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전 대교협 회장, 윤석열 행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 내정
대교협·사총협·한국정책학회 등 교육계 요직 두루 거친 전문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획일화된 대학평가 비판 등 일관성
전문대학가 “평소 전문대 목소리 경청…대학 현안 이해도 높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2차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국무위원 후보와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인선에 포함됐다. (사진=대통령직인수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2차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국무위원 후보와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인선에 포함됐다. (사진=대통령직인수위)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김인철 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전 한국외대 총장)이 지난 13일 윤석열 행정부의 초대 교육사령탑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내정자로 지명됐다. 경남 마산 출신인 김인철 장관 내정자는 한국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내정자는 지난 1988년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고 한국정책학회 회장, 사이버한국외대 총장, 한국외대 총장,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등 학계·교육계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두 번째 내각 인선을 발표하며 “교육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들춰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고, 획일화된 교육정책으로 한계에 봉착한 교육부에 개혁적 목소리를 낸 김인철 전 대교협 회장과 같은 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지난 2013년 서남수 전 교육과학기술부(교육부) 장관 이후 9년 만에 대학 총장 출신 교육부 장관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공립·사립대를 아우르는 대교협 회장을 역임했던 김 내정자의 경험이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소외됐던 고등교육계 현안 해결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대교협 회장’ 출신…고등교육 현안 해결에 긍정적 = 새 정부 교육사령탑에 대한 고등교육계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 교육부가 획일적인 고등교육 체제를 초래했고, 이는 국내 대학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학령인구 감소와 계속된 등록금 동결·인하로 대학 교육 혁신은 엄두도 못 낼 정도로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지역 인재 양성의 거점이 돼야 할 지방 전문대는 고사 직전의 상황이다. 청년 취업난 심화와 지역 경제의 붕괴로 수도권 쏠림, 지역 인재 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으로 편중된 상황에서 경영난을 겪는 전문대의 폐교대학 속출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대학가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부가 지방 중소 사립 전문대의 폐교 위기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보고 있다. 지역 전문대를 중심으로 한계대학이 속출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현안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어 전문대 혁신 분위기는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 내정자가 윤석열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발등에 떨어진 불은 대학 평가 제도 재설계와 고등교육 재정 안정화가 될 것이다. 이는 전문대학가에서도 최대 현안으로 꼽는 문제다. 이 때문에 전문대학가에서도 “이제 고등직업교육계의 현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게 됐다”며 김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 “그간 소외됐던 전문대 현안도 잘 챙기길 바란다” = 교육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학 현안 해결을 기대하는 전문대·고등직업교육계의 반응이 쏟아졌다. 이른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등 대학 재정에 대해 평소 강조해왔던 김 내정자가 지명되자, 전문대학가는 환영의 뜻을 전하면서 대학의 자율성 회복과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대구보건대 총장)은 “교육부 장관은 사회부총리로서 교육뿐 아니라 고용노동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행정안전부 등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조정자의 능력이 필요하다”며 “국공립대·사립대 등 여러 형태의 교육기관이 모여있는 대교협의 회장을 내정자가 하셨기 때문에 전체에 이로운 정책 방향을 잘 잡아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그동안 대교협·전문대교협은 국회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 대외활동을 같이 해왔다”며 “대학 재정 확충, 규제·평가 완화 등 일반대·전문대 공통의 현안을 내정자가 워낙 잘 알고, 특히 전문대학가의 문제의식에도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라 본다. 교육정책 전문성 면에서 적절한 발탁이 될 인선”이라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도 김 내정자 지명에 대해서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삼육보건대 혁신기획처장)은 “대교협 회장을 역임한 김 내정자 지명은 대환영”이라며 “작금의 대학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고 전문대 현실도 잘 알고 있기에 주요 현안들이 해결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문상 고등직업교육연구소장(인덕대 교수)은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교육부에 가장 아쉬웠던 점 중에 하나는 교육부가 대학 현장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는 면이었다”며 “무엇보다 정치인이 아닌 대학 교육 현장에 계셨던 분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됐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교육의 큰 문제인 입학정원 부족 문제, 대학의 경제적 어려움 등 차기 정부 기간은 대학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내정자가 대교협 회장을 지낼 때 전문대 의견 청취와 역할에 대해 항상 세심하게 배려했던 것처럼 향후 전문대 정책에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김경태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장(광주보건대 기획실장)은 “내정자는 평소 대학에 완전한 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것과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통한 예산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며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에서 내정자와 수차례 만나며 교육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접할 수 있었다. 입법화,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겠지만 평소의 소신과 철학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훈 전문대교협 국제협력실장(서정대 교수)은 “내정자가 대교협 회장으로 재직할 때 보여준 합리적인 리더십과 공감 능력은 난마처럼 얽힌 교육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준다”며 “그동안 운영의 자율성이 철저하게 배제된 통제로 인해 수많은 대학이 국제 경쟁력은 고사하고 생존 문제에 직면했다. 내정자는 대학의 어려움을 진정성 있게 듣고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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