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승 스탭스㈜ 부사장

박현승 스탭스㈜ 부사장
박현승 스탭스㈜ 부사장

어제는 스승의 날이었다. 희노애락의 모든 순간에 떠오르는 은사 명순구 고려대 교수(前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의 조언을 새겨본다.

7년 전 교무처장실에서 만난 명순구 교수는 온라인 교육 확대가 대학 사회의 난제에 해답이 될 수 있다며 회사 내 교육·훈련에도 접목해 볼 것을 주문했다. 처음엔 온라인 업무가 어색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고 소통과 공감의 도구로써 역할을 할 것이라고. 결국 관리자의 역할은 문명이 피어날 비옥한 삼각주(delta)를 만들어 주는 것 아니겠냐는 말도 덧붙였다.

직접 마주할 수 없는 시대 환경은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의 중요성을 가속화시켰다. 플랫폼의 정보 속에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평가하고 조합하는 개인의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가 됐다.

그렇다면 교육·훈련 방법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 걸까?

첫째, 하이브리드 교육·훈련을 최적화해야 한다. 교육·훈련에서의 하이브리드는 대면·비대면의 병행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온라인 수강과 함께 소그룹 단위의 멘토링·롤플레이 확대를 말한다. 코칭과 퍼실리테이팅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교육훈련의 성격을 고려한 커리큘럼 구성 능력과 수요자의 공감을 견인할 세심한 운영 능력이 필요하다. 실시간이든 녹화 방식의 콘텐츠 등 일방적 티칭 방식은 수요자의 관심을 끌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필자의 회사에서는 사옥 한층을 스튜디오로 만들어 자체 훈련과 위탁 교육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있다. 전국 29개 지역의 직업상담사를 대상으로 한 역량강화 커리큘럼에서 사례를 축적해가고 있다. 주제별 콘텐츠와 각종 솔루션마다의 기능이 잘 맞는지 검토하고 과정별로 다른 툴을 사용하는 등 운영 방식 변화를 주고 있다. 코치와 퍼실리테이터의 역할 분담을 통해 대상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면서 이는 결국 ‘할 줄 아는 사람’을 양성하는 데 성과를 보이고 있다.

둘째, 수요자에게 온라인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영상 플랫폼의 기능은 더욱 정밀해지고 콘텐츠는 정돈돼 갈 것이다. 그럼에도 수요자가 원하는 정보를 잘 보여낼 수 있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커리큘럼에 일치하는 구성과 정교한 준비가 선제돼야 하며 영상 내에서는 키워드 검색에 한계가 있으니 공급자는 썸네일·제작 목적과 취지·구간별 주요 내용· 검색 연계를 위한 해시태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플랫폼에서는 공급자가 설정한 해시태그에 수요자가 공감(좋아요)을 표할 수 있고 이를 필터링 하는 기능이 추가되면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콘텐츠의 키워드 연관성을 수요자가 판단하게 되면 일종의 만족도 조사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물건도 제 때, 제 자리에 없으면 의미를 갖지 못한다. 수요자 입장에서의 시뮬레이션과 소통 과정은 서 말의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기술 발전을 활용한 교육·훈련 시스템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비즈니스는 물론 사회 전반의 추세가 10년은 앞당겨졌다고 한다. 기술 발전만큼이나 사회 구성원의 인식변화 역시 큰 의미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미 온라인 교육·훈련은 ‘일상’일 따름이다. 똑같은 환경을 살더라도 어제와는 다른 시각, 다른 마음의 자세가 미래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세계적인 석학이나 글로벌 기업의 CEO와 마주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기회를 맞이한 우리 대학과 기업의 치열한 고민이 빛을 발할 수 있길 소망한다. 상황 변화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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