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관

배상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관.
배상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관.

엄마의 지지는 아이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그러나 지지가 와전되면 강요가 돼 아이는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기 보다는 생각하기 싫어하고 주어진 과제를 거부하는 퇴행적인 변화를 하게 된다. 이런 방향의 전환에 대해 엄마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엄마가 생각하는 아이에 대한 지지가 어떤 방향으로 작동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필요하다. 그것은 엄마의 양육 태도다.

어느 독서 학원에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이 책을 읽으러 다니겠다고 등록했다. 그 아이들은 공부를 잘했고 정말 똑똑한 아이들이었다. 가정도 상류층이었고 부모도 아이들을 잘 지지해 주는 것 같았다. 그들을 맡은 선생님은 그 아이들이 책만 제대로 읽는다면 정말 천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에 들었던 그 생각이 점점 사라졌다. 두 아이는 학원에 와서는 정말 책 읽기를 싫어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시간에 멍한 상태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무언가에 쫓기거나 억지로 와 있는 것이 확실했다.

아이들을 지도하던 선생님은 그 아이들이 엄청난 강요를 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 사실을 어머니께 알려줬더니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강요도 하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그러나 얼마 후에 그 어머니는 선생님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자녀들에게 여러 가지를 시키고 있다는 것을 실토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두 자녀에게 창의 수학, 교과 수학 등의 수학을 공부하도록 학원 3곳을 다니게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공부를 잘하기에 수학을 더 잘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엄마가 굉장한 지지를 하는 것이다. 이유는 아이가 똑똑하기에 여러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았기 때문이다. 학교나 학원, 엄마와 주변의 어른들에게서 받는 칭찬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 칭찬을 들은 엄마에게는 자기 자녀들을 더 잘 키우고 싶은 소망이 생기게 되고 그렇게 하려고 여러 가지를 시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지지가 자녀들에게는 선택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엄마의 강요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런 경우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 앞에서 크게 거부하지 못해도 부모를 벗어난 공간에서는 싫은 모습을 보이거나 부모가 원하는 방향과 다른 방향의 행동을 한다. 엄마의 기대를 알기 때문에, 엄마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그냥 순종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지만 자신이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 아이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도한 지지였기에 그에 따른 만족감이 없이 엄마가 하라는 대로 맥없이 따라 몸만 왔다 갔다 한다. 

이것은 엄마의 지지가 어느 순간에 강요로 뒤집힌 것이다. 잘하는 아이를 지지한다는 것이 아이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과제를 부여하게 되고 그로 인해 아이는 만족감 없이 과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니 쉴 틈도 없이, 생각할 틈도 없이 시간만 때우는 경우가 생긴다. 엄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좀 더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엄마의 지지가 강요가 아닌 지지로 남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지지를 받은 아이가 제대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 아이의 성장은 아이의 변화다. 과거나 현재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말한다. 그 변화는 엄마의 지지가 아이의 마음에 닿을 때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선생님이 엄마와 상담하면서 ‘바르게 앉아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라고 하면 어떤 엄마는 자녀에게 ‘선생님이 책 바르게 앉아서 읽으라고 했잖아!’라고 반복한다. 그러나 어떤 엄마는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라고 전달식으로 말한다. 전자는 아이가 잘하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있지만 아이가 잘못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는 지지보다는 강요가 될 수 있다. 반면 후자처럼 선생님의 말을 전달하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는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지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엄마의 지지와 강요는 양날의 검과 같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마음속에 있는 위대함의 싹을 틔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청난 힘을 갖는 것이 엄마의 지지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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