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스스로 다양한 분야에서 제한 없이 자기주도적 활동·과제 설계하는 ‘드림학기제’
전공 교육과정 학생이 스스로 기획하고 직접 편성하는 ‘자기설계전공제’, 문턱 낮춰
실감미디어융합전공 신설…메타버스 시대 견인할 실감미디어 분야 핵심 인재 양성

건국대는 ‘드림학기제’, ‘자기설계전공제’ 운영과  ‘실감미디어융합전공’ 신설 등 교육혁신을 통해 대학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사진 = 건국대 전경)
건국대는 ‘드림학기제’, ‘자기설계전공제’ 운영과 ‘실감미디어융합전공’ 신설 등 교육혁신을 통해 대학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사진 = 건국대 전경)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대학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건국대학교(총장 전영재)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창의적인 노력을 통해 교육의 내실을 더욱 다지고 대학 위상을 한층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건국대는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드림학기제’와 ‘자기설계전공제’ 등 우수한 교육과정 혁신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기존 대학 교육의 틀을 뒤엎는 교육혁신을 추진해온 덕분이다. 학생이 창업, 작품창작 등 본인이 원하는 활동을 통해 학점을 이수하는 ‘드림학기제’와 전공 교육과정을 직접 설계하는 ‘자기설계전공제’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메타버스를 필두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신기술인 ‘실감미디어’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전문 교육 과정도 개설했다. 

건국대의 대대적인 교육 혁신은 각종 정부 지원사업 선정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과 LINC+(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육성사업, 소프트웨어(SW)중심대학사업,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 등의 운영을 통해 산업 친화적인 융합형 창의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학사구조 개편, 교육과정 혁신, 교육환경 및 교육인프라 혁신, 진로·취·창업 교육 강화, 인문학 진흥, 지역사회 연계 강화, 신기술 산업 맞춤 인재 양성 등 학부 교육 전반에 걸쳐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 A부터 Z까지 학생이 직접 설계하는 ‘드림학기제’ = 건국대의 다양한 ‘플러스(PLUS) 학기제도’ 가운데 하나인 드림학기제는 8학기 가운데 1개 학기 동안 자신이 직접 설계한 활동을 수행해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학사제도다. 학생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창의활동 과제를 설계해 제안하고 수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도교수 역시 프로그램에 부합하는지를 기준으로 학생들이 직접 선정한다.

그간 건국대는 드림학기제를 2017학년도 1학기부터 2021학년도 2학기까지 498명의 학생들과 257명의 지도교수가 참여해 진행했다. 이를 통해 271건의 프로젝트를 완성했고, 총 3846학점이 승인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는 환경이었지만 1학기 34개팀 56명, 2학기 72명의 학생들이 각자의 프로젝트로 드림학기를 이수했다. 건국대는 프로젝트별 신청 학점을 3학점, 6학점, 12학점, 15학점 등으로 다양화하고, 최대 15학점까지 확대해 학생들이 드림학기제를 통해 더 많은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드림학기제 프로그램은 △창업연계형 △창작연계형(문화예술) △ 사회문제해결형 △지식탐구형 △기타 자율형 등 5가지의 모형으로 구성된다. 인문, 공학, 문화예술, 바이오, 사회과학, 국제화, 산학협력, 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한 없이 자기주도적 활동 과제를 설계할 수 있다. 이 중 창업연계형의 경우 참신하고 발전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해 창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제를 설계할 수 있다.

드림학기제를 통해 지난해 우수상을 받은 이기은, 신수연(스마트운행체공학과·지도교수 문창주) 학생은 자율비행 드론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들은 “‘자율주행’ 수업에서 배운 이론을 응용해 탐색·추적·접근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자율비행 드론(SK-Autopilot)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드림학기를 수행하게 됐다”며 “확실한 동기부여와 지도교수의 철저한 지도를 통해 딥러닝 기술과 비행 메커니즘을 연결한 자율비행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영재 총장은 “디지털 혁명으로 모든 경계가 사라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생 스스로 기회를 찾고 위협 요인을 맞닥뜨리며 핵심 기술을 창조해나가야 한다”며 “주입식 교육과 경직된 전공 학과구조 등 과거의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융합’을 매개로 한 교육혁신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국대 학생들이 ‘스마트팩토리’에 위치한 실내드론운용장에서 드론 제작 및 운용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 건국대)
 건국대 학생들이 ‘스마트팩토리’에 위치한 실내드론운용장에서 드론 제작 및 운용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 건국대)

■ 전공 교육과정 직접 설계하는 ‘자기설계전공제’ 도입 = 건국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 한 번의 교육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학생 스스로 다양한 학과 전공의 교과목을 융합해 새로운 전공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학교의 심사·승인을 받은 후 이를 이수하는 ‘자기설계전공제’의 이수학점을 24학점으로 낮춘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계획에 맞는 다양한 전공을 보다 유연하게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건국대의 자기설계전공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들이 주전공 이외에 자신의 진로에 맞게 새로운 융합형 전공 교육과정을 직접 설계하고 이를 정규 교육과정으로 개설해 학점 취득과 동시에 복수의 전공으로 인정받는 교육제도다.

자기설계전공은 소속 학부 전공을 제외한 최소 2개 이상의 전공에서 24학점 이상(30학점 이하) 교과과정을 학생이 직접 편성하는 방식이다. 편성한 교과목 중 최소 24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하며, 원전공과 자기설계전공의 졸업요건을 모두 충족할 때 학위증에 원전공과 자기설계전공이 표기된다. 건국대는 그동안 자기설계전공 이수학점을 복수학위 수준인 최소 40학점 이상(최대 72학점)으로 설정했으나 학생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이를 완화해 부전공 수준인 ‘24학점 이상’으로 문턱을 낮췄다.

예를 들어 인지과학 관련 분야를 자기설계 전공으로 이수하고 싶은 학생은 설계전공명을 ‘인지과학’으로 설정하고 심리학과 철학, 생명과학과 같은 자신이 원하는 관련 전공을 연계 전공으로 구성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데이터사이언스’를 공부하고 싶다면 경영학, 응용통계학, 컴퓨터공학, 수학과 같은 전공의 교과목을 교육과정으로 설계하고 이를 수강해 이수하면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을 인정받을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학생은 자유롭게 자신의 전공명을 기획한 후 본인 전공을 포함한 최소 2개 이상의 전공(학과) 교과목을 구성해 신청서와 계획서를 제출하면 된다.

박수형 대학교육혁신원장은 “건국대는 전공과 커리큘럼, 학기 파괴와 더불어 이번 자기설계전공 도입으로 학생들이 융합형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고 있다”며 “추후 자기설계전공 제도를 확대 운영해 학과 간 칸막이를 없애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메타버스 미래시대 이끌 ‘실감미디어융합전공’ 개설 = 건국대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이하 혁신공유대학) 사업에 선정돼 실감미디어 분야의 핵심 인재를 양성한다.

혁신공유대학 사업은 6년간 국가 수준의 신기술 분야 핵심 인재 10만 명을 양성하는 한국판 뉴딜의 신규 과제로 2021년, 한해에만 816억 원의 예산이 편성된 매머드 사업이다. 건국대는 8가지 과제 중 ‘실감 미디어 분야’ 주관대학으로 선정돼 6개 대학과 함께 실감미디어를 교육한다. 사업에 선정된 후 체제 정비를 마치고 2022년 1학기부터 본격적으로 교육과정을 선보이고 있다.

실감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은 건국대와 6개 참여대학 및 산업체, 연구기관, 학회, 민간기관 등 관련 전문가 그룹이 모여 함께 운영하며 이론은 물론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실무교육을 지향한다.

건국대는 특히 ‘마이크로디그리 융합전공 교육과정’을 도입해 학생들은 전공에 상관없이 실감미디어 사업단이 개설한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선택해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각 마이크로디그리는 과목 난이도에 따라 초급·중급 과정으로 나뉘어있다. 이 덕분에 학생들은 실감미디어 분야 자체 전문성은 물론, 자신의 전공을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갖게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각 과정에는 3~5개의 교과목(2~3학점)이 개설된다. 현재 개설된 마이크로디그리는 △XR(확장현실)비즈니스 △XR창업 △XR콘텐츠 △기초실감미디어 프로그래밍 △실감미디어 핵심 기술 △실감게임 콘텐츠 △글로벌 실감게임 △메타버스 콘텐츠 디자인 △건물-3D프린팅 기술과 미래 건설 산업 △SM대중예술 교육 콘텐츠 개발 등 총 19개다. 건국대는 학생 수요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을 추가 개설할 예정이다.

융합전공 학위 취득을 원하는 학생은 최소 3개 이상의 마이크로디그리(40학점 이상)를 이수해야 하며, 부전공 이수시에는 최저 24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신청대상은 3~8학기 등록 예정 재학생으로, 신청 시 수료학점과 이수 구분(교양, 전공 등)별 사전 의무 이수 교과목은 없다. 신청기한은 학기 별로 이루어지며 학사팀으로 ‘융합전공 이수 신청서’를 작성 후 제출하면 된다.

김지인 실감미디어 혁신공유대학사업단장은 “혁신공유대학을 통해 컴퓨터공학이나 스마트ICT융합공학, 문화콘텐츠 및 영상영화학과의 실감미디어 전공 학생들은 물론 비전공자 학생들도 단기 학위, 부전공, 연계전공, 융합전공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게 됐다”며 “유관 분야 전공자든 전혀 다른 전공자든 건국대 혁신공유대학에서 수준 높은 실감미디어 교육을 받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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