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춘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

권희춘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
권희춘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

현재 항공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적인 내용은 마치 1930년대 후반에 등장한 제트 엔진의 혁신과도 비교될 만하다. 지난 20세기 말 UAS(Unmanned Aerial System) 또는 UAV(Unmanned Aerial Vehicle)로 불리는 무인 항공 시스템이 개발됐다. 비행기에는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았고 지상에서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 이는 비행기에는 반드시 조종사가 탑승해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뜨리는 혁신이었다.

21세기로 들어서며 스마트폰을 포함한 통신 기술, 배터리 기술이 진보했다. 이 결과 전기동력 항공기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전기로 추진되는 소형 UAS나 드론의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드론은 단순히 취미 생활에 활용하는 장난감에 그치지 않고 공공·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UAM은 도심항공교통이라는 말로 불린다. UAM이 등장한 이유는 명확하다. UAM이 미래 도시의 교통 문제를 해결할 명확한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는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 인구는 도시로 모여들고 있으며, 도심과 주변 광역권을 아우르는 새로운 교통 수단으로서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UAM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기준 70억 달러 수준이다. 연 평균 30.7%씩 성장해 2040년에는 474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이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며 양분될 것으로 예상한다. UAM은 기존의 버스·택시·철도나 개인 교통수단 등의 자율주행과 맞물려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도 지원할 것이라 전망된다.

기존 교통수단의 도시 집중화 현상은 교통·주거·환경·에너지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를 초래한다. 출·퇴근길 도시를 가득 메운 자동차는 극심한 교통 정체와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친환경·자율주행 차량, 공유플랫폼을 활용한 자동차 서비스 등은 이 같은 문제를 완화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엔 부족하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지상·지하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이동성을 제공할 이동형 모빌리티가 필요한 것이다.

UAM 관련 기업들은 각 분야의 경쟁우위 전략 아래 핵심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에 집중된 자본과 기술은 앞으로 독점적 기체 분야, 운영 능력에 대한 검증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UAM 산업은 기체 개발부터 운송, 관제, 네트워크, 플랫폼 등 연계 산업 간 파급력을 바탕으로 항공, 자동차, 건설, 통신 등 전방위 사업으로 확대 재생산이 이뤄질 것이다.

UAM 산업에서 기체는 크게 본체와 부품으로 나뉜다. 기체를 제작하고, 부품으로서 엔진·센서·자동화 개념이 포함될 것이다. UAM 인프라와 항공 관리 측면에서는 물리적 공간인 버티-포트(Verti port)와 충전소 건립이 연결된다. 비행 안전을 위한 UTM 체제 항공 시스템의 도입도 필요하다. UAM을 운영하기 위한 플랫폼도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보험과 데이터 관리, 지역사회에서의 통합과 규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UAM 산업에서 기체 개발은 eVTOL 중심의 시험 단계 수준이다. 앞으로 안정성 인증 승인이 이뤄지면 서비스 운행으로 거대 UAM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혁신 생태계가 형성될 전망이다.

UAM은 하늘이라는 새로운 길을 여는 모빌리티가 될 것이다. 지상의 교통체증을 완화하고 대기오염을 줄일 뿐만 아니라 거대해진 도시와 도시 간을 빠르게 이동하게 하는 효과적인 모빌리티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그동안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상상 속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첨단 기술이 가져올 편리한 일상이 하루빨리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