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지난 1월 말부터 약 5개월간 몽골과 이집트, 캄보디아, 베트남,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을 대상으로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회장 전성용, 경동대 총장, 이하 대사협)는 WFK 환경분야 청년 중기봉사단 활동을 진행했다.

WFK 환경분야 청년 중기봉사단은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 절차를 거쳐, 총 63명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5개국의 글로벌 환경 이슈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봉사활동을 포함해 교육·문화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을 발견·진단하고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해당 국가에 전달하는 데 앞장섰다.

단순한 대학생 해외 봉사를 넘어 그 지역의 교육·문화 발전을 돕는 등 해당 국가에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알리는 민간 외교관의 역할도 톡톡히 한 셈이다. 대사협이 주관하는 대학생·청년 봉사단 프로그램이 국내외에서 큰 호평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대사협은 이번 환경분야 청년 중기봉사단을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 대응해 온라인 비대면 해외 봉사로 진행했다. 온라인으로 진행한 탓에 해당 국가와 국내 봉사단 모두 생소할 수 있었지만, 대사협의 그간 쌓인 봉사단 운영 경험 덕분에 뚜렷한 활동 성과가 나올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약 5개월의 봉사활동을 마무리하고 이후 새로운 계획을 만들어가고 있는 WFK 환경분야 청년 중기봉사단원을 만났다. 다시 각자 속해 있는 학과·전공 분야로 돌아가 더 밝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원들에게 대사협 WFK 환경분야 청년 중기봉사단에 대한 이야기를 지난달 23일 들어봤다.

인터뷰는 서울 금천구 한국대학신문사 14층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집트 봉사에 참여했던 김혜린 단원(연세대 경제학과)·김태운 단원(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최혜형 단원(경희대 국제학과), 캄보디아 봉사를 진행한 권현진 단원(전북대 산림환경과학과), 베트남 봉사에 나선 강한솔 단원(부경대 대학원 국제개발협력학) 등 5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은 “(비록 비대면 봉사라는 점은 아쉽지만) 다른 나라의 문화·환경을 경험하고 나눔의 중요성을 느끼기엔 충분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미래 환경 행동가로서 성장하는 데 대사협 프로그램 경험이 매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명의 단원의 이야기를 간담회 형태로 정리했다.

#.청년 중기봉사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김혜린 이집트팀 단원(연세대 경제학과)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해외 봉사였다. 그래서 해외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찾아보다가 발견하게 된 활동이다. 제가 어릴 적부터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제가 좋아하고 또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이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

최혜형 이집트팀 단원(경희대 국제학과)
“사실 해외 봉사를 이전부터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봉사활동이 확 끊겨 아쉬움이 컸다. 비대면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봉사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돼 바로 지원하게 됐다. 환경봉사단 이전에도 WFK 청년 단기 봉사단으로 활동을 먼저 했었다. 그래서 그 다음에 곧바로 참여를 하게 된 것이다.”

권현진 캄보디아팀 단원(전북대 산림환경과학과)
“일단 전공 분야가 환경 쪽이기도 했고 우리나라에서 환경 분야로 봉사단을 파견하게 되는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런 부분에 항상 관심이 많았다. 또 해외 봉사는 대학생의 꿈이기도 해서 꼭 하고 싶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서 현지에 직접 파견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그 와중에 온라인 봉사라도 기회가 있다고 해서 지원하게 됐다.”

김태운 이집트팀 단원(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저는 그때 당시 군대에서 전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약간은 군대에서의 자신감으로 이것저것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 친구가 추천해 준 게 WFK 청년 중기봉사단이어서 지원하게 됐다. 제가 원래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환경 쪽 활동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런데 보통 학교에선 이론적인 수업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까 실제 활동으로 환경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 중에 이 봉사활동에 지원하게 됐다.”

강한솔 베트남팀 단원(부경대 대학원 국제개발협력 전공)
“저는 친구들과 같이 지원했다. 앞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KOICA) 위코(WeKO) 서포터즈라는 대국민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대상을 받게 됐다. 그래서 우리가 이 같은 에너지를 살려서 한 번 더 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을까 하고 찾다가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WFK 청년 중기봉사단(환경분야)에) 같이 지원했고, 또 같은 팀에서 활동을 하게 됐다.”

#.청년 중기봉사단(환경분야)에서 맡은 역할은.

강한솔
“베트남 팀 내에서 통역·번역 업무를 담당했다. 이전에 베트남에 교환학생으로 갔던 적이 있다. 베트남어를 조금 할 줄 알아서 통번역 업무를 맡게 됐다. 그런데 제가 또 동시통역을 할 정도의 실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코디네이터의 동시통역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저는 보통 교보재나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를 번역하는 업무, 영상에 베트남어 자막을 다는 업무 등을 맡아서 했다.”

최혜형
“저는 이집트 팀 내에서 회계를 담당했다. 팀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고 구매한 건에 대한 정산을 하는 업무를 맡았다. 회계단원은 제가 하고 싶었던 역할이라 자원했다. 가위바위보를 해 이겨서 어렵게 따낸 자리였다(웃음). 평소 제가 돈 관리를 꼼꼼하게 잘하는 편이다. 이를 기관에서는 어떻게 집행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회계를) 한 번 맡아서 해 보고 싶었다.”

김혜린
“홍보팀 업무를 맡았다.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을 만들어서 카드뉴스를 제작해 저희 활동을 소개하는 일을 했다. 또 소식지를 만드는 일을 담당했는데 저희가 한달간 진행한 활동을 기사문 형태로 작성해 이를 대중에게 알리는 역할을 했다.”

김태운
“서기로서 회의를 진행할 경우 회의록을 작성하는 업무를 맡았다. 또 주간·월간 보고서 등의 취합·작성 등을 주로 했다.”

#.단기와 중기 봉사활동에서 느낀 차이점이 있다면.

최혜형
“이번 중기 봉사단 과정에서는 사실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이들이 한국어학과 학생들이어서 언어적으로 소통하는 데에도 힘들지 않았고, 저희가 준비한 수업에도 굉장히 열심히 참여했다. 그래서 이번에 활동하면서 정말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만나고 싶은데 줌으로밖에 만날 수 없는 환경은 매우 안타까웠다.

앞서 단기 봉사단은 사실 결이 살짝 다르다. 단기 때는 완전 영상 제작 봉사였다. 영상만을 그 학교에 보내줬다. 그때 어려웠던 점이라면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서 아이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반응을 고려하며 어느 때엔 피드백이 필요할 때도 있는데 그게 잘 안됐다는 점이다.”

#.비대면 봉사활동이라 어려웠던 점이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김혜린
“앞서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경제 수업을 가르치는 봉사를 비대면으로 한 적이 있었다. 그런 경험 덕분에 (비대면으로) 수업을 하거나 화상통화 프로그램을 다룰 때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하는 활동이다 보니까 시간을 맞추는 것, 그리고 어떻게 활동을 해야 비대면이지만 유대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을지 등을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강한솔
“코디네이터가 물론 잘 도와줬지만 화상통화 프로그램이나 이런 비대면 상황에 익숙하지 못한 탓에 현지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할 때 항상 하울링(howling, 소리가 크게 울리는 현상)이 생겼다. 그래서 저희가 준비한 수업이 하울링 등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때 아쉬웠다. 또 (한국과 베트남의) 언어가 달라 동시통역을 하면서 수업을 해야만 했는데, 이럴 경우 저희가 한 마디 하면 그쪽에서 (통역을 위해) 한 마디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 때문에 수업을 (준비한 것에서) 절반밖에 못하게 됐다. 이런 부분이 조금은 아쉬웠다.”

#.현지 학생들과 비대면으로 만나게 됐다. 서로 친해지기 위한 노력이 조금 더 필요했을 텐데.

권현진
“저희가 먼저 낯을 가리면 현지 학생들은 무조건 낯을 가리게 돼 있기 때문에 화상통화로 들어갔을 때 ‘내가 이 순간만큼은 광대다’라고 생각했다. 학생들에게 계속 말을 걸고, 기분이 어땠는지 물어보는 등 끊임없이 대화했다. 예컨대 한 가지 단어라도 저희가 캄보디아말(크메르어)을 미리 숙지하고 ‘오늘 날씨 어때?(តើ​អាកាសធាតុ​ថ្ងៃនេះ​យ៉ាងម៉េច​ដែរ)’와 같이 항상 물어봤다.”

최혜형
“화상통화로 자주 만나다 보니까 실제 대면하지 않더라도 줌으로라도 계속 얼굴을 보게 되니까 내적 친밀감이 많이 쌓였다. 그래서 이번 달에도 보고, 다음 달도 보고 이런 경우가 반복될수록 ‘어! 저분 또 오셨네’ 하면서 이름도 부르게 되고, 반갑게 대답하고 하다 보니깐 친해지게 됐다. 딱히 친해지려고 억지로 노력을 했던 것은 없었던 것 같다.”

강한솔
“우리나라 자체에 굉장한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라서 최대한 이에 대한 관심사를 이끌어 내려고 했다. 예컨대 음식과 관련한 수업을 한다고 하면, ‘한국 음식 먹어봤어요?’ ‘떡볶이는 먹어보니 어땠어요?’와 같은 식으로 관심사를 가지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쉬는 시간에 다들 쉬는 분위기면 약간 어색할 수 있겠다 싶어서, 그때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분위기를 풀었던 것 같다.”

#.교육 후 현지 학생들이 어느 정도 변화했는지.
권현진
“예를 들면 그곳에선 학생들이 플라스틱 통이나 스티로폼에 점심 도시락을 싸서 오는 게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 그런데 활동을 종료할 때쯤 되니 한 명도 플라스틱으로 된 물병이나 용기를 쓰지 않았다. 텀블러나 다회용 도시락통을 사용했다. 눈으로 보이는 변화이기에 더욱 느껴지는 게 컸다. 물론 인식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눈으로 이 친구들이 얼마나 변하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서 느껴지는 게 더 컸다. 현실적으로 저희가 크메르어로 자유롭게 소통하기가 어렵고 영어의 경우 그쪽 친구들이 어려워하다 보니까 눈에 보이는 활동 양상 변화가 가장 크게 느껴졌다.”

#.봉사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강한솔
“현장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현지 한글학당에 ‘생태학습장’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래서 실제로 코디네이터, 단원들이 힘을 합쳐서 생태학습장을 조성했다. 활동이 끝난 뒤 현지 소식을 전해 듣게 됐는데, 그곳을 방문한 다른 분들이 많은 감명을 받아서 한글학당에 많은 지원이 이어졌다고 하더라. 그래서 코디네이터도 저희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왔다. 거기에 저희 이름이 적혀있다고 한다. 생태학습장에 팻말로 누구누구 학생들, 이렇게 다 적혀 있다는 말도 듣게 돼 이 부분이 가장 뿌듯한 기억이다.”

최혜형
“수업이 끝나면 (현지 학생들이) 나가는 것을 아쉬워해 항상 30분 정도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집트 학생들과 우리 단원들이 다양한 주제로, 예컨대 생활은 어떻게 하는지, K-팝은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등을 이야기했다. 비록 줌 화면이었지만 그렇게 소통을 나눴던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평소에도 국제 활동에 관심이 많았나.
최혜형
“사실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만 있었지 특별한 무언가는 없었다. 그런데 막상 제가 관심을 가지면서 활동한 분야가 봉사활동밖에 없었다. 제 친구들은 다 국제학과니까 많은 활동을 한다. UN 인턴십도 하고 학교에서 개최하는 모의 UN도 참여하고 다양하게 활동한다. 정해진 분야가 없어서 자유롭게 다양한 방향으로 잘 뻗어서 진출하는 것 같다.
반면 저는 아직도 고민 중이다. 어느 분야로 나가야 할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제가 찾고 있는 방향들은 항상 저도 모르게 또 ‘어? 또 봉사단 뽑네!’ 하면서 지원하는 제 모습을 보곤 한다. 어쩌면 봉사활동 쪽으로 가는 게 맞을까 싶은 생각도 한다. 제가 겪고 있는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제 인생에서 꼭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이 봉사단을 하면서 경험하고 배우는 과정들이 결국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WFK 청년 중기봉사단 활동이 진로에 어떤 도움이 될 것 같나.
김혜린
“어렸을 때부터 환경에 대해서는 항상 관심이 높았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닐 땐 환경과 관련한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경제학과로 진학하게 되면서 그 꿈은 멀어지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국제개발협력 분야를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어서 이를 좀 더 배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관련 자격증 취득도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진로를 국제개발협력으로 정하겠다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는 상태지만, 이것에 대해 더 배우고 싶고, 또 관심사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활동으로 얻어가는 게 크다고 생각한다.”

강한솔
“환경이라는 주제로 활동했는데, 동남아시아에서도 환경에 관한 이슈를 듣는다거나 제가 나중에 그 나라에서 일할 때 환경에 대한 걸 떠올릴 때마다 이 봉사활동이 생각날 것 같다. 또 협업하면서 배웠던 여러 가지를 제가 일할 때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WFK 청년 중기봉사단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5인 모두)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원할 때 망설이다가 지원 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내가 해도 될까 하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주변에 많았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보면 무엇이든 멋진 결과물은 만들어진다.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되 열심히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