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대 후배 진로·취업고충 해소 위해 ‘조선소 명장과의 대담’ 자리 열려
조선업계, 인력난 속 디지털 조선 교육 첨단기술 앞세운 거제대에 기대감↑
자동용접 로봇운용 수업 등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산·학 협업으로 취업 방안 확대”

후배 재학생들의 취업 고충을 듣고 노하우와 비전을 들려주기 위해 학교를 찾은 이 대학 출신 조선명장 두 명이 학생, 교수, 산업체 대표와 대담에 앞서 교내 돌고래공원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민중 총동문회 수석부회장, 권현웅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허정석  총장, 정치환 명장, 김승규 학생회 대표, 이준렬 명장, 노다산 총학생회장, 신동철 혁신지원사업단장. [사진= 한명섭 기자]
후배 재학생들의 취업 고충을 듣고 노하우와 비전을 들려주기 위해 학교를 찾은 이 대학 출신 조선명장 두 명이 학생, 교수, 산업체 대표와 대담에 앞서 교내 돌고래공원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민중 총동문회 수석부회장, 권현웅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허정석  총장, 정치환 명장, 김승규 학생회 대표, 이준렬 명장, 노다산 총학생회장, 신동철 혁신지원사업단장. [사진= 한명섭 기자]

[거제=한국대학신문 우지수 기자] 거제대학교(총장 허정석)를 졸업하고 산업현장에서 영향력을 펼치는 두 조선 명장이 재학생들의 취업 걱정 해소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두 조선 명장은 이준렬·정치환 명장으로 삼성중공업 조선 산업현장의 베테랑이기도 하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거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선사업에 대한 특강을 끝마친 뒤 허정석 총장을 비롯해 학생대표 2명, 교수대표 2명과 함께 거제대 학생들은 취업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른바 ‘조선소 명장과의 대담’이 열린 것. 1시간 남짓 진행된 대학 구성원과, 현장 전문가 간의 질의응답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오고갔다.

- 현재 조선업계의 상황과 선배님들의 생각을 들려 달라.

정치환 명장
“2020년은 수주가 부족한 해였다. 초과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여러 가지 국제 정세가 맞물리면서 수주를 많이 못 했다. 하지만 2021년도에 세계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조선 사업 수요가 늘었다. 그래서 34% 정도 수주 초과 달성을 이뤘고 올해 9월 기준으로 87%가량 올해 목표치를 달성한 상태다. 내년쯤 인력을 많이 채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조선소는 옛날 아날로그 조선소가 아니다. 디지털 조선소로 빠르게 변화해가고 있다. 디지털 조선 교육의 첨단에 있는 거제대 구성원들과 이렇게 얘기를 나누는 것도 의미가 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 두 명장이 거제대 98학번 출신이다. 대학 후배들이 국내 대표 조선소에 입사한다면 거제대 학생으로서 가지는 장점은 무엇일까.

이준렬 명장
“거제대를 졸업하면서 느낀 점이지만 지역특화 인재 양성이라는 측면에서 특히 강점이 있다. ‘거제시’ 하면 조선에 특화된 도시로 유명하다. 그런 도시에서 유일한 대학이 거제대이고, 조선과 관련한 인재 양성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에 기업에서도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거제대는 학생들이 우선적인 취업처를 조선소로 생각하기 때문에 현장 적응력이 다른 직원들에 비해 높다. 기본적으로 조선업에 관심이 높은 학생들이기 때문에 조선소에 대한 기초지식, 실무 이론과 같은 부분들은 타 대학에 비해 뛰어난 점이 있다.”

정치환 명장
“조선업이 현장직인 만큼 활달한 성격과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을 회사에서 선호한다. 거제대 교육과정에서 이런 정성적인 부분을 강화해 준다면 에너지 넘치고 활력있는 거제대생들이 취업에 경쟁력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조선 현장이 디지털 조선소로 변화하려고 하는 만큼 학교의 교육과정도 이에 맞춰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존 조선 산업 교육 커리큘럼이 탄탄하게 짜여 있었으니 기초지식에 더해 첨단산업 역량까지 강화한 거제대생들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허정석 총장
“거제대는 스라벨, 즉 스터디·라이프 밸런스라고 해서 주 4일(월~목)은 학생들이 취업 졸업 후에 바로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현장실무·팀웍중심의 교육을 하고 있다. 그리고 금요일은 학생들이 실무교육 외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기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적극성과 활달성을 키우고 현장 실무능력도 함께 함양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거제대는 학생들이 역동적이고 활기찬 학생들을 키우도록 학교 차원에서 지원한다. 가령 금요일에는 학생의 수요에 따라 승마라든지 기타 스포츠 활용을 신청을 받아 지원하고 있다. 거제대 학생들은 일주일 중 나흘은 열심히 공부하고 나머지 일정은 자기계발에 힘을 쏟으며, 입사 후에도 업무 능력·인성 등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 삼성중공업과 거제대의 취업 협약 계획이 있나.

이준렬 명장
“거제대는 대우조선해양과 매년 설계관리직 20명, 현장직 20명의 채용 약정을 맺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거제대가 대우조선해양만의 학교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학생들에게 대우조선해양이 삼성중공업과 라이벌 회사라는 인식도 많았던 것 같다. 거제대의 재단이 바뀌면서 이제는 대우조선해양만의 협약 학교가 아니게 됐다. 또 대우조선도 이제 한화로 소속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거제대생들의 취업 폭이 커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봄직 하다. 이제는 삼성중공업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도 바뀌지 않을까 싶다.”

신동철 교수
“거제대 학생들은 조선 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충성도가 높다. 우수한 인재들이 기업에 많이 공급될 것으로 자부한다. 거제대도 삼성중공업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취업 약정까지 맺도록 노력하겠다.”

교수와 학생, 산업체 대표가 교내 소회의실에서 명장들과 질의 응답 식으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교수와 학생, 산업체 대표가 교내 소회의실에서 명장들과 질의 응답 식으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변화하는 조선 산업에 대비하는 거제대의 인력 양성 계획은.

허정석 총장
“현재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로봇 실습실을 구축하고 있다.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아두이노 실습 △코딩 실습 △로봇 실습까지 실습실에서 진행한다. 앞으로 많은 산업이 스마트 분야로 확장될 전망이다. 미리 준비해 시대 흐름에 맞는 교육과정을 제공할 생각이다.
학생들이 꺼려하는 용접 분야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많은 조선소에서 자동 용접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앞서 말한 로봇 실습실에서는 자동 용접 로봇 운용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동 용접 로봇을 직접 코딩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향후 대표 사업으로 설정해 집중적으로 관련 인재를 많이 양성할 계획이다. 현재 울산지역과 산업체와 스마트팩토리 산학협의회를 구축해서 관련 교육과정을 내년도에 적용할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에 발 맞춰 거제대의 교육도 점차 발전하고 있다.”

- 선배 입장에서 조선소 등 사회로 나가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전한다면.

정치환 명장
“조선소라는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재는 힘든 직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점차 바뀌어나가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여러분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적성에 맞는 직종을 찾아서 잘 취업하기를 바란다.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준렬 명장
“조선 사업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인력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분야에 특화된 거제대생들에게 기업들이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기대를 해 봐도 좋을 것이다. 가고자 하는 길을 정했다면 목표 설정과 꾸준하고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 잘 준비해서 좋은 직장 동료, 삶의 선후배로 현장에서 다시 만났으면 한다.”

허정석 총장
“거제대 출신 선배 명장들과의 대담으로 학생들이 진로 선택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었으리라 생각한다. 취업뿐만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오늘 나눈 대화를 가슴에 새기면 졸업 후에도 뛰어난 인재로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귀한 걸음한 두 명장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준렬 명장(왼쪽), 정치환 명장. [사진= 한명섭 기자]
이준렬 명장(왼쪽), 정치환 명장. [사진= 한명섭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