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총장 취임 후 대학 구성원과의 ‘신뢰 쌓기’에 방점, ‘따뜻한 총장’으로 불려
‘ACE교육모델 기반 트랙 교육과정’ 운영, 현장밀착형 진행, 산업체 주문식 교육 확대
서울시 캠퍼스타운 종합형 사업 선정돼 80억 원 지원받아…노원구와도 창업기업 육성 콜라보
62개 우수 기업들 캠퍼스 입주, 방송·문화예술분야 창업기업 발굴·육성…서울동북지역의 창업 허브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다문화가정·새터민·지역민 등 다양한 입학자원 발굴, 평생직업교육 프로그램 다양화
교육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해 산학일체형 교육시스템 구축, 학생들의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 강화

인덕대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홍석 총장을 지난달 29일 인덕대 총장실에서 만났다.(사진=한명섭 기자)
인덕대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홍석 총장을 지난달 29일 인덕대 총장실에서 만났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세월을 이고 진 우람한 참나무 같다. 박홍석 인덕대 총장을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지난 36년간 인덕대라는 거대한 뿌리에 튼튼한 줄기역할로 대학의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박홍석 총장은 지난해 12월 ‘최고경영자’ 타이틀을 꿰차며 대학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소통’과 ‘신뢰’를 중시하는 박 총장은 항상 낮은 자세로 임한다. 대학 구성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따뜻한 총장’으로 불리며 대학 구성원들의 단합을 이끌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 성공을 위해서라면 밤낮없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 학생을 위한 사업을 구상해왔다. 그가 인덕대의 새로운 100년 행보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 이유다.

총장에 취임한 지 이제 갓 석 달이 지났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대학 발전을 위한 ‘설계도’가 완성돼 있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고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데에 필요한 재료를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것이다. 그의 두 눈은 인터뷰 내내 예리하고 밝게 빛났다. 특히 인덕대 비전을 거침없이 쏟아낼 때는 지휘봉으로 연주하듯 양손을 좌우로 강하게 흔들기도 했다. 인덕대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홍석 총장을 지난달 29일 인덕대 총장실에서 만나 향후 걸어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 눈부신 성장을 일궈낸 인덕대가 앞으로의 50년, 100년 세계 대학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정신을 가져야 하는지 총장의 견해를 듣고 싶다. 
“인덕정신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나를 바쳐 남을 섬기자’다. 우리가 잘 살려면 사람과의 관계지수(NQ)가 좋아야 한다는 게 많은 학자들의 연구에서 언급된다. 우리 대학의 정신은 아주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이러한 삶의 태도와 정신으로 살아간다면 인덕인들은 어딜 가도 환영받을 것이다. 100년 후의 인덕도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나아가야한다고 본다. 우리 대학은 인성교육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지난해 12월 총장으로 취임한 지 석 달이 지났다. 그간 대학의 어떤 부분들을 점검하고 강화했나.
“제일 중요한 것은 ‘신뢰’다.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신뢰 쌓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소통은 쉬운 부분이 아니다. 인덕의 미래를 더 잘 만들기 위해 더욱 소통을 많이 할 필요를 느낀다. 대학본부가 한 약속은 꼭 지키려고 하고 있다. 전임총장 시절에 많은 일들을 구상해뒀다. 그 부분들을 이어받아 잘 실행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꾸준히 점검도 하고 있다. 

일례로 교육환경 개선을 통한 학습자의 교육의 질 향상과 창의융합 직업교육강화를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와 매칭된 교육과정의 개발·운영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Data, Network, AI 분야와 융합된 전공교육으로의 개편이 절실해 이에 대한 구성원들과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행정부서 간, 학과 간 칸막이 제거 그리고 공간 등 자원의 활용 효율화와 데이터를 근거로 한 소통, 서로 존중하는 문화의 창달, 취업률 및 재학생 충원율 등에 대한 점검과 강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 30여 년간 인덕대와 동고동락한 것으로 안다. 그만큼 누구보다 대학 전반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인덕대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지리적인 부분과 인적 구성 부분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덕식구들은 생각이 다양하고 애교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방향이 옳다고 생각되면 모두 합심해서 나아간다. 단점을 굳이 찾자면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부와의 교류를 통한 사회의 변화를 적극 받아들이고 교과목에도 이를 반영해 우리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가 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다.” 

- 전국 133개 전문대 중에서 서울에 9개교가 있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입지적 장점을 갖춘 인덕대가 ‘이것만큼은 잘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면. 
“인덕대 특화형 트랙 교육과정을 꼽을 수 있다. 우리 대학은 ACE교육모델을 기반으로 트랙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유롭게 본인의 전공트랙과 타 학과의 융합트랙, 대학의 마이크로 트랙을 이수하고 졸업할 수 있다. 본인의 선택에 따라서 본 학과의 전공교과목으로 전공학점을 채울 수도 있고 원하는 타 학과의 융합트랙을 이수해 전공학점으로 선택도 가능하다. 또한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AI, AR·VR, DATA science, 1인 미디어 콘텐츠 개발 등의 다양한 마이크로트랙(3과목, 9학점)을 계절학기로 이수할 수 있고 산업체 요구에 맞춘 주문식트랙을 통해 현장밀착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추후 산업체 요구에 맞춰 학문 간에 다양한 융합트랙 개설과 주문식 교육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박홍석 인덕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박홍석 인덕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 교육부가 추진하는 ‘(가칭)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이 올해 시작된다. 지역과 연계한 전문대의 평생직업교육기능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현재 인덕대가 노원구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고 들었는데. 
“노원구는 서울에서 5번째로 청년인구가 많고 6개의 대학이 밀집돼 있는 교육도시로 청년이 모일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한 지역이다. 우리 대학은 2019년 12월에 방송·문화예술 분야의 특성화를 기반으로 서울시 캠퍼스타운 종합형 사업(4년간 80억 원 지원)에 선정됐다. 이는 전문대학을 통틀어 유일한 성과다. 우리 대학 캠퍼스타운 사업은 노원구와 함께 ‘문화예술 ICT 융복합 창업기업 육성을 통한 한류 체험형 Trip Activity 허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대학은 창업문화 확산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창업지원시설조성 △I·CULTURE·DU창업경진대회 △창업아카데미 △주니어아카데미 △창업네트워킹 △원스톱 창업상담 △동북권 소상공인들을 위한 라이브커머스 △한류체험 Trip 축제 △인덕 K-STAR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방송·문화 예술분야의 우수 기업을 발굴하고 창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연지스퀘어 전용면적 2059㎡에 달하는 개별 창업공간 21실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방송영상촬영 스튜디오와 편집실 각 1개실, 1인미디어실 4개실, 미디어 파사드실 1개실, 코워킹스페이스 2개실 그리고 화상회의가 가능한 회의실 1개실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우리 대학은 노원구 소유의 공간을 활용해 인덕창업팩토리(광운대역 위치)도 구축했다. 연면적 843㎡ 건물에는 개별 창업 공간 16개실과 코워킹 스페이스 1개실, 회의실 2개실을 조성했고 올해 추가로 21개의 창업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올해 3월 기준으로 현재 62개의 우수한 기업들이 입주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추후 우리 대학은 지역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한류 문화산업의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방송·문화예술분야의 창업기업을 발굴해 육성시킴으로써 지역경제의 활성화는 물론 서울동북지역의 창업 허브로서 자리매김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 지난 1월 ‘전문대학 창업교육 활성화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서 ‘로컬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대에 로컬 창업이 갖는 의미는. 
“지역일자리의 확대는 지역 대학 성장발전의 기본요건이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창업은 지역경제의 선순환 고리가 된다. 선진국의 주요 도시들을 보면 대학과 함께 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배움과 실행 그리고 새로운 지식의 창달을 위해 로컬창업은 지역발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로 많은 전문대에서 AI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주목하고 있다. 인덕대는 AI 인재 양성에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인덕대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우리 대학은 대학의 핵심역량 5가지 중 하나로 창의융합역량을 설정하고 다양한 융합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2020년부터 융합 마이크로 트랙으로 AI 딥러닝, 빅데이터 전문가, VR·AR전문가 과정 등이 개설돼 계절학기를 운영하고 학과에 상관없이 매학기 100여 명의 이수자를 배출하고 있다.”

- 최근 인덕대를 포함한 전문대 56개교가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도원결의한 것으로 안다. 인덕대는 향후 메타버스 미래교육에 대비해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있나. 
“우선 통합전산망의 구축을 서두르고자 한다. △Anytime, Anywhere, Anyone 회의 △교육 △행정지원이 이뤄지는 캠퍼스 등 교육과정에 다양한 콘텐츠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메타버시티(Meta-versity)를 구축하고자 한다. 입학·졸업식 등의 이벤트성 행사에 메타버스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교수학습법과 연계한 VR·AR 기반의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일부 교과목에 도입돼 많은 효과를 봤다. 올해는 K-뷰티 AR·VR 콘텐츠를 개발해 본교에서 활용하는 한편, 지자체 그리고 평생직업교육 더 나아가 해외의 교육 수요자에게 수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언젠가 K-메타버스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적인 성공사례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 인덕대가 추진하는 교육혁신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인재의 양성이 지향점이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교육과정을 대학에 적용하고 대학의 기술연구가 산업체에 반영돼 상호유기적인 적응과정을 반복하는 살아있는 산학일체형 교육과정이 돼야한다. 또한 학생이 원하는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스스로 전공을 설계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과정을 통해 미래시대에 주도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최선을 다 하고자 한다.”

- 전문대의 장점은 취업률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학생들 입장에서는 취업 걱정이 크다. 인덕대만의 학생 취업전략이 궁금하다. 
“‘Pre-GOM’이라는 인덕대만의 취업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의 진로 분야에 맞춰 다양한 진로 프로그램이 비교과 과정으로 제공되고 있다. 또한 전국 12개 전문대학과 연계해 커리어패스협의회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취업의 지평을 넓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저출산 여파로 학령인구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방소재 전문대는 벌써 울상인 곳이 많다. 인덕대는 서울에 위치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은 무엇인가.   
“고졸자들이 중요한 입학 자원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자들만 입학 자원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이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입학자원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문화가정과 새터민, 지역민을 위한 평생직업교육 프로그램의 다양화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통계를 보니 다문화가정이 230만 명에 달하고 수도권에 130만 명이 거주한다고 한다. 1%만 해도 1만3000명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받게 할 수 있다면 대학의 큰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새 정부가 탄생했다. 하지만 전문대를 위한 구체적인 공약은 없어 보이는데, 고등직업교육 혁신을 위해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해 달라. 
“교육은 투자다. 전문대학 교육에 대한 투자를 더 해달라고 많은 분들이 요청을 하지만 늘 전문대학에 대한 지원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전문대학의 인력들이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실험·실습에 대한 지원을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주기를 소망한다. 전문대학 학생들이 양질의 중소기업에 취업할 때 국가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박홍석 인덕대 총장(왼쪽)과 최용섭 본지 주필 및 편집인이 인덕대 도서관 로비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박홍석 인덕대 총장(왼쪽)과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이 인덕대 도서관 로비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 현재 전문대학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또한 위기를 타개할 정부·입법 지원책으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임금체계 정비가 시급하다. 전문대학 졸업자에 대한 처우의 개선은 국가가 지향하는 학력의 낭비를 제거하면서 양질의 인력이 중소기업으로 향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양질의 인력이 중소기업으로 향할 때, 지역경제도 살아날 것이고 히든챔피언 기업들이 많이 발굴될 것이다. 이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져 도시집중 완화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 임기 내에 반드시 이루고 싶은 정책 하나를 꼽는다면.
“디지털로의 전환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학생들이 대학에 다니는 동안 데이터에 대한 소양을 쌓아 데이터 리터러시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의 시대는 데이터에 의해 삶의 질이 좌우되는 것을 매일 느끼며 산다. 우리 학생들과 인덕의 식구들이 건강한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데 부족하지 않게 돕고자 한다. 교육과정에서 데이터분석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융합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교수자 중심의 교육과정을 교육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해서 산학일체형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학생들이 ‘내 꿈을 디자인하고 내 꿈의 터전을 마련해준 모교’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드는 데 기여한 총장으로 기억될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 같다.” 

■ 박홍석 총장은…
한양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공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산학연협회장과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장, 한국소공인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12월 제8대 인덕대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 = 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 = 이중삼 기자 /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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