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 회장(충북보건과학대 학생취업처장)

이윤수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장
이윤수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장

202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한 코로나19가 전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으로 62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아직도 감염병의 끝은 먼 듯하게 느껴지지만 많은 국가들이 높은 접종률, 완치자의 증가로 인한 항체 형성, 중증화율 감소 등을 이유로 코로나19의 종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코로나19의 감염병 상황을 지켜보면서 확실한 하나의 사실을 인식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코로나19에 가장 대응을 잘한 국가로 인정받으며, K방역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재난 수준의 감염병 상황에서 교육적 측면에서 보면 사회적 약자는 더 큰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모든 국민에게 국가 재난은 불평등하게 다가올 것이며 더 힘든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로 발생된 교육, 경제를 포함한 사회적 불평등을 코로나19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2년간의 긴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면서 혹독한 현실을 맞이했지만 성숙한 시민의식, 의료진의 헌신적인 희생, 선진화된 의료체계를 통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희생없이 재난의 언덕을 넘어, 드디어 코로나 이전의 정상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부분 대학의 학생 관련 처장들은 코로나 감염병 대응을 위한 컨트롤타워(Control Tower)의 임무를 수행했을 것이며 필자와 같은 맥락의 고민을 했을 것이다.

이제 코로나 이전의 정상적 사회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한층 더 발전된 상황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 대학도 코로나 상황 속에서 단절된 2년 이상의 시간 이전으로 빠른 회복을 준비해야만 한다. 이미 코로나19의 엔데믹 사회는 AI기능이 확대되는 채용시장의 변화를 비롯해 디지털 전환의 급속한 확산으로 혼란기를 맞이하게 됐다. 특히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진로와 취업 환경을 재설정하고 이에 맞는 교수법의 새로운 설정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뉴노멀(New Normal)시대, 대학 교육의 변화 요구

대학은 코로나19 초기에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수업에 휴·보강을 반복하면서 겨우 비대면 수업을 시작했고, 강의자료를 만들고 영상을 제작하면서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많은 부분에서 초보수준이었다는 데 모두 공감할 것이다. 이제는 변했다. 사회가 위드코로나 시대로 명명(命名)되면서 교육의 질은 4대 트렌드(실감화, 연결화, 지능화, 융합화)로 향상 기회를 얻었으며, 교육과 기술을 접목시킨 에듀테크(EduTech)가 VR, AR, AI 빅테이터 학습으로 비대면 교육 활성화로 발전됐다. 또한 일방향으로 진행되던 강의가 원격토론, 학습보고서 작성 등 피드백을 의무적으로 받는 쌍방향 수업으로 변경됐다. 이제 교수의 권리는 사라지고 있다. 지식 전달자로 인식됐던 위치가 지식 공유 및 지식 재창출을 담당해야 하는 위치로 바뀌고, 티칭(Teaching)에서 코칭(Coaching)의 역할자로, 수동적 사고자에서 능동적 사고자로 변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일상에서 보다 발전된 사고를 지닌 교수자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가 됐음을 알 수 있다.

엔데믹 이후, 취업시장의 변화를 재학생 진로 지도에 활용

우리나라의 취업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화 디지털형태로 전환됐으며, 주로 재택근무, 플랫폼 노동자, 단시간 근로 등의 비대면 산업을 중심으로 신규 일자리가 다양하게 창출됐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효과와 더불어 감염병 확산에 따라 대분분 기업의 생산 자동화가 가속됐으며, 산업체에 따라 규모 간 고용격차의 확대가 매우 큰 폭으로 변화됐다. 이러한 변화는 인력공급의 감소로 채용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버렸으며, 대학의 졸업자는 구직을 포기하고 취업을 미루는 포기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됐다.

또한 변화된 취업시장의 영향에 따라 기존에 공채 중심의 신입사원 채용 위주에서 경력직 중심의 수시채용으로 변화되고 온라인 인적성 검사나 AI역량 검사 등의 비대면 채용전형 면접을 운영해 기존의 대면면접의 폭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대학은 이러한 노동시장과 채용시장의 변화에 따라 현장실무형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경력사원과 동일한 수준의 역량을 겸비한 인재를 육성해야만 하는 과제를 안게 됐고, 온라인 인적성검사 및 AI면접 교육을 확대해 채용시장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대학 내 진로지도에 한계를 인식하고 산업체 대표 및 기업 인사담당자의 특강을 통해 기업과 재학생 간의 채용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일상적 거리두기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교수자는 마음이 무겁다. 이미 코로나 상황을 거치며 많은 변화를 가져온 교수법의 적용 방법에 대한 고민, 변화한 노동시장에 적응시켜 우리의 학생을 취업시켜야 하는 고민 등이 있다. 그러나 이전부터 고민하고 해결했어야 하는 과제가 지금에야 인식된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으로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이 지혜이며,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덕목이다.” 내일이 곧 지금이라는 생각으로 바로 지금 변화를 맞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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