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 소속 임성은 씨
일반대 다니다 순천제일대 의료재활과 유턴
대학 졸업 뒤 올해 다시 전공심화과정 입학

임성은 씨는 일반대를 다니다 순천제일대 의료재활과에 유턴입학해 현재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 소속으로 공단 산하 순천병원 재활센터에서 재직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임성은 씨는 일반대를 다니다 순천제일대 의료재활과에 유턴입학해 현재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 소속으로 공단 산하 순천병원 재활센터에서 재직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보니까 일반대를 포기하고 전문대인 순천제일대 의료재활과를 선택한 것은 제 인생에서 너무나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성은 씨는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 소속으로 공단 산하 순천병원 재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최근 임 씨는 교육계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게 됐다. 그는 일반대를 다니다 전문대인 순천제일대 의료재활과에 입학한 유턴 입학생으로서, 졸업 뒤 올해 다시 전공심화과정인 의료재활학과에서 공부를 더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임 씨는 1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순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막연히 경찰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학과를 찾다가 일반대에 입학했던 여느 평범한 학생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씨는 공무원 시험의 높은 경쟁률과 낮은 합격 가능성 때문에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실제 대학교를 다녀보니 학과 선배들이 경찰공무원을 하기 위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모습이 어느 순간 너무 비전이 없어 보였다”며 “힘들게 책과 씨름을 하곤 있지만 정작 공무원이 되는 선배는 한두 명에 불과했고 미래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속상했다”고 말했다.

임 씨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온 것은 그가 아버지를 통해 의료재활과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됐을 때부터다. 군대에서 제대한 후 복학을 준비하던 그는 아버지로부터 의료재활과를 알게 됐고 너무나 놀랐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물리치료사보다 더 대우받는 보건 계열 전문 직종인 의료재활사가 될 수 있는 학과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점에 놀랐다”며 “흔히 우리가 병원에 가면 허리·다리 보조기 등을 아무나 만드는 줄 알았는데 의료재활과를 나와 보건복지부 국가고시인 의지보조기기사를 취득한 사람한테만 자격이 있다는 사실에 관심이 갔다”고 말했다.

특히 임 씨는 실체 일부분을 상실한 장애인을 위해 첨단 의족·의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강한 입학 동기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나중에 내가 업체를 차려서 장애인들에게 재활보조기를 만들어 주고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비용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며 “임상병리, 방사선, 물리치료사는 병원 취업이 대부분이지만 의료재활과는 약국의 약사처럼 자영업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순천제일대에 따르면 이 대학 의료재활과 졸업생들은 근로복지공단,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취업하고 있고, 미국 내 재활센터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또 순천에 위치한 재활보조기 업체인 순천의수족·제일의지보조기·하나의수족·혜성재활사, 군산의 군산재활보조공학, 목포의 전남재활사 등은 순천제일대 의료재활과 졸업생이 창업한 기업이다.

졸업 이후 그는 서울에 위치한 의료용 기기 업체에 취직했고 그곳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재활 기기 기업인 OSSUR의 한국 지사인 오서코리아에서 근무했다. 현재 그는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로 옮겨 그동안 무르익은 경험과 실력을 연마하는 중이다.

임 씨는 “학교에서는 재활의학과 방향으로 많이 배웠고 취직한 뒤 학교에서 배운 폭넓은 학문적 배경을 토대로 업무 적응이 빨라 비전공자에 비해 불편함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 돌이켜보면 일반대를 자퇴하고 순천제일대에 입학한 것은 내 인생에서 너무나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나의 미래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구나, 세상아 조금만 기다려라라는 말을 되뇌이며 열심히 공부했는데 어느새 꿈이 이뤄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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