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전기가 인류 문명 발전의 획기적 역할을 했다면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는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배터리 산업은 이미 반도체를 넘어 미래의 주력 산업으로 떠올랐다. 전기차는 이미 상용화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인 현대기아차도 2030년에는 생산 차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대체할 예정이다. 출범한지 겨우 십 여년 남짓된 전기차로 테슬라는 오랜 연륜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기업인 도요타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그만큼 전기차가 대세라는 얘기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전쟁은 가히 전입가경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안정적이고 높은 효율을 지닌 배터리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주요 업체부터 완성차 업체까지 모든 관심사가 배터리다. 배터리는 자동차 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휴대용 전자기기부터 자동차·선박·항공·로봇·우주선에 이르는, 모든 산업군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다. 모든 제품은 폴더블로 진화하고 있는데, 에너지를 담아 필요할 때 사용하는 전지 없이는 어떠한 제품도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배터리 산업의 근간은 화학 및 소재 산업이다. 우리나라의 배터리 산업은 완제품 분야에서 급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자동차 밧데리를 생산하는 세계 10대 기업에 우리나라 기업이 4곳이나 된다. 그러나 소재 분야는 중국과 일본에 의존하는 취약한 구조라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배터리 1차 원재료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광물 산업에서 나온다. 그러다 보니 양극재·음극재 등 핵심 소재를 만들기는 하지만 주요 재료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황이다. K-배터리 제품이 중국의 CATL, BYD 등과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소재 분야의 후방 산업은 중국 수입의존도가 90%에 이른다. 중국은 자국의 광산은 물론이고 해외광산 개발을 선점하면서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반도체 소재 공급에서 일본 기업의 횡포를 겪은 우리나라는 배터리 분야에서도 중국의 지배력 강화에 따른 수급 문제를 대처하기 위하여 소재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2025년을 기점으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소재 공급망도 기술력에 따라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누가 뭐라 해도 배터리 경쟁력은 소재에서부터 시작된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배터리 소재 산업의 혁신 생태계 구축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인재 양성은 물론이고 관련 분야의 일자리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배터리는 앞으로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탄소 중립과 맞물려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모든 사물에 인터넷이 거미줄처럼 연결되듯 모든 제품에 배터리가 탑재되는 사물 배터리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 신소재배터리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
“전기는 사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의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만큼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전기의 생성 원리에 대한 지적호기심이 충만하고 이와같은 전기를 얼마나 효율적인 소재를 활용해 집적한 후, 저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흥미와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교과목으로는 수학, 물리, 화학 과목이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심층적인 탐구학습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적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특히 화학 과목은 이론과 함께 실험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 동아리에 가입해 직·간접적인 경험의 폭을 넓혀야 한다. 요즘에는 고등학교에도 실험실의 수준이 대학에 버금갈 정도로 인프라 구축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탐구 과제를 정해놓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 학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배터리 시장 규모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시장은 2020년 304억 달러에서 2025년 1507억 달러 그리고 2030년에는 3047억 달러로 늘어나 향후 10배 이상 성장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소재 분야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재 산업도 덩달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분야의 청년 고용은 2017년 2550명에서 2021년 8845명으로 4년만에 3.5배 늘었다. 세계 최대 배터리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고용 인원만 1만 명 가까이 될 정도로 인력 규모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배터리 분야는 반도체 산업을 능가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관련 전문가의 발전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 어떤 내용을 배우나. 
“기초화학, 이차전지개론, 전기전자공학개론, 기계요소설계, 컴퓨터활용실습, 산업안전, 전지전기화학, 이차전지재료, 전지공정제어실습, 전기전자실습, 단위공학, 위험물관리, 이차전지산업동향, 분체및유체역학, 이차전지재료분석실습, 화학분석실무, 캡스톤디자인, 현장실습, 표준현장실습 등을 배우게 된다.”

- 신소재배터리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산업안전산업기사, 위험물산업기사, 금속재료산업기사 등을 취득할 수 있다.”

- 신소재배터리과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졸업 후에는 배터리 소재 분야로는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GEM, 엘앤에크, 에스티엠, 에코프로BM, 코스모신소재, 일진머티리얼즈 등으로, 배터리 셀 제조 분야로는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으로 취업이 가능하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분야로는 에코프로CNG, GS건설, 피엠그로우, 엔씨이노션, 뉴테크엘아이비, 신화테크, 해동엔지니어링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신소재배터리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배터리와 관련된 학과는 포항대의 신소재배터리과가 유일하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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