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입학회장(동주대 입학처장)

박희진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입학회장
박희진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입학회장

제주에서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문득 몇 해 전 열병처럼 퍼져나간 ‘벚꽃 피는 순서’가 떠올랐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함께 서울에서 먼, 다시 말해 봄 소식이 먼저 전해오는 대학부터 차례로 문을 닫을 것이라는 주장이 뇌리를 스쳤다. 그러나 결국 서울·경기에도 ‘벚꽃 피는’ 봄은 오기 마련이다.

3월 초 특성화고교 교사와 인사를 나누면서 주고받은 대화 중에서 “입학처장님 힘들지예…우리도 만만치 않습니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부산의 경우 이미 한두 개의 특성화고교를 제외하고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 도달했다. 또한 대학들은 입학과 함께 자체 구조조정으로 인한 진통과 후유증으로 캠퍼스가 황폐(?)해지는 잔인한 개강 열병을 겪어야만 한다.

지자체별로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개발·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속 시원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지역청년 문제에 대한 논의는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와 주거 안정의 문제를 전문대학과 특성화고교의 현실적 어려움을 대입해 고민할 필요도 있다. 과거 상업계와 공업계 중심의 특성화고교들은 학교의 수와 학생 정원이 감소됐고 교명을 포함해 교육과정까지 변화하고 발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문대학과 인근지역 근거리 특성화고교가 함께 협력하는 교육연계 논의가 활성화돼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문제까지 고민해보는 정책 개발의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즉 전문대학들은 이미 2013년에 시작된 특성화(SCK)와 사회맞춤형(LINC+) 등의 재정지원 국책사업을 진행하면서 실습교육을 위한 환경개선이 이뤄졌다. 아울러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개발과 산학협력 관계 구축, 교육에 필요한 실습기자재들을 준비했다. 지역사회 중심의 교육수요를 분석하고 현장중심의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전문대학별 특화된 현장미러형 실습실들이 캠퍼스 내에 만들어졌으며, 산업체 특성에 맞는 현장실습을 위해 현장실습지원센터가 설치됐다.

또한 현장경력이 풍부한 전문교수진들이 학생 지도를 담당하는 등 전문대학 변화와 노력에 의한 성과도 있었다. 전국 전문대학들의 평균 취업률이 70%를 넘어서고 있으며 지역산업체를 기반으로 하는 전문대학들은 80%를 넘어서는 취업률을 달성하고 있다.

유지취업률과 고용안정에 대해 고민해 볼 때가 됐다. 지자체별로 지역인재 장학금과 청년수당, 청년들을 위한 공공주거 복지정책 등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아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전문대학과 인근 지역 특성화고교 간의 교육연계 협력을 통해 변화하는 청소년들의 교육 욕구를 해결할 수 있으며, 전문대학의 교육과정과 외래교수진 구성 등은 개방적이고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특성화고교의 효율적인 수업 진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 하지만 문제는 서비스 업종과 외식 등 자영업 소상공인들은 직원을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으며, 지역 특성화고와 전문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만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대의 경우 공채를 통한 대기업 취업과 대학원 진학 그리고 연구개발직 등 보다 다양한 진로와 취업의 길이 열려 있다. 그러나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인력들은 특성화과-전문대학의 연계교육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들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현장 맞춤형 교육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졸업과 동시에 현장연수(OJT) 과정을 생략하고 즉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자체별로 특성화고교와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지역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대기업 취업이 아닌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체에 취업해 당당하고 건강한 시민으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결국 특성화고와 전문대학의 교육 협력을 통한 정책개발은 지역청년문제를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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