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분석력, 예술적 표현력까지 갖춘 지성인을 양성하겠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손풍삼 순천향대 신임 총장은 임기 4년 동안 ‘지성인 양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의 본질에 충실할 때 진정한 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손 총장은 “대학이 학문의 전당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기능인 양성에 그치고 있는 현실을 앞장서 타파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성인을 키워내기 위해 손 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책 읽는 문화’ 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창(순천향대)역’까지 연장된 수도권 전철 통학생들을 위해 역사 내에 서가를 만든다. 손 총장은 “학생들이 서울과 아산으로 통학하는 1시간 30분 동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반듯한 인성을 갖추고 사회적 책무를 무겁게 여기는 인재를 배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순천향대는 지난해 9월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종합 24위를 기록했다. 대전·충청권에선 KAIST 다음으로 높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손 총장은 “2014년까지 5개 특성화 분야를 국내 Top 10에 진입”시키는 것으로 발전의 탄력성을 유지한다는 포부다. 손 총장은 지난해 12월 6대 총장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압도적 지지를 얻어 총장에 선임됐다. 대학과 부속병원에서 선정된 130명의 선출위원 중 투표 참여한 123명 중 102명(83.6%)의 지지를 받은 것이다.

- 대학 구성원의 높은 지지를 얻고 총장에 취임했는데.

“오는 2013년 2월까지 임기다. 공교롭게도 입학자원이 급감하기 시작하는 2012년이 임기 후반부에 걸려있다. 대학으로선 어려운 시기이자 중요한 시기다. 신임 처장들과 보직교수들에게 2012년 이후의 순천향대의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그림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입학자원 감소란 위기 속에서 생존 여부가 결정된다. 살아남기 위해선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보직교수들에게도 ‘경쟁력’과 ‘특성화’란 두개의 키워드를 갖고 4년간 함께 일하자고 했다.”

- 순천향대는 특성화 계획과 비전을 말해 달라.

“우리 대학은 의과대학을 모태로 발전한 대학이기 때문에 이 강점은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의료과학분야 외에도 글로벌 비즈니스 스쿨(GBS)과 디스플레이·사회복지·특수교육을 특성화 분야로 육성할 계획이다. ‘5 Top 10’이란 목표에 따라 5개 특성화 분야를 2014년까지 국내 ‘Top 10’에 진입시키겠다. 순천향대의 발전계획인 ‘유니토피아 2020’의 1단계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지난 7년에 해당한다. 이 시기는 대학의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기반 조성기로 ‘신 수도권 제1의 사학’으로 발전하는 게 목표였다. 이 목표는 지난해 9월 중앙일보 평가에서 24위, 충청권 일반대학 중 1위를 차지하면서 성취됐다. 지난해 12월엔 수도권전철이 우리대학 인근 ‘신창(순천향대)역’까지 개통됨에 따라 지리적으로도 ‘신 수도권 대학’으로 자리 잡게 됐다. ‘5 Top 10’는 2단계 목표다. 2014년까지 계획돼 있지만, 임기 내 완성을 목표로 드라이브를 걸겠다. 5개 분야를 톱 10에 진입시켜 명문사학 20위권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3단계 최종목표(2015~2020년)는 2개 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시켜 세계 100위권에 진입시키는 것이다.”


- 순천향대가 가진 비교우위는 뭔가.

“순천향대는 병원을 모태로 출발한 대학이다. 1974년 서울 용산 한남동에 순천향병원이 개원하면서 대학의 역사가 시작됐다. 병원과 의과대학을 기반으로 30년간 발전해 왔기 때문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의료과학이다. 개교 당시부터 축적된 교육역량이 있고, 서울·부천·천안·구미에 4개의 대형 부속병원이 있다. 학생들은 캠퍼스에서 기초의학 등을 수업받고, 부속병원에서 실습수업을 한다. 비교우위를 갖는 장학프로그램도 있다. ‘순천향 아너스(HONORS)’는 순천향대를 빛낼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장학프로그램이다. 우수 한 신입생들이 입학 직후부터 △해외 대학원 유학 △의·치학전문대학원 진학 △고급 공무원 △대기업 취업 △로스쿨 진학 중 자신의 진로를 택해 집중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에겐 장학금과 해외연수·기숙사 입주 등의 특전이 주어진다. 모교 이름을 빛낼 인재가 없다면 대학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순천향 아너스’를 강화시켜 대학 위상과 평판도를 제고시켜 나가겠다.”

- 4년간 주력할 부문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분석력, 예술적 표현력까지 갖춘 지성인을 양성하겠다. 대학이 학문의 전당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기능인 양성에 그치고 있다. 순천향대가 지난해 건학 30주년 맞아 제시한 슬로건은 ‘대학문화의 새로운 품격’이다. 여기엔 시대정신을 갖춘 지성인을 양성하자는 뜻이 깔려 있다. 대학의 본질을 회복해야 순천향대도 진정한 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 취임과 동시에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말 수도권전철이 연장됐다. 인근 신창(순천향대)역에서 서울로 통학하는 학생이 2500~3000명이다. 이들이 1시간 30분의 통학시간 동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미 코레일과 손잡고 신창(순천향대)역사 내에 서가를 만들기로 했다. 제가 소장한 책부터 기증하겠다. 3000권 이상을 비치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하겠다.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해 반듯한 인성을 갖추고 사회적 책무를 무겁게 여기는 인재를 배출하고 싶다.”


▲본지 심준형 발행인(왼쪽)이 손풍삼 총장과 환담하고 있다.

- 수도권 전철 연장으로 학생유치에 파란불이 켜졌다. 이를 기반으로 한 우수학생 유치방안은?

“장학금·기숙사를 확충하고,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숨겨진 인재를 발굴하겠다. 현재 우리대학의 기숙사 수용능력은 2000명 정도다. 앞으로 1000명을 더 수용할 수 있는 최신형 생활관을 신축할 예정이다. 특히 입학사정관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사정관들이 발로 뛰어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사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은 인재도 찾고 싶다.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한 편의 ‘에세이’만으로도 입학 할 수 있는 제도를 연구해 보라고 지시했다. 그런 학생을 뽑아 제대로 가르쳐 품격을 갖춘 인재로 길러내면 그것이 순천향의 새로운 브랜드 가치가 될 것이다. 우리와 자매결연을 맺은 70개 고교와도 협의하겠다. 고등학교의 의견도 듣고 추천도 받겠다.”

- 지역과의 협력이 중요한 시대다. 아산시와 협력을 추진하는 게 있는가.

“이미 아산시와 협력관계 속에서 우리 지역이 평생학습도시·국제화교육특구로 선정되는데 협력했다. 현재 의과대학 차원에서 ‘SCH 온천문화연구소’(가칭)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 노인건강·아토피·피부·웰빙 등을 주요 테마로 연구해 지자체와 협력할 계획이다. 우리대학에서 20~30분 거리에 온양온천이 있다. 건강진료와 온천을 활용하는 웰빙산업을 아산시와 협력해 추진할 생각이다. 점차 온천이 질병을 치료하는 도구가 되고 있고, 고령사회에서는 헬스케어에 관심이 높다. 온천을 찾아온 노인과 우리대학 의대생들을 만나게 해줄 생각이다. 노인들은 의대생들에게 진료도 받고 온천도 즐길 수 있고, 우리 대학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서교일 전임총장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며 그중 손 총장께서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 뭔가.

“지난해 우리 대학과 공동으로 중앙일보 평가 24위를 기록한 대학이 영남대다. 그래서 우동기 영남대 총장의 개혁정책이 소개됐는데, 개혁 드라이브만이 대학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기재는 아니다. 순천향대는 ‘가족형 리더십’이 순위 상승의 비결이다. 전임 총장께선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고, 개혁에도 인내심을 발휘했다. 이러한 ‘가족형 리더십’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교수 학생들과 소통하는 총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손풍삼 총장은...

 1944년 전북 전주 출생이다. 1978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와 단국  대에서 각각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통령 비서실 교육문화비서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교육문화심의관, 국방부 대변인, 국제사회문화연구소장, K-TV 방송주간 등을 지냈다. 2002년부터 순천향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로 재직해 왔다. 2005년 대외협력부총장을 거쳐, 지난 24일 순천향대 6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 : 심준형 발행인 · 정리 : 신하영 기자 ·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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