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단위에서 지역 내 공동 대학·ESG 가치와 결합
리빙랩 통해 혁신적인 산학연 모델 발전 가능성↑
지역사회 현안 발굴·해결 위해 대학 역할 더욱 중요
교육·연구·사회공헌이 통합된 활동 주도할 센터 필요

지난달 열린 DSC지역혁신플랫폼 미래리빙랩센터, ‘리빙랩 프로젝트 성과공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충남대)
지난달 열린 DSC지역혁신플랫폼 미래리빙랩센터, ‘리빙랩 프로젝트 성과공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충남대)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지역사회 문제를 대학과 지역이 함께 해결하는 ‘리빙랩(Living Lab)’ 프로젝트가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면서 진화하고 있다.

대전·세종·충남 지역혁신플랫폼은 ‘미래리빙랩 사업’을 통해 혁신플랫폼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과 기업, 지역이 참여하는 3-Way 리빙랩 사업을 시작했다.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의 일환이지만 충청 지역 내 여러 대학이 참여하면서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지난 4월 열린 ‘리빙랩 프로젝트 성과공유회’에서는 미래리빙랩 공모사업에 참가한 총 10개 대학 30개 팀 중 우수사례 5개 팀을 선정했다. 5개 팀은 △장애어린이용 레저스포츠 모빌리티 개발(나사렛대 장성필 교수팀) △대전 원도심 건강사각지대 없는 지역사회 프로젝트(충남대 안숙희 교수팀 △IoT 환자맞춤형 재활제어장치 개발(대전대 이명모 교수팀) △주민참여형 마이크로투어리즘 콘텐츠 플랫폼 개발(선문대 나방현 교수팀) △대전시 소제동 모빌리티 에너지전환마을 프로젝트(한남대 백한열 교수팀) 등이다.

미래리빙랩센터를 총괄하는 김태중 센터장은 “리빙랩 활동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지역사회 문제해결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의 우수한 성과를 확산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 상생·사회공헌 실천하는 ESG, 리빙랩과 결합되다 = 대학에 ESG 경영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ESG와 결합한 리빙랩 프로젝트도 선을 보이고 있다. 사회공헌 측면에서의 리빙랩이 ESG가 추구하는 목적과도 맥락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대학원생의 사회공헌 실천과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대학원생 전공을 연계한 고려대 사회공헌원은 꾸준히 사회공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는 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로부터 공정무역 캠퍼스로 공식 인증을 받고 △공정무역 리빙랩 구축 △대학 공정무역 동아리 구성 △대학 간 공정무역 공모전 개최 △대학 공정무역 전시회 및 국제 콘퍼런스 개최 등 공정무역 이해 제고와 확산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청운대는 홍성군문화특화사업단, 홍성지역관광조직DMO사업단 등과 함께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홍성형 ESD’ 실천 교육모델 구축에 나섰다. 이 협약을 통해 청운대는 △리빙랩을 통한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 기획 및 운영 △지속가능발전 교육 확산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및 운영 △다양한 지역민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공동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운영 등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나선다.

꾸준히 리빙랩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던 전주대는 ‘전주시-대학 ESG협약’을 맺으면서 리빙랩 프로젝트의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전주대는 지난해 12월부터 산학협력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면서 ESG 가치 향상이라는 전략과제를 만들고 산학협력 리빙랩을 적용하는 등 리빙랩 프로젝트를 다각화 하고 있다.

■ 효과적인 산학연 모델로서의 리빙랩 효과 = 개별 단위에서의 소규모 리빙랩 활동은 있어왔지만 대학과 대학, 대학과 기업 등이 함께 결합하면서 리빙랩의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빙랩이 산학연 결합 모델로서 지역과 현장기반형 혁신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발표된 ‘대학 리빙랩 추진의 효과분석에 관한 사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학의 리빙랩 도입을 통해 “산학협력 분야의 교육과 연구에 대한 혁신과 더불어 사회혁신을 창출해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크가”고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리빙랩을 통한 산학협력의 출발은 지역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혁신적 인사들이 상호호혜의 원칙하에 산학협력을 포함한 지역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공동학습하는 휴먼 네트워킹을 통해 정보와 방향성을 공유해야 한다”면서 “리빙랩을 통한 산학협력 활동의 목적은 결국 지역사회혁신과 지역대학의 발전 등이 포함된 개념의 지역발전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 지역 대학의 역할 중요…리빙랩의 주체자로 우뚝 = 그만큼 대학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송위진 박사는 ‘대학리빙랩 네트워크 포럼’에서 리빙랩 프로젝트 속에서 과거보다 한층 강화된 대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역 대학은 자체적으로 리빙랩 플랫폼을 형성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교육과 연구, 사회공헌이 통합된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창조할 수 있는 주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문제 해결과 관련해서도 대학은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존에서 지역혁신은 지역 내 연구소와 대학, 기업을 키워 산학혁신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뤄낸다는 시스템은 가치 체계의 변화로 축적된 자원과 인력으로 지역사회가 직면한 문제부터 해결해 나가면서 지역과 도시의 혁신을 이뤄내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이전에 대학에서 이뤄지는 연구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일명 ‘초학제적 연구의 수행’이라고 하는 대학이 보유한 전문가가 가진 지식과 시민사회의 활동이 결합되는 것으로 연구활동도 사회 및 과학 활동이 함께 이뤄지면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송위진 박사는 “기존의 운영 방식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관련 자원과 인력을 확보하면서 혁신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틀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대학 내 사회기술혁신센터 등을 만들어 스스로 리빙랩 플랫폼이 되거나 리빙랩 센터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BOX] ‘살아 있는 실험실’ 리빙랩은 무엇?

리빙랩(Living Lab)의 개념은 2004년 미국 MIT의 윌리엄 미첼 교수가 제시한 개념이다. 지역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의 하나로 각 지역의 특수성에 맞춰 지역이 속한 시민들이 문제 발굴부터 해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

리빙랩은 전통적인 연구 실험실이 아니며, 사용자를 연구혁신의 대상이 아닌 연구혁신 활동의 주체로 본다. 이 때문에 폐쇄된 실험실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 현장에서의 실험과 실증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의 주체로서 또 다른 개념의 리빙랩을 확산시켰다.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참고서: 유럽 리빙랩 네트워크’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19개 유럽 도시들은 ICT 기반의 ‘유럽 리빙랩 네트워크(ENoLL)’를 출범했으며, 최근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확산돼 799여 개의 리빙랩이 구축됐다.

ENoLL은 사용자와 생산자가 공동으로 비즈니스와 사회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신뢰도와 개방성이 높은 환경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복지에 초점을 맞춘 기술, 제품, 서비스 연구와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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