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총체적 난국’에 직면한 대통령 지지율 여론 흐름이다. ‘헤어질 결심’을 한 듯 보이는 지지층이 늘고 있다. 대통령 긍정-부정평가는 취임 7주 만에 ‘데드크로스(dead cross·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름)’를 이뤘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출범 한 달 20일 정도에 이런 사태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제 두 달 지났는데, 벌써 두 달 남은 것 같은 대통령 지지율이다.

5월 10일 대통령 취임 다음날부터 7월 26일까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는 면접과 ARS조사를 합쳐 모두 69개. ARS 조사가 52개, 면접조사가 17개였다.  

69개 조사의 대통령 긍정평가를 보면 ‘최고 56.3% 최저 30.4%’로 최고는 5월 27일~28일 조사로 대통령 취임 보름 정도 후였고, 최저는 7월 19일~20일 조사였다. 대통령 부정평가는 ‘최저 27% 최고 67.2%’로 최저는 5월 30일~6월1일 조사였고, 최고는 7월 19일~20일 조사였다.     

69개 조사의 전체평균을 보면 ‘대통령 긍정-부정평가가 44.3% vs. 48.4%’로 엇비슷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통령 긍정평가는 줄어들고 부정평가는 늘어나는 양상이었다. 주별로 여론동향을 나눠보면 이런 흐름은 더 분명하다. 대통령 긍정평가는 취임 후 3주차까지 ‘50.8%-51.8%-54.7%’로 상승하다가 그후 계속 하락하는데 지난주에는 평균 32.9%였다. 지난주 조사 6개의 대통령 부정평가는 평균 63.3%.   

요약하면 최근 대통령 지지율은 정부 출범 후 가장 큰 긍정-부정 격차를 나타냈고,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두 배 이상 앞서는 상황이다. 이러한 여론 흐름이 반영된 결과겠지만 다시 “대선일로 돌아간다면 이재명 50.3% 윤석열 35.3%”라는 조사결과까지 나왔다.

취임 이후 여론 흐름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최대 55% 최소 30% 초반대’ 기록이다. 최근 30% 초반대의 대통령 긍정 평가는 윤 대통령 지지가 최소한의 핵심 지지층으로 좁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수층만의 지지다. 올해 실시된 이념성향 조사들을 보면 대체로 “보수 30% 초반, 중도 30% 초반 그리고 진보 20% 중후반”의 분포였다.

2021년 12월 31일부터 대선 때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이 시작되기 직전인 올 3월 2일까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된 여론조사는 모두 260개였다. 260개 여론조사에 대부분 포함됐던 정권교체 지지여론이 평균 51.6%였던 것을 보면 윤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 48.6%는 30% 초반대의 보수와 절반 조금 넘는 수준의 중도층이 힘을 합친 결과물이다. 따라서 최소한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로 보인다.  

윤 대통령 지지율의 마지노선은 24%인데 이는 2017년 자유한국당 대선 득표율이다. 여기까지 간다면 보수 지지층 중에서도 중도에 가까운 약한 보수층까지 떠나고 강경 보수의 마지막 지지자만 남은 것이다. 당분간 대통령 긍정평가는 약보합세의 횡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아직 그에게 ‘기회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광복절 즈음이 되어야 겨우 취임 100일이다. 

문제는 중도층 향배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서 약보합세를 유지하는 것도 그렇고 향후 지지율 반등의 동력도 중도층이 결정한다. 취임 3주차부터 하락하던 지지율은 세대로는 2030과 50대 그리고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이 선도했다. 따라서 지지율 회복도 이들이 돌아오면서 가능해진다. 

‘윤석열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없다. 윤석열 정치의 태생적인 ‘반사체적 성격’ 때문이다. 스스로를 ‘정권교체의 도구’로서 인정하는 것이 ‘윤석열 정치와 권력’의 출발점이어야 했다. ‘윤석열 권력과 정치의 성공이 윤석열의 긴장과 겸손’을 전제로 하는 이유다. 

자만심과 착각 그리고 오만의 골목대장 리더십으로 ‘자책성 실점’을 반복하면 대통령 지지율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대선승리의 지지연합을 지키며 이를 더 확대하려고 노력해야 떨어지는 지지율의 반전이 가능하다. 지금 민심은 우려에서 짜증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분노의 민심으로 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 변화, 지지율 역전의 출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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