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일 취임 이후부터 대학개혁 드라이브…학사구조 대대적 개편
대학부제 학사구조 개편안 만장일치 통과…대학 구성원 전폭적 지지
대학 교수‧직원‧학생‧동문은 물론 지역사회 관계자와 폭넓은 소통
재정적 안정 기반 확보하기 위한 총장 직속 ‘재정 전략팀’ 신설
일반재정 ‘미선정’ 충격…교육과정, 학생학습역량지원 환류 시스템 강화
자동차 탄소저감 연구,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등 대형국책사업 수주로 350억 확보
지역 정주인재 및 양질의 일자리 확보 위해 ‘지역 체류형 인재양성 프로젝트’ 준비

이장호 군산대 총장은 “군산대를 일으키기 위한 핵심 전략은 당연히 지역과의 동반성장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 현재 국가 차원에서 군산형 일자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우리 대학은 연구력 제공, 산학협력 인프라, 맞춤형 인재 양성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이장호 군산대 총장은 “군산대를 일으키기 위한 핵심 전략은 당연히 지역과의 동반성장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 현재 국가 차원에서 군산형 일자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우리 대학은 연구력 제공, 산학협력 인프라, 맞춤형 인재 양성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이장호 총장이 군산대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3월 18일 취임 이후 한 달 반 만에 학사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대전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총장의 학사구조 개편안이 전체교수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며, 구성원들 역시 그 변화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강도 높은 혁신을 구성원의 지지 속에 추진할 수 있게 한 이 총장의 전략은 무엇일까. 이 총장의 전략은 위기의 지역 국립대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대학 혁신에 뜻을 모아줄 외부 인사들과 만나기 위해 서울을 찾았던 이 총장과 지난 3일 한국대학신문 본사에서 대담을 가진 뒤 이러한 궁금증이 해결됐다.  

이 총장은 인터뷰를 통해 군산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 전략에 대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놓았다. 조심스레 가져왔던 우려 역시 기대로 바뀌었다. 대학 혁신의 전략을 막힘없이 설명하는 이 총장의 얘기를 듣다 보니 명쾌하고 현실성 높은 대답에 고개가 절로 끄덕였다. 견고한 성벽처럼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면서도,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수용적인 태도로 소통하는 모습에서는 군산대 구성원이 이 총장의 의견에 만장일치의 뜻을 보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 총장 취임 이후 그동안 소회를 밝힌다면.
“3월 18일자로 취임하고 4월 7일에 취임식을 가졌다. 하지만 선거에 당선된 직후부터 대학 개편안 등 산적한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대학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훌륭한 고언들을 수렴했다. 실제로는 지난해 12월 21일 제9대 총장 후보자로 당선된 직후부터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고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그런 만큼 이 시기에 긍정적인 결과도 많이 얻었다. 그중 가장 소중한 것은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이해와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배가 항해를 할 때에는 지도가 정확해야만 안전하고 좋은 항해를 할 수 있다. 군산대의 대항해를 위해 좋은 지도를 마련한다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요즈음은 하루하루가 1년 같다.”

- 취임과 동시에 ‘대학 운영 기본 설명회’라는 이름의 비전 설명회를 진행해 구성원의 의견을 청취했는데.
“지금 군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 처해 있다. 사회가 아주 빠르게 변모하고, 코로나 이후의 교육환경과 교육에 대한 사회적 니즈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변모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고등교육환경이 변하면서 구성원 역시 위기감을 가져왔기 때문에, 외적인 동인 말고도 내적인 동인 역시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혁신에는 진통이 따르는 법이고, 이 진통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 동의가 필요하다. 어떤 위치와 상황에 처해있느냐에 따라 의견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갈등을 최소화할수록 그 성과는 더 커진다. 이런 측면에서 구성원에게 군산대가 처한 상황, 학사구조 등 전반적인 시스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학사구조개편위원회, 교무회의, 전체교수회의, 학무조정회는 물론 총학생회, 조교,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의견수렴을 거쳤다. 군산시 의회와 군산시청 등 지자체와 동문, 언론인, 기업인, 학부모, 유관기관 관계자 등 지역사회와도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눴다. 그러면서 군산대가 준비 중인 대학 개편안의 필요성과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대학개편에 대한 군산시의 공감을 끌어냈고,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성공적 실행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위한 협약을 군산시와 체결하기도 했다. 대학 개편은 행·재정적 네트워크, 산학연관 활동, 지역상권 및 지역민의 일상적인 삶 등 큰 규모에서부터 일상적인 일에까지 세세하게 연계돼 있기에 많은 분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대학, 특히 지역대학의 위기에 대한 전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돼있는 상황인지라 많은 분들로부터 두터운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군산대의 현재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도 가질 수 있었다.”

군산대는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요자 중심으로 학사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기업협업특화센터(ICC) 기반 특성화 대학부로 학사구조를 개편했다.
“2023학년도 모집을 위한 1차 개편을 마친 상태다. 기존의 7개 단과대 시스템을 2개 단과대학 8학부 35개 학과 시스템으로 개편했다. 특성화기반 대학부제의 특징은 한 마디로 수요자 수요에 부합하는 교육혁신이다. 교육혁신을 위한 기본 틀을 짜기 위해 대학구성원, 지자체, 교사, 산업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들 90% 이상이 학사구조개편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학생의 경우 전공 선택권의 보장과 실무형 교육, 취업률 향상을 반영할 수 있는 개편을 요구했다. 여러 계층의 수요를 반영해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채용수요자인 산업체의 요구에 맞춘 ICC 기반 특성화 대학부를 4개 신설했고, 단과대학을 통폐합해 2개 단과대학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역대학과의 상생 및 지자체 주력산업과 연계된 군산형 일자리 교육과정 및 지역 내 대학인 군장대와의 2+2 공유‧협력 교육과정 개설을 추진하며 공유‧협력‧채용연계형 교육혁신도 추진 중이다. 교육의 유연화와 수요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지역산업 수요와의 미스매치 및 취업률 저하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역 특성화 분야 분석을 통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다. 한마디로 교육 수요자와 채용수요자 중심의 지역 특성화 친화적 학사제도 개편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 학사구조 개편안이 전체교수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는 점이 놀랍다.
“감사하게도 모두 힘을 실어주셨다. 현재 군산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사실 국가중심 국립대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것이다. 이들 모두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군산대 역시 해결방안을 찾고 시도하는데, 그 어떤 대학보다 강한 동기를 갖고 있다. 그래서 학사구조 개편이라는,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안건도 만장일치 통과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총장 직속 재정 전략팀을 신설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학령인구 급감, 신입생 미충원 등에 따른 등록금 감소는 대학 대부분의 공통된 고민이다. 지역 국립대는 국가 균형발전의 거점이고, 교육의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 기초학문 및 보호학문 교육 등 국립대의 책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재정적 안정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국립대는 국가가 주인이라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몇 년 전부터 현실화되고 있는 학령인구 절벽현상과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등록금 동결, 정부재정지원 감소 등 국립대학의 현실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재정운용을 위해 대학의 자구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을 고려해 총장 직속 재정 전략팀 신설이 이뤄졌다.”

재정 전략팀의 역할은.
“초대형 국책과제 수주를 위한 TFT구성, 민관 재정지원사업 유치를 위한 전담인력 배치, 분야별 재정확충을 위한 시스템 구축, 대학 자체 수익구조 창출을 위한 플랫폼 구축 등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우리 대학의 특성화 분야에 집중해서 상용차부품 제조 및 기술지원, 자동차 탄소저감 혁신연구,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대형 해상풍력지지구조시스템 종합시험장 등 대형국책과제를 수주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중 이미 ‘해상풍력, 수산업, 환경공존 기술개발사업’, ‘지역에너지클러스터 인력양성사업’, ‘블루카본 기반 기후변화 적응형 해안조성 기술개발사업’, ‘수산전문인력양성사업 지역기반 해양수산과학기술개발’, ‘에너지혁신연구센터(풍력 지지구조 분야) 사업’ 등 해양 분야 주요 국책사업들을 수주하며 350억 원 정도의 재원을 확보한 상태다.”

- 기본역량진단에서 군산대가 어려움을 겪은 원인은 무엇이라고 진단하고 있나. 
“‘2021기본역량 진단평가’에서 미선정 대학이 된 것은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에도 매우 큰 충격이었다. 알다시피 ‘전임교육 확보율’, ‘교육비 환원율’, ‘학생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등 정량평가에서는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지만, 아쉽게도 정량적 정성지표, 그중에서도 비중이 높은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 ‘학생학습역량지원’, ‘특성화 계획 등 발전계획’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군산대가 나름대로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해 이룬 성과들도 많았던 만큼 아쉬움도 컸고 의아한 점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역량중심교육과 취업역량강화 교육의 환류(feedback)시스템 구축에서 교육부가 지향하는 점과 약간 미스매칭 됐던 부분이 있었던 점을 인정한다. 역량평가라는 것이 추상적이어서 개인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는지라 평가에 주관성이 개입될 수 있고 모호해지기 쉬운데, 이 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교육부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정리를 잘하지 못해 실제 가진 역량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 이러한 진단에 따라 군산대가 세운 전략은 무엇인가.
“교육과정이나 학생학습역량지원 등 낮은 평가를 받았던 부분에 대한 장‧단기적 환류 시스템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성과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해 대학성과관리 시스템에 교육 성과관리 시스템을 통합하고 성과관리 환류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개별 조직에서 이뤄지는 성과관리를 통합해 통합적인 진단을 기반으로 한 교육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또한 그 결과를 학교, 학과, 교수들에게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도 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해서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역량의 SWOT를 파악해 이를 객관해 볼 수 있는 시스템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물론 대학의 교육력은 재정력과도 비례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재정 확보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 군산시도 지역인구 감소와 학령인구 감소를 겪고 있다. 4년간 군산시 인구가 1만 명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안다. 군산대를 일으키기 위한 핵심 전략은.
“전 국가적으로 지방인구 감소와 유출로 지방소멸론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라북도는 타도에 비해 인구유출이 높고 학령인구 역시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다. 군산시도 마찬가지다. 인구 유출의 원인 중 타지 취업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더군다나 몇 년 전 군산이 겪었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의 철수 여파가 컸다. ‘지역대학이 지역의 위기다’라는 말이 우리 사회 주요한 화두가 되고 있듯이, 지역대학이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또한 지역사회의 성장은 지역대학의 발전을 이끄는 순환 체계 안에 있다. 군산대를 일으키기 위한 핵심 전략은 당연히 지역과의 동반성장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 현재 국가 차원에서 군산형 일자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우리 대학은 연구력 제공, 산학협력 인프라, 맞춤형 인재 양성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특히 산학협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대학으로, 지리적 요건과 산업 환경 인프라를 잘 이용하며 지역발전에도 큰 시너지효과를 내왔다. 여기에 더해 타지 취업을 위한 인구 유출을 막고,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해 우리 졸업생들이 타지로 진출하지 않고도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만족스런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역 체류형 인재양성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군산대 출신으로 지역에 정주하는 인재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가 증가해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면 지역사회 삶의 질과 환경이 제고될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다시 우수인재의 지역 대학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체계가 구축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지역사회와 협업을 통한 공동 교육과정도 개발할 계획이다. 취업연계의 실무형 교육을 통해 학생 만족도를 높이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역전략산업분야 산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학과 지역(산업체) 간 상생형 교육과정과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다.”

지난 3일 한국대학신문 본사 앞에서 환담하고 있는 이장호 총장(왼쪽)과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 (사진=한명섭 기자)
지난 3일 한국대학신문 본사 앞에서 환담하고 있는 이장호 총장(왼쪽)과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 (사진=한명섭 기자)

■ 이장호 총장은…
서울대에서 학사 학위를, 포스텍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군산대 기계융합시스템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해상풍력연구원장직을 맡았다. (사)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부회장, (사)한국풍력에너지학회 회장, (사)대한설비공학회 호남지회장으로 활동 중이며, 아시아-태평양 재생에너지포럼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다. (사)한국풍력에너지학회 학술상, (사)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학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2021년 12월 군산대 총장임용후보자 투표에서 1순위 후보자로 선출돼 2022년 3월 군산대 제9대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 = 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 = 허지은 기자 /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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