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hur H. Lee 총장 “전 세계 무대로 활동하는 인재 키울 것, 다양성·포용성에 기반한 기업가 정신 갖춰야”
모든 강의 영어로 진행, 이공학 예술 특성화 글로벌 대학, 성공적인 ‘해외캠퍼스 설립·운영 사례’ 자리매김
올 가을학기부터 신설되는 ‘전자정보공학과’ 날개 달고 새로운 10년 위한 담대한 도전 시작

한국뉴욕주립대 전경
한국뉴욕주립대 전경

[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혁신의 시작은 작은 점(Dots)이었다. 사상 최초로 미국 대학이 관련 법에 근거해 한국 영토에 설립된 2012년의 일도 어쩌면 그저 작은 우연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글로벌 교육을 한국에 제공하겠다는 미국 뉴욕주립대의 의지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등 다양한 관계자들의 노력이 ‘연결’되면서 고등교육의 혁신이 싹트기 시작했다. 올해로 개교 10주년을 맞은 한국뉴욕주립대의 이야기다. 국내 유일의 이공학예술(STEAM) 분야 특화 대학으로서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경험한 글로벌 인재를 배출해온 한국뉴욕주립대는 가을학기 전자정보공학과 신설을 통해 새로운 10년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1월 취임한 Arthur Lee 총장을 만나 고등교육 지형의 대격변 속에서 한국뉴욕주립대가 만들어갈 혁신의 지형도를 그려볼 수 있었다.

-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는 한국뉴욕주립대의 가장 큰 성과는.
“한국뉴욕주립대가 대한민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개교한 것은 한국 고등교육에서 매우 역사적인 일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학이 관련 법령에 근거해 한국 영토에 설립된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교육에 대한 뉴욕캠퍼스의 강력한 의지뿐만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다양한 협력기관과 이해관계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초국가적인(Transnational) 글로벌 대학교육 혁신의 시초가 바로 한국뉴욕주립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뿐만 아니라 △공동체 의식과 세계시민의식 교육을 위한 ‘레지덴셜 칼리지(RC·Residential College)’ 프로그램 도입 △약 40개 국가로부터의 폭넓은 학생 유치를 통한 다양성과 포용성 가치 함양 △국내 유일의 이공학, 예술 학문 분야의 100% 영어강의와 국제적 역량 교육 △국내외 대학‧연구기관 및 지역사회와의 공동프로젝트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경험한 글로벌 인재 배출 △해외 유학 중인 한국인 학생 유치를 통한 유학수지 개선 등이 대표적인 혁신 성과다.”

- 국내 대학과의 차별화를 위한 전략이 있다면.
“한국뉴욕주립대는 미국 뉴욕주립대(State University of New York)에 속한 2개의 서로 다른 대학 프로그램을 하나의 캠퍼스에서 운영하는 유일무이한 대학이다. 우리 대학에서 운영되는 8개 학과 중 6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스토니브룩대학교는 미국 동부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대학(Research University)이다. 또 FIT는 패션디자인 분야에 특화된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다. 학생수는 미국의 자유교양대학(Liberal Arts College) 정도이며 한국의 일반적인 대학과 비교하더라도 매우 작은 규모다. 따라서 10:1 정도의 낮은 학생-교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대학이기 때문에 모든 강의는 100% 영어로 진행된다. 또 전세계 40여 개 국가에서 초청한 최고 수준의 유학생들이 캠퍼스에 역동성을 부여하는 원천이다. 미국과 한국 교육과정의 장점을 연구중심과 기술 특성화를 통해 다양한 국적의 교수와 학생에게 제공하는 우리 대학의 특성은 그 자체로 ‘연결(connectedness)’과 ‘세계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학습환경’을 창조하는 근원이다. 이런 강점만으로도 한국뉴욕주립대가 국내 대학들과 명확히 구분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고등교육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대학의 교육과정을 송도라는 국제화된 도시에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비단 우리 대학의 발전에만 적용되는 장점은 아닐 것이다. 한국 대학과 달리 선별적 재정지원을 위한 평가지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자율적 혁신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대학의 큰 장점이다. 졸업생 취업률과 영어강의비율 등 표면적 요소가 아니라 다수의 미국 대학이 그러하듯 구성원들의 실질적인 만족과 학생 성공, 그리고 우리 대학이 창출하는 사회경제적 영향력을 기준으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한국뉴욕주립대가 배출하고자 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한국뉴욕주립대 학생은 교육 대상인 동시에 중요한 투자자다. 우리 대학은 학생을 과거의 ‘교육수요자’나 ‘고객’을 넘어 ‘투자자’로 정의하고 ‘투자유치’의 관점에서 우리 대학의 가치를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알리고 있다. 각종 고등교육 대체재의 등장과 취업난으로 인한 대학교육에 대한 회의적인 인식은 오히려 우리 대학 같은 ‘작지만 강한 특성화된 글로벌 대학’에는 좋은 기회다.

한국뉴욕주립대의 인재상은 유능하면서도 훌륭한 인재다. 유능하다는 것은 본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에 비해 경쟁우위에 있는 역량과 능력(skillset)을 말한다. 한국을 벗어나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국제적 감각과 소통능력으로 대표되는 기업가정신도 유능한 인재가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이다. 하지만 유능한 것만으로는 성공적인 삶과 경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진정한 미래형 인재로 성장하려면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 흔히 ‘점의 연결(Connecting Dots)’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바로 ‘연결’ 역량이 중요하다. 문화적, 언어적, 사회적 배경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충돌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조직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즉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사람을 훌륭한 인재라고 볼 수 있다.”

- 개교 10주년을 맞는 시점에 전자정보공학과를 신설하는 의의와 향후 목표는.
“올해 가을학기 개설되는 전자정보공학과는 한국뉴욕주립대가 디지털 변혁의 시대에 명실상부한 ‘이공학예술(STEAM) 특성화 글로벌 대학’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는 마일스톤(milestone)이 될 것이다. 전자정보공학과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대학 전자정보공학과 교수진이 뉴욕캠퍼스와 같은 교육과정으로 수업을 하게 된다. 또 기술경영학과와 컴퓨터과학과 등 기존 학과들과의 협동연구는 물론 뉴욕캠퍼스 교수 및 학생들과의 활발한 교류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와 인공지능 분야는 현재 뉴욕 주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 새롭게 개설되는 학과와 협력할 예정이다. 스토니브룩대가 운영하는 국립 연구소인 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와의 활발한 공동연구 또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인공지능을 이용한 전자산업과 에너지에 관련된 전기자동차 산업에 필요한 연구를 인천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혁신 주체들과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Arthur H. Lee 총장
Arthur H. Lee 총장

- 앞으로 한국뉴욕주립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도전 과제는.
“한국 대학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겠다며 본격적으로 국제화 경쟁에 뛰어든지가 벌써 20년이 됐다. 하지만 많은 국내대학이 외국인 학생 수와 영어강의 비율 등의 지표로 대표되는 표면적 국제화에 머물러 있는 사이, MOOC의 등장으로 온라인 대학교육에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러한 돌풍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태풍으로 진화했다.

이렇게 ‘대학교육의 판’이 바뀌는 시대에는 ‘학생들은 이런 것들을 배워야 해’라는 당위성에 의한 일방적인 교육보다는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갈 수 있는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하도록 대학교육도 변화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한국뉴욕주립대가 대학사회, 나아가 세상에 제시해야 할 이정표가 돼야 한다고 본다. 그러한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시장을 벤치마킹하는 것을 넘어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안목과 도전정신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 그리고 교직원들 모두의 시야가 전 세계를 향해 있다는 점이 매우 희망적이다. 이는 우리 대학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 10주년을 맞아우리 대학의 설립 목적을 다시 돌이켜보면 미국대학이 강조하는 ‘다양성(Diversity)’와 ‘포용성(Inclusion)’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고등교육 지형의 대격변 속에서 한국뉴욕주립대의 고유 정체성과 가치를 확고히 한다는 점이다.”

- 마지막으로 한국뉴욕주립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History Makers. We Change the World.’ 한국뉴욕주립대의 슬로건이다. 우리 대학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세계 유일무이한 형태의 글로벌 고등교육 기관인 한국뉴욕주립대가 써 내려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바로 여러분이 장식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대학에서 여러분들이 학습하고, 생활하고, 교류하는 모든 순간이 한국뉴욕주립대 역사에 기록되고 기억될 것이다. Think Big, Act Small이라는 말처럼 세상을 바꾸는 일은 결코 단 한 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큰 뜻을 품고, 그 꿈을 향해 작은 첫걸음을 내딛어보려는 여러분들의 여정에 한국뉴욕주립대가 가치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으로서 차별화된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를 품으려는 모든 학생을 우리 대학에서 함께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하겠다. 여러분들이 우리 대학을 선택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될 것이다.”

 

한국뉴욕주립대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위치한 외국대학 단지인 인천글로벌캠퍼스에 2012년 설립된 국내 최초·최대의 미국 대학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주요 기관이 참여한 국가적 고등교육 국제화 프로젝트다. 뉴욕주립대의 한국캠퍼스가 2011년 교육부 승인을 받아 최초로 개교가 확정됐다. 2012년 30여 명의 대학원생과 함께 출범했으며 이후 지속적 확장을 통해 2022년 3월 현재 총 7개 학과 약 1300명 학생, 110여 명의 교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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