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누구나 다 하는 일이지만 필자도 이발을 하러 한 달에 한번 미용실에 들러 컷트를 하고 남자 헤어 디자이너랑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오곤 한다. 사실 40대 남자로 특별한 취미나 여가 활동은 회사 업무에 바쁘다는 핑계로 갖고 있지 못하고 매달 한 번씩 가는 헤어샵에서 이발을 마치고 아이스커피를 먹으며 집에 오는 일정이 일상의 큰 즐거움이기도 하다.

컷트를 하는 동안 전담 헤어 디자이너(이하 원장님)랑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필자의 머리를 손질해 주는 남자 헤어 디자이너가 전문대학 헤어 디자인과를 나왔다는 사실과 두 번째는 그 분이 일반대학(4년제) 헤어 디자인과에 대한 거부감과 반발감이 크다는 것이다.

원장님은 “미용 특히 헤어 쪽은 경력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회에 빨리 진출해서 경력을 쌓는 것이 필요합니다. 솔직히 필요한 기술과 관련 교육과정 습득은 2년으로 충분하고요. 그런데 요즘은 일반대학(4년제) 등에도 헤어 관련 전공이 많이 신설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사실 일반대학 출신 학생들이 졸업 후 현장에 오면 안타깝지만 적응에 어려워합니다. 나이도 많고 경력도 짧고 또 일도 힘드니 그만두는 경우도 부지기수고요. 안타깝지요. 저는 이런 상황을 만드는 일반대학 등이 학생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대화 중 속내를 밝혔다.

그렇다. 오늘 필자가 말하는 주제는 ‘일반대학 전문대학 전공 카피 내용’이다. 2022년 8월 현재 일반대학(4년제) 등이 전문대학의 운영하고 있는 전공 및 학과를 개설한 통계를 한번 살펴보면 일반대학 등 114개 대학에서 약 520개 학과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사실 이 사안에 대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국회의원 시절, 2014년 국감에서 일반대학이 전문대학의 인기 전공을 카피하고 모방 개설을 분석한 자료집을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유은혜 의원은 ‘현행 법 테두리에서는 일반대학(4년제)의 전문대 관련학과 신설을 막기 어렵고 오히려 확대되기 십상이다.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조치로 ‘중소기업 적합 업종제’가 있듯이 대학 교육에서도 전문대만이 유지할 수 있는 학과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물론 일반대학에서 2년에 마칠 전문대학 개설 전공에 대한 더 다양하고 심도깊은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전문인재를 키워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문대학에서 개설된 전공들과 일반대학의 중복되는 전공의 커리큘럼이 더 심도있고 실무를 강조하는 수업 내용으로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결론은 일반대학에서 전문대 전공을 카피한 것은 사회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왜 안경광학, 치위생, 치기공, 물리치료, 방사선 뷰티·미용, 응급구조, 외식, 조리, 반려동물, 제과제빵과 같은 전공을 일반대학에서 운영해야 하는지 솔직히 필자는 모르겠다. 누가 그 이유를 정확히 안다면 필자를 논리적으로 이해시켜주면 정말 고맙겠다.

전문대학에는 관련 전공의 현장에서 십 수년 간 전문직업인으로 일해 온 분들이 교수가 되어 그 분야의 제자 및 당신 분야의 알찬 후배들을 키워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문대학 졸업생이 추후 본인 은사인 교수님과 프로젝트를 하고 다시금 현장 전문가로 일하면서 모교에 와 후배들에게 강의를 펼치는 선순환 구조도 이뤄지곤 한다. 수험생 및 학습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전공 및 학과를 찾고 알찬 커리큘럼을 통해 전문직업인과 평생직업으로 인생이모작을 시작하는 것, 이게 솔직히 현재 우리 대학이 현 사회에 추진해야 할 직업교육이고 모두가 인정하는 학문적 논리 및 정의가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요즘, 이번 정부에서 (가칭)‘전문대학의 전공 및 학과 보장 제도’ 제정을 고민해 보기를 주장한다. 왜 그것이 빨리 현장에 진출해 경력을 쌓고 전문직업인이 돼야 할 학생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을 주고 자신만의 미래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고 그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게 우리 교육계는 현실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가칭)‘전문대학의 전공 및 학과 보장 제도’제정, 윤석열 정부의 체계적 교통정리가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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