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수시 전문대학 입학정보박람회’,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양재 aT센터에서
89개 대학, 미래교육 대비할 다양한 혁신 정책과 비전 선보여 학부모와 학생 ‘관심 집중’
학령인구 급감 위기 속 열린 박람회…전문대 관계자들, “학령인구 감소 체감 피부로 와닿아”
“특성화와 전문성 고도화에 집중” “실질적 지원 정책 고려 필요”

오지희 영상기자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수시 전문대학 입학정보박람회를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했다. 전문대학 대입 정보를 얻기 위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이른 아침부터 박람회를 찾아 평소에 관심 있던 학교와 학과를 찾아 대화나 상담을 나누며 입학 정보를 얻어갔다.

이번 ‘2023학년도 수시 전문대학 입학정보박람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이후 2년 만에 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박람회를 찾은 학부모 권 모씨는 “평소에 자녀가 관심있던 분야에 대해서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면서 박람회를 방문하면 자녀의 진로 계획 설정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찾았다”며 “박람회가 끝나기 전에 자녀와 함께 다시 방문해 상담을 같이 진행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박람회를 찾은 학생들도 대체로 “원하는 입학 정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들으러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대교협이 ‘2023학년도 수시 전문대학 입학정보박람회’를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양재 aT센터에서 진행한다. (사진=김한울 기자)
전문대교협이 ‘2023학년도 수시 전문대학 입학정보박람회’를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양재 aT센터에서 진행한다. (사진=김한울 기자)

■ 전문대학 수시박람회, 위기의식 가져야 한다는 관계자 목소리 ‘또렷’ = 이번 박람회는 최근 전문대학의 위기를 반증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문대교협이 지난 8월 발표한 ‘2023학년도 전문대학 수시모집’ 중요사항에 따르면 올해 수시모집에서 전문대학은 전국 131개교에서 모집학생 17만 3978명 중 15만 6878명을 선발한다. 전체 모집인원의 90.2%에 해당하는 이번 수시 모집은 지난해보다 1만 2649명을 줄였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 등으로 전체 모집인원을 축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체 모집인원의 감축과 맞물려 박람회를 찾은 학생들의 수도 이전보다 많이 줄었음을 느끼고 있다는 게 대학 관계자의 공통된 전언이다. 박람회를 준비한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이전보다 박람회를 찾은 인원이 많이 줄었음을 체감한다”며 “코로나19와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전문대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 저하가 이어져 씁쓸하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다른 관계자도 “모집인원이 줄어 박람회를 찾는 인원도 많이 감소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막상 보니 아쉬움이 크다”며 전문대학이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확산되며 현장 실습 위주인 전문대학이 큰 관심을 받기 힘들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박람회를 찾은 이 모 학생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났다는 뉴스를 여럿 봤다. 현장 실습이 중요한 관심 분야 실습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할 것 같은 걱정이 들어 방문했다”며 “현장 실습을 어떻게 할 것이라는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고 이를 학생들이 알아야 학생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거제대 관계자들이 박람회를 찾은 학부모와 학생 상대로 심층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한울 기자)
거제대 관계자들이 박람회를 찾은 학부모와 학생 상대로 심층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한울 기자)

■ ‘반도체 인재양성’, ‘특성화와 전문지식 고도화’…위기를 기회로 = 이런 위기 속에서도 적잖은 학부모와 학생들은 전문대학이 갖고 있는 전문성과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믿고 박람회를 찾았다. 전문대교협도 이에 발맞춰 ‘미래사회 시대에 전문대학이 답하다’를 제목으로 전문대학이 △로봇 기술자 △3D 프린팅 △드론 전문가 △가상증강현실 전문가 △반려동물 전문가 △노인케어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양성에 전문대학이 힘쓰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데 힘썼다.

또한 대다수의 대학들이 전문대학에서 운영하는 직업 교육 심화과정으로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일학습병행 전문심화과정’에 대한 정보를 아낌없이 공유하고자 했다. 실제로 해당 제도를 활용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2009년 1035명에 불과했던 학사학위 취득자는 올해 1만 356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일반대에서만 가능했던 학사학위 취득을 전문대에서도 할 수 있다는 정보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더불어 전문대학으로의 유턴입학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 역시 수험생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전문대 수시에서 25.8%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는 간호·보건 전공 특화 대학들의 상담 부스도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반도체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 방향성과 현장형 인재를 원하는 기업들의 수요를 예시로 들며 해당 분야의 특성화와 전문성을 강조한 대학들도 눈에 띄었다. 지방 권역 전문대학의 모 교수는 “정부가 전문대학이 현장 실무형 전문기술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하는 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 전문대학 지원사업에 올해보다 20억 원 늘어난 14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전문대학의 중요성과 흐름을 같이하는 지원 확대는 현장 실무에 적합한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대학 방향성 설정에 큰 도움이 된다. 우리 대학도 이에 발맞춰 관련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방향성과 궤를 같이하는 정책을 이어갈 것이다”고 전했다.

인천재능대 부스에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김한울 기자)
인천재능대 부스에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김한울 기자)

■ “더 많은 전문성과 특성화 대책 갖춰야”,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많은 정보 얻을 수 있어” =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고 하는 전문대학 관계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박람회에 참가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체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남겼다. 하지만 몇몇은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자녀 둘을 두고 있는 한 학부모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일반대에 비해 전문대학에 관심을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반대학에 비해 전문대학이 주목받기 위해서는 현재 말하고 있는 현장 인재 양성에 더욱 힘써야하고 더 많은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쓴소리를 냈다.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항공 분야에 관심 있는 한 고등학생은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입시정보를 통해 얻어낸 것도 좋았지만 박람회를 찾아 심층적인 고민과 진로에 대한 상담을 진행할 수 있었고, 특히 현재 다니고 있는 재학생들의 경험을 통해 어떤 대학이 나에게 가장 맞는 대학인지 체계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게 가장 맞는 대학을 찾아 원하는 항공 분야의 꿈을 이루고 싶다”며 “박람회장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 앞으로 관련 분야에서 이름을 날릴 수 있도록 원하는 학과에 꼭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간호사를 꿈꾸고 있는 박 모 학생도 “당장 대입을 앞둔 상황이 아니여서 상담을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분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던 것은 긍정적”이라며 “향후 열리는 박람회에도 참가해 진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싶다”고 전했다.

미래사회 시대를 전문대학이 준비하고 있다는 박람회 플랜카드 (사진=김한울 기자)
미래사회 시대를 전문대학이 준비하고 있다는 박람회 플랜카드 (사진=김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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