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30주년 맞이한 동서대…영화영상·디자인·디지털콘텐츠·IT 분야 명품화·특성화 추진
지난 11년간 장제국 총장 체제 하에서 각종 정부 재정지원 사업 선정…압도적 성과
리투아니아·인도네시아·베트남에 교육 프로그램 수출…최근 상하이에 합작대학 설립
‘영화감독형 교수 시스템’ 도입, ‘아시아연합대학(AAU)’ 설립 등 대학 역동성 강화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입학한 학생 모두가 자신의 재능을 계발해 낙오자란 단어가 있을 수 없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까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회장으로서 국내 사립대학을 이끌던 장 총장은 다시 본연의 임무인 총장으로 돌아와 그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입학한 학생 모두가 자신의 재능을 계발해 낙오자란 단어가 있을 수 없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까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회장으로서 국내 사립대학을 이끌던 장 총장은 다시 본연의 임무인 총장으로 돌아와 그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혁신적인 대학 교육을 통해 세상에 없는 대학 모델을 제시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지난 2월까지 제22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회장으로서 국내 사립대학을 이끌던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동서대를 맞춤형 교육을 통해 낙오자 없는 특별한 대학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1992년 부산의 막내 대학으로 문을 연 동서대는 지난 30년간 특성화, 국제화를 통해 부산을 대표하는 신명문 대학으로 도약했다. 특히 영화영상, 디자인, 디지털콘텐츠, IT분야 등은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학생들을 배출하고 있다.

장 총장이 취임한 후 동서대가 해낸 성과는 타 대학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2004년 누리사업 영남권 최대 5개 사업단 선정, 2016년 대학특성화사업 CK사업에서 부산권 최다 선정, 잘 가르치는 대학(ACE) 사업 선정, 대학혁신사업 등 수많은 사업에 선정됐다. 이와 함께 국내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중국에 합작대학을 설립했으며, 리투아니아·인도네시아·베트남에 동서대의 교육 프로그램을 수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동서대-상해공정기술대학-공주대와 합작으로 상하이에 디자인 전공의기구합작대학의 설립을 허가받고, 우수한 외국 유학생 유치를 위한 AAU(Asian Alliance University) 설립을 시도하는 등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1일 개교 30주년을 맞이해 동서대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장 총장을 동서대 총장실에서 만났다.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왼쪽)이 장제국 총장과 동서대의 발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왼쪽)이 장제국 총장과 동서대의 발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동서대가 개교 30주년을 맞이한 것을 축하한다. 그간의 소회를 전한다면.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개교 30주년 슬로건을 ‘덕분입니다’로 정했다. 1992년 정원 400명으로 출발한 대학이 이제 졸업자 수가 누계 5만 명이 넘어설 만큼 성장했다. 학생, 교수, 직원, 환경미화 이모님들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해 일궈낸 땀의 30년이다. 부산의 막내 대학이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신명문 대학으로 우뚝 도약했다. 특히 특성화 분야인 영화영상, 디자인, 디지털콘텐츠, IT 분야는 상당한 국제경쟁력까지 가졌다고 자부한다.”

- 2011년부터 동서대 총장을 역임하며 대학의 변화를 이끌어왔다. 기억나는 성과가 있다면.
“그간 정부의 주요한 사업에 대부분 선정됐다. 예를 들어, 2004년 누리사업의 경우 영남권에서 최대인 5개 사업단이 선정됐고, 2016년에는 대학특성화사업 CK사업 부산권 최다 선정, 잘 가르치는 대학(ACE) 사업 선정, 대학혁신사업 등 수많은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이는 대학의 경쟁력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동서대 자체적인 변화로 인한 성과도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특히 국내 대학 중 중국에 합작대학 설립에 성공한 대학은 동서대뿐이다. 중국 교육부로부터 영화/영상학과와 게임학과 두 개를 허가받았는데, 각 입학정원 150명으로 총 300명을 현지에서 선발한다. 중국의 대입시험인 가오카오를 합격해야 입학 가능할 정도로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2년간 공부한 후 부산으로 오게 되는데, 이는 특성화 분야의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리투아니아·인도네시아·베트남에 동서대의 교육 프로그램을 수출했으며, 최근에는 동서대-상해공정기술대학-공주대 합작으로 중국 상하이에 디자인 전공의 기구합작대학 설립도 허가받았다.”

- 중국 합작대학 설립과 관련해 일화가 있다고 들었다.
“미국 유학시절 친하게 지내던 중국인 친구가 있었다. 졸업 후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우연히 각 대학의 총장이 돼 서로 만나게 된 것이다. 사실상 중국의 땅 넓이와 인구를 생각하면 로또 당첨보다 더 어려운 일이 벌어진 셈이다. 이런 우연이 겹쳐 합작대학 설립까지 이어졌고, 5년간 노력의 결과가 바로 우한의 한중합작대학이다. 주변에는 13억분의 1의 기적으로 만들어진 대학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 30주년을 맞아 새롭게 시도하는 부분이 있다면.
“앞서 동서대는 국제화를 30년 동안 꾸준히 추진해왔다. 이제는 탄탄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수한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아시아연합대학(AAU, Asian Alliance University)을 설립하려고 준비 중이다. 아직 세상에 없는 형태의 대학으로, 2년간 거주지 협력대학에서 과목을 이수한 후 3, 4학년은 동서대에서 공부하는 방식이다. 말레이시아에 온라인 대학인 AAU를 설립해 동서대에서 온라인 교과목을 송출하고, 전 아시아에서 모집된 AAU 학생들은 자기 거주지에서 온라인 수업은 AAU에서, 오프라인 수업은 협력대학에서 듣게 된다. 아마도 큰 반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동서대는 특히 해외로 눈을 많이 돌리고 있는 듯하다. 과정 중 어려움은 없었는지.
“우리나라에 아직 규제가 많은 편이라 어려움이 있다. 온라인으로 수업했을 때 학점 인정이 석사까진 풀어져 있는데 박사는 아직 된다, 안 된다 분분한 상황이다. 이런 부분이 좀 더 확실해야 한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애리조나주립대가 온라인 수업으로 석권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국내 대학들은 시장이 있어도 제대로 진출할 수가 없다. 미국 대학은 자유롭게 풀어줘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데 국내 대학들은 규제로 인해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추후에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제국 총장이 동서대의 해외 대학 교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장제국 총장이 동서대의 해외 대학 교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많은 지방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로 힘들어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이 있다면.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라는 쓰나미가 오고 있는 상황에서 동서대만의 차별화된 특성화와 국제화로 이겨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데, 하나는 대학의 구조를 ‘저비용 고효율 교육체제’로 전환하려고 한다.
예를 들자면 ‘영화감독형 교수 시스템’ 제도를 전격 도입할 예정이다. 전임교수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임교수가 과목을 설계하고, 필요한 교수요원을 현장 전문가들로 섭외해 팀티칭을 하는 방법이다. 마치 영화감독이 시나리오, 배우, 촬영감독, 조명기사 등을 모두 코디한 뒤 영화제작이 끝나고 나면 해산하듯, 한 학기가 끝나면 해산되는 구조다. 학교는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고, 학생들은 현장감 넘치는 최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년 학기에 공대 위주로 처음 시도해 볼 생각이다.
두 번째는 특성화 분야의 명품화를 통해 ‘아시아 넘버 1’을 조기 달성하는 것이다. 동서대가 이러한 명성을 얻게 된다면 국내외 학생들이 찾아오는 대학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은 앞서 언급했던 아시아연합대학으로,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지방 대학의 위기 상황을 또 다른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최근 정부는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한 준비는 어떠한가.
“동서대는 오래전부터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 왔다. 특히 2019년 선정된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을 중심으로 AI·SW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이미 전교생을 대상으로 SW교육(4학점)을 의무 이수함으로써 SW에 대한 저변을 넓히고 있다. 또한 SW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AI공학 심화트랙을 개설해 심도 있는 인공지능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 융합연계전공을 개설해 인공지능 융합인재 양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동서대의 이러한 변화는 이공계 학과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 분야에도 접목해 다양한 분야의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버추얼 휴먼 제작, 메타버스 공연 및 드라마 제작 등의 프로젝트들도 진행 중이며, 관련 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사업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모든 대학에서 취업이 화두다. 동서대만의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미 오래전부터 동서대 취업부서는 원스톱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취업지원센터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현장실습지원센터 △IPP사업단 등 취업대상자들의 맞춤형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학생들이 가장 붐비는 공간에 시스템을 완비해 놨다. 생활상담센터를 통해 가장 기초적인 상담을 전문가와 의논하며 취업 설계를 시작하고, 고학년으로 진학하면 대학일자리센터와 연계해 준다. 센터에서는 전문 취업컨설턴트가 1:1로 맞춤 정보를 제공한다. 동서대는 각종 센터를 통해 취업정보, 면접스킬교육, 멘토링교육 등 다양한 정보를 획득해 학생 스스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해외취업의 경우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원하는 K-Move스쿨을 통해 많은 학생들을 해외에 취업시켜, 이 분야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MZ세대들의 성향에 맞춘 온라인 취업 솔루션, AI 솔루션 시스템도 구축해뒀다. 그 결과 부산지역 대학 취업률 평가에서도 항상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 대학의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역할이 강조되는 추세다.
“최근 대학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동서대는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이 특화된 대학으로, 이를 위해 기장군과 함께 에버그린 영화대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시골 마을의 평범한 할아버지가 배우로 데뷔하게 됐는데, 농사꾼이 영화, 영상문화를 매개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삶이 변화된 사례라 할 수 있다. 기장군 죽성 드림세트장을 중심으로 작업이 이뤄졌고, 1기생들은 ‘어디가’라는 작품을 제작했다. 참가자 대부분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동서대는 이처럼 작은 것부터 지역 사회와 부산 영화영상산업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한국에는 190여 개 정도의 4년제 대학이 있다. 우리는 왜 또 하나의 대학으로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자신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타고난 자신만의 고유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틀에 박힌 주입식 방법으로 교육받아 왔지만 이를 통해서는 창의적인 인재 양성이 어렵다. 즉 대학은 이제 자신의 타고난 고유의 재능을 계발해 줄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동서대에서는 낙오자란 단어가 있을 수 없도록 만들겠다. 입학한 모든 학생들에게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세상에 없는 아주 특별한 대학이 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 달란트개발실, GELS(Global Experiential Learning Sites), Q칼리지 등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노력이 쌓여 혁신적인 대학을 통해 세상에 없는 대학 모델을 제시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 장제국 총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정치학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시라큐스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22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 제25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일차세대학술포럼 대표, 부산-후쿠오카 포럼 대표 간사, 한일포럼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동서대 총장으로 연임 중이다.

<대담=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백두산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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