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 감소에도 불구하고 N수생 증가…서울 주요대학 경쟁률 상승
성균관대, 의예과 논술전형 신설…489.2대 1 기록하며 전체 경쟁률까지 상승
지방 소재 주요대학 대부분 경쟁률 하락…‘학생 충원 비상’

20일 2023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찾기 위해 모인 학부모와 학생들. 많은 인원이 모여 주최 측의 통제 아래 입장하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지난 7월 20일 2023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찾기 위해 모인 학부모와 학생들. 많은 인원이 모여 주최 측의 통제 아래 입장하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2023학년도 4년제 일반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서울 소재 대학은 강세, 지방 소재 대학은 약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3 수험생 수는 줄었지만 N수생이 증가하면서 서울 소재 대학들의 경쟁률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 주요대학의 경우 대부분 경쟁률이 상승한 반면, 지방 소재 대학 대부분은 경쟁률이 하락하면서 학생 충원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마감된 2023학년도 수시모집 결과 서울 주요대학의 경우 대부분 경쟁률이 상승한 반면, 지방 소재 대학 대부분은 경쟁률이 하락했다. 지방 소재 대학 대부분이 정시모집보다 수시모집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받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수시모집에서는 전체 모집인원의 78%인 27만 2442명을 선발한 가운데, 지난해 26만 2378명에서 소폭 상승한 수치다. 수도권 대학의 경우 수시모집 비율이 64.7%였지만 지방 소재 대학의 수시모집 비율은 86.1%로 전년보다 4.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술전형의 경우 지원 인원이 지난해 31만 2000여 명에서 32만 3000여 명으로 늘었고, 학생부종합전형 지원 인원은 24만여 명에서 25만 6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학생부교과전형은 11만 3000여 명에서 9만 60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수시모집의 경우 서울 주요대학뿐만 아니라 수도권 소재 대학의 지원율이 상승했다”며 “이는 서울, 수도권 소재 대학에 대한 선호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2023학년도 주요대학 수시 경쟁률. 자료=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2023학년도 주요대학 수시 경쟁률. 자료=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서울 주요대학별 경쟁률은 성균관대와 세종대가 각각 28.53대 1, 20.87대 1로 지난해보다 상승했으며, 경희대(서울) 27.23대 1, 서울시립대 17.97대 1, 한양대(서울) 26.43대 1, 서울과기대 14.4대 1, 덕성여대 17.44대 1, 이화여대 12.86대 1, 중앙대(서울) 29.07대 1 등 서울 주요대학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특히, 성균관대의 경우 의예과 논술전형을 신설하면서 대학 경쟁률은 물론 전체 경쟁률까지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반면 지방 소재 주요대학들은 수시모집 확대 추세가 이어졌지만 경북대, 전북대 등을 제외한 대부분 대학들의 경쟁률이 하락했다. 전남대 6.3대 1, 충남대 7.98대 1, 제주대 4.9대 1, 순천향대 5.93대 1, 울산대 3.83대 1 등 전반적으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시모집에서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소신‧상향 지원하는 추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2024학년도 이후 수험생이 대폭 감소하면서 수도권과 지방 소재 대학 간 양극화 현상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수시모집에서 과학기술원 대부분은 경쟁률이 상승한 반면, 지난해 신설된 한국에너지공과대의 경쟁률은 대폭 하락했다. 울산과학기술원 14.44대 1, 광주과학기술원 13.81대 1, 대구경북과학기술원 13.93대 1로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높아졌다.

한국에너지공과대는 신설 당시 한국전력공사 취업 시 강점 등이 부각되며 많은 수험생이 지원했지만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12.48대 1로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전형별로 살펴보면,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대표 전형인 지역균형전형이 주요 대학 대부분에서 지원자 수와 경쟁률이 대체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입시결과를 참고할 수 있게 되면서 수험생들이 현실적인 지원을 한 결과로 풀이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서울 주요대학 대부분 경쟁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선발 인원이나 선발 방법의 변화 등에 따라 일부 대학은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전형의 경우 올해 선발 인원을 축소하고 지난해 추가했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다시 폐지하면서 경쟁률이 18.43대 1로 높아졌다.

논술전형은 해당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의 경쟁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논술전형의 경우 학생부 성적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수능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전형이다. 올해는 특히 수능 성적이 우수한 N수생이 크게 늘면서 이들이 논술전형에 지원해 경쟁률이 대부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의 경우 올해 신설된 의예과 지원 인원이 더해져 지난해 경쟁률 77.59대 1보다 대폭 증가한 101.92대 1을 기록했다.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의‧약학계열(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은 올해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약학과 신설로 주춤했던 치의예과와 한의예과 경쟁률은 대체로 상승했다.

주요대학 의예과의 경우 논술전형은 경쟁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지만 교과/종합전형에서는 다소 하락했다. 약학과의 경우 지난해 신설되면서 최상위 수험생의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지난해 입시결과 등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지원 거품이 걷히고 대체로 경쟁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수시모집에서 다소 의외였던 부분은 첨단학과 경쟁률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는 반도체공학과 신설 대학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첨단학과 중 논술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들은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논술(일반) 155.67대 1,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논술우수전형 163.9대 1 등 타 전형에 비해 많은 학생이 몰렸다.

이와 함께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연계형 계약학과의 경쟁률도 상당히 낮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신설된 계약학과인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고려대 내에서 중하위권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두 계약학과의 경쟁률은 전형별 평균 경쟁률보다 낮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채용 연계 등 지역 대학 발전 방안이 있지만 여전히 서울, 수도권 소재 대학에 대한 선호 현상은 존재한다”며 “다만 대입정보포털(어디가)를 통한 입결 공개가 3년이 되어가면서 지원 기준이 비교적 명확해진 결과 허수 지원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도 수험생들의 눈치작전은 치열했다. 연세대의 경우 추천형 전형에서 마감 직전 경쟁률이 최하위였던 문화인류학과가 1.5대 1에서 11.5.대 1, 대기과학과가 1.4대 1에서 10.2대 1로 최종 마감되면서 경쟁률 TOP10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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