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민 전문대학홍보협의회장(원광보건대 홍보전략팀장)

최성민 전문대학홍보협의회장,
최성민 전문대학홍보협의회장,

드디어 지긋지긋한 코로나19가 끝나가고 있다. 시민들의 사적 모임이 가능해지고 대학은 대면 수업으로 정상화 됐다. 전문대학홍보협의회는 다가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간 한화리조트 제주에서 ‘전문대학 브랜드 및 입시 홍보 실무과정 직무교육’을 개최한다. 행사는 전문대학 홍보담당자들의 직무교육과 함께 각 대학 홍보담당자들이 홍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크다. 특히 이번 행사는 협의회 역대 최다 인원이 신청한 상태로 기대가 된다. 협의회 직무연수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대학 홍보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대학 구성원들을 위해 대학 홍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다들 아는 이야기라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대학들은 특히 지방의 사립대학들은 존폐 위기의 외줄 타기를 시작한 지 꽤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 내 신입생 충원을 위한 각종 TF가 속출하고 회의가 그룹별로 열리며 여기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필터링 없이 홍보담당자에게 전달되고 홍보담당자는 머리를 쥐어뜯는 장면이 현재의 대학 홍보담당자들의 일상이다.

최근 필자가 몇 대학의 홍보담당자들과 나눈 대화도 그러했다. 그래서 대학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해보자는 생각으로 몇 자 적을까 한다.

우선 질문 하나. 독자 앞에 뚜껑이 덮인 상자가 놓여 있고 상자 안에는 휴대폰이 있다고 가정하자. 과연 어느 회사 또는 어느 제품의 핸드폰일까?

이 질문에서 본인이 최초로 생각한 휴대폰 회사 또는 제품을 광고에서는 ‘최초 상기’, ‘최초 상기력’이라고 한다. 문제는 홍보를 통해 소비자의 뇌에 ‘최초 상기’를 만드는 것은 홍보 매체 몇 개로 며칠 만에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반인이라도 광고가 쉽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다 아는 내용일 테고 그럼 ‘어떻게 하느냐?’ 이 또한 답은 쉽다. 첫째 지속적, 반복적으로 같은 메시지를 소비자의 삶에 녹여내는 것, 둘째 광고하는 제품의 사용으로 제품 또는 브랜드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 셋째 제품을 사용하는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특성을 잘 알고 홍보에 사용하는 곳은 대부분은 기업이다. 대학이나 공공기관일 때는 머리 아프다. 최상위 브랜드 또는 나의 삶과 직접적 관련이 없으면 대부분 관심이 없다. 특히 우리의 교육상품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의 상품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적고 홍보 타깃층은 학령인구 감소만큼 적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대학 수험생의 종류를 다음 4가지로 분류한다. 성적이 좋아 자신이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층과 타인의 권유로 대학을 선택하는 층, 딱히 대학 진학에 관심 없는데 등 떠밀려 진학을 선택하는 층, 마지막으로 대학 졸업 후 진로를 위한 재입학하는 층이다.

이쯤 되면 ‘그래서 어떻게?’라는 물음을 던질 듯하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우선 우리 대학의 현실을 명확하게 분석해 보자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입시 현실은 직접적인 관여 방식인 고교 방문 홍보를 통한 모집과 고교 진학지도 교사를 통한 모집, 각종 입시박람회를 통한 모집이 있고 이 외의 모집은 결국 대학 브랜드 홍보로 이뤄진다. 물론 직접적 관여 시에도 대학의 브랜드 이미지를 통한 최초 상기가 작용한다.

필자는 대학 홍보에서 시간이 걸려도 대학은 브랜드 광고를 주력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는 편이다. 학과를 브랜드화하기엔 대학 내 학과가 너무 많아 일관성을 갖기가 힘들고 학과 자체를 브랜드화해 얻는 이익보다 대학 브랜드 홍보가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상품과 다르게 교육상품은 주절주절 할 말이 너무 많은 탓이다. 그렇다고 학과 홍보를 하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 외부적으로는 대학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내부적으로는 학과 자체적으로 재학생들에게 힘을 쏟아 여기서 나오는 이슈를 대외로 홍보해 재학생들의 경험과 졸업생들의 현재가 수험생들의 미래가 된다는 취지를 홍보 매체에 담아 대학의 슬로건을 완성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있다. 마케팅에서는 ‘영업이익이 줄어들 때 광고를 늘려라’라는 이야기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에서는 미충원의 이유가 홍보 부족이라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홍보 부족도 이유가 있지만 그보다는 대학 경쟁력 약화 더 나아가 학과 경쟁력이 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있는 대학 및 학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분명한 건 경쟁력 있는 학과가 강력한 대학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이고 이것을 만드는 일은 분명 쉽지 않으며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이 많이 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브랜드 이미지를 수치로 분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꾸준히 시간을 가지고 같은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면 분명 어느 순간에 소비자들의 인식에 각인된 최초 상기의 봉인이 풀려 강한 브랜드가 돼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예는 주변에 넘치게 많다.

마지막으로 대학을 이끌고 있는 분들과 구성원들에게 홍보에 대해 전해드리고 싶은 4가지로 글을 마치려 한다. 먼저 약은 약사에게 대학 홍보는 홍보담당자에게 믿고 맡겨주길 바란다. 그들도 원하는 것은 대학의 발전이다. 또한 주변의 일반인에게 홍보전략을 묻지 마라. 일반인이 소비자라 생각해서 그들에게 우리의 광고에 관해 물어보면 그들은 전문가도 아닌데 전문가처럼 평가하길 시작한다. 이것이 일반화의 오류, 그 첫걸음이란 것을 잊지 마라. 이는 대화 상대 간 정보의 불균형에서 오는 일반인의 답변으로 신뢰가 어렵다는 것을 기억하라. 광고에 대한 평이 궁금하다면 분석자료와 설문 조사기관의 공정한 데이터를 신뢰하라. 다음으로 홍보 매체가 홍보에 차지하는 역할은 크다. 하지만 모든 홍보 매체가 우리 대학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우리 대학에 맞는 전략과 전술과 기획이 필요하다. 우리 대학의 현실 그리고 우리의 타깃을 명확히 하라. 끝으로 대학의 한정된 자원으로 홍보담당자가 자신의 역할인 홍보전략과 전술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억하라. 대학 홍보는 대학의 현재를 위해 소비하는 것이 아닌 대학의 미래의 가치를 위해 투자해야 하는 것 중 하나이고 홍보담당자의 목표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효율성이라는 것을.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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