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택 총장 취임 이후 ‘SDGs(지속가능발전)’ 대학경영 원리 강조…SDGs에서 ESG로 확장
대학 최초로 ESG위원회 설립…ESG 과목 개설, ‘2045까지 탄소중립 달성’ 발표
공정무역 가치 확산으로 공정무역 분야 활성화…ESG는 대학 자체 발전과 혁신을 위해서도 필요

어도선 고려대 사회공헌원장은 “ESG 인재 양성을 위해 전공교과의 지식, 기술, 내용, 방법, 원리를 사회문제 해결에 연계시킬 수 있는 교과뿐만 아니라 ESG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며 “사회공헌원에서는 학문의 공익성, 사회적 연계성을 위해 학생들에게 환경 캠페인 등 현장 참여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어도선 고려대 사회공헌원장은 “ESG 인재 양성을 위해 전공교과의 지식, 기술, 내용, 방법, 원리를 사회문제 해결에 연계시킬 수 있는 교과뿐만 아니라 ESG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며 “사회공헌원에서는 학문의 공익성, 사회적 연계성을 위해 학생들에게 환경 캠페인 등 현장 참여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ESG가 정부기관과 기업, NGO를 넘어 대학가에도 확산되고 있다. 대학가의 ESG 확산과 발전은 고려대학교가 선도하고 있다. 고려대는 정진택 총장 취임 이후 ‘SDGs(지속가능발전)’를 대학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은 데 이어 2021년 4월 총장 직속 기구로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대학가에서는 최초다.

현재 고려대는 SDGs와 ESG 실현을 위한 교육과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특히 SDGs와 ESG를 정착·확산시키는 인재를 양성, 사회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 고려대의 구상이다. 어도선 고려대 사회공헌원 원장을 만나 고려대의 ‘SDGs’와 ESG 비전·세부 사업, 대학과 기업의 ESG 발전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 고려대가 ESG에 앞장서는 이유가 궁금한데.
“고려대는 총장실에 가면 SDGs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총장님이 대학의 운영원칙에서 SDGs를 가장 중요한 가치의 하나로 강조하신다. SDGs를 성실히 이행하면서도 ESG도 본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 SDGs를 대학경영의 중요 가치로 강조한 배경이라면. 
“우리 사회에는 지속발전가능성을 저해하는 부정 요소들이 많다. 가난, 불평등, 생물다양성 훼손, 자연환경 파괴, 물과 공기 오염 등이 모두 해당된다. 다행히도 대학은 자원과 기관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융복합적 방법이 필요한데 대학은 인적 자원, 지적 자원, 기술 자원뿐 아니라 네트워크와 행재정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 지구촌 사회가 지속가능발전이라는 명제를 이행하는 데 있어 대학이 중추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자체가 대학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적극 참여하는 길이라고 봤다. 이에 총장님이 SDGs를 단순 활동 차원이 아니라 대학의 경영원리에까지 포함시키신 것으로 알고 있다. SDGs를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교육도 전공지식이나 기술이 SDGs에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를 고민했다.” 

- 그렇다면 SDGs에서 ESG로 어떻게 고려대의 패러다임이 확장됐나. 
“SDGs가 국내에 소개된 지 7년 정도 지났다. SDGs가 사회의 혁신의제로 등장한 뒤 하나의 거대 흐름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K-SDGs로 소개됐고 지방조례도 제정됐다. 170여 개 지자체에서 SDGs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즉 SDGs가 국가 기관부터 지자체, 시민사회, 대학에까지 거대 흐름으로 계속 정착되고 있다. 이어 2019년부터 기업의 ESG가 새롭게 부상했다. 당시 고려대는 SDGs 이행 자체를 중요의제로 삼고 교육격차 해소, 환경보호, 마을재생 등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이행하던 시기였다. 그러다 기업의 ESG가 급부상하면서 기업의 변화는 역으로 대학의 변화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이는 대학이 산학관계나 기업 인력 배출에 있어 중추기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SDGs와 ESG라는 시대 흐름에 비쳐 대학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 고민했다. 이를 통해 SDGs와 ESG가 우리 사회의 거대 흐름으로 정착되고 우리 사회와 지구촌의 지속발전가능, 나아가 인류의 공존과 자유와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SDGs와 ESG를 정착·확신시키고, 새롭게 정의·평가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교육을 통해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대학이 사회의 중요 기관으로서 역할이라고 규정했다.”  

- 고려대가 국내 대학에서는 최초로 ESG위원회를 설립한 것으로 아는데.
“ESG를 실현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총괄 심의, 조정, 관리, 평가, 검토를 담당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21년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실무기구로서 산하에 사회공헌원을 설치했다. 고려대 ESG위원회는 사회공헌, 국제협력, 환경연구 등 대내외 ESG 분야 전문가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총장이 위원장으로 위원회를 총괄한다. 고려대 ESG위원회는 ESG의 ‘E(Environmental)’ 활동으로  △ 환경 회복 연구와 환경 교육 △교내외 환경 협력 네트워크 구축 △교내외 Net Zero 운동 △지역사회 환경캠페인과 활동 △국내 환경보호 기관 협력 활동 △국제 환경 컨퍼런스와 활동 등을, ‘S(Social)’ 활동으로 △Engaged/Service Learning(참여·봉사 연계 교과) 강화 △사회혁신과 공헌 연구 △교내 사회혁신생태계 구축 △사회공헌원 활동 강화 △글로벌 사회공헌 강화 등을 추진한다. 또한 ‘G(Governance)’ 활동으로는 △교내 ESG 플랫폼 구축 △국내외 사회공헌 거점 구축 △교내외 사회혁신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활동 △거버넌스 중심 사회공헌 활동 강화 △ESG 기반 대학 경영을 실현한다.” 

- 대학에 ESG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대학이 ESG를 실천하는 것은 대학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핸더슨 하버드대 교수의 저서 ≪자본주의의 대전환≫을 보면 멋진 말이 나온다. 기업의 ESG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우리가 구체적으로 기업에 표준화된, 정량화된 것들을 지표로서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업이 알아서 하는 게 아니라 기업이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도록 요구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고려대도 ESG가 어디에서 구체적으로 이행되고 있는가를 봤을 때 경제를 중요하게 봤다. 경제가 망가지면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경제의 본래 가치는 공익적 가치에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주주자본주의, 성과중심 기업 운영이 특정그룹이나 특정인에게 수익을 몰아주는 구조가 되면서 기업의 공공재로서 역할이 상실되고 기업이 사유화된 권력기관처럼 됐다. 예를 들어 개발도 기업의 논리가 우선시되면 자연환경이 파괴된다. 기업이 무한 수익을 추구하다 보니 개발 위주 운영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들, 갑질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온다. 기업이 공공선을 추구하는 기업가정신을 잃고 맹목적으로 수익만 추구했을 때 지속가능발전을 저해하는 문제를 모두 일으킨 것이다.
현재 전 세계 경제활동의 70% 이상을 기업이 담당한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발전 가능성을 추구해도 기업이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한다면 결국 변화는 요원하다. 따라서 기업에 ESG를 요구해야 하는데, 특히 기업이 ESG경영을 하려면 ESG를 진지하게 실천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작 ESG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ESG를 실천하지 않으면서 ESG 인재를 배출할 수 있겠나. 대학이 ESG 원리와 가치를 연구나 교육을 통해 실현하고 학생들을 ESG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 ESG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과정이 중요하다. 교육과정은 어떻게 운영하나.
“사회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 즉 SDGs와 ESG를 사회에서 정착·확산시킬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려면 전통적 교육방식으로는 불가하다. 교육혁신 생태계도 변해야 한다. 학생들이 가난, 불평등, 환경오염 등 인류와 지구촌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을 자신이 배운 지식과 기술을 연계시켜 현장에서 해결할 있도록 현장밀착형, 문제해결형 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이 대학 내에서 하나의 생태계로 정착돼야 한다. 고려대는 교육생태계 구축을 고심했고 어느 정도 교육생태계가 구성됐다. 비교과과정이나 교양과정에 SDGs 또는 ESG 관련 과목이 증가했다. 전공교과의 지식, 기술, 내용, 방법, 원리를 사회문제 해결에 연계시킬 수 있는 교과도 운영한다. ESG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으며 사회공헌원에서는 학생들에게 환경 캠페인 등 현장 참여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즉 학문의 공익성, 사회적 연계성을 강조한다.” 

- 대학의 탄소중립 실천도 중요하다.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노력이라면.
“고려대는 지난 5월 5일 개교 117주년 기념식에서 SDGs, ESG와 연계, ‘2045까지 탄소중립 달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 지속발전연구소 등 대학부설연구소와 관리처의 1년여 간 연구를 통해 1단계로 에너지절감과 효율화로 2030년까지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 이어 2단계로 2045년까지 태양광, 수소연료전지 시설,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 에너지전환과 수요공급안정관리를 실행함으로써 탄소중립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어 지난 6월 21일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박재현 K-water CEO,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더 늦기 전에 2045’ 탄소중립 선언식 행사를 개최했다. 고려대는 행사를 통해 탄소중립 목표 실행을 위한 실천계획을 총장, 교원, 직원, 학생, 교우 등 전 구성원들이 함께 선언함으로써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탄소중립 이행을 천명했다.”

- 고려대는 ESG 차원에서 공정무역에도 주력하고 있지 않나. 
“공정무역은 생산부터 가공까지 엄격하게 관리된다.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토양을 보호하며, 아동 노동을 착취하지 않고, 여성의 권리를 보장한다. 따라서 기업 활동에서 ESG를 대변하는 것이 공정무역 분야다. 유럽은 약 14조 원의 시장이 형성됐다. 반면 우리나라는 500억 원 정도 규모다. 우리나라도 1조 원 규모로 성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업 분야를 공정무역 필증을 받을 정도로 관리하면, 우리나라의 농촌도 활성화될 수 있다. 고려대는 공정무역이 농촌 활성화와 농업 분야 청년 일자리,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해 공정무역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공정무역학회와 협약을 맺고 공정무역 가치를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공정무역 포럼을 개최하고 있고 올해 6월에는 글로벌 공정무역포럼을 개최했다. 공정무역 동아리도 만들었고 올해 4월 공정무역 마을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대학이 SDGs와 ESG라는 세계사적 흐름에 적극 대응하면서 우리 사회와 글로벌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는 것이 대학 자체가 사회로부터 더 많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일이다. 또한 대학의 연구, 교육, 대외협력 영역에서 스스로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어도선 원장은…
고려대 영어교육과에서 학사를 졸업하고 미국 켄트주립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고려대 사범대 교수로 임용된 뒤 2004년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이후 2005년 국제어학원 실장을 시작으로 2006년 사범대학 부학장, 영어교육과 학과장, 영어교육연구소장을 거쳐 2015년 3월부터 고려대 사회봉사단장을 역임했다. 사회봉사단이 2021년 사회공헌원으로 승격되면서 현재 고려대 사회공헌원장과 고려대 ESG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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