ 계획에도 메타버스가 처음으로 들어갔다. 초연결 신산업 육성에서 메타버스가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판단해서다”라며 “향후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에서 이뤄진 평면적 강의가 입체적 강의로 바뀌게 될 것이다. 대면강의에 상응하는 실감형콘텐츠 교육과정이 많이 필요로 할 것이다. 실습이 많은 전문대학이 메타버스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강문상 전문대교협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장도 메타버스가 전문대학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강 소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2.0’에서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전면 등장했다. 그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논할 때 AI, 빅데이터, 스마트반도체 등의 단어가 언급됐지만 메타버스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메타버스의 최종 종착지는 가상세계와 실제세계와의 만남이다”며 “기존의 원격수업의 문제점은 학생들이 외로움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학생들의 관계형성도 자연스레 만들어지고 외로움 또는 나 혼자 공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메타버스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상용화 됐을 때는 이미 늦는다. 또한 재정이 어렵기 때문에 전문대학은 단독으로 메타버스에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컨소시엄에 참여한 전문대학이 메타버스 교육연구에 나서면 현재 메타버스 교육과정을 추진하고 있는 포항공대를 넘어설 수 있다고도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2월말~3월초 KT를 포함한 협력업체들과 ‘AI 융합인재양성 컨소시엄 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메타버스 시티에서 AI융합교육을 시행하기 위함이다. 박 회장은 “컨소시엄에 선정된 전문대학 54개교와 KT 등 유관업체와 AI 융합인재양성 컨소시엄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학뿐만 아니라 산업체들도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에 들어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까지 이루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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