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상 인덕대학교 교수

강문상 인덕대학교 교수
강문상 인덕대학교 교수

2016년 봄에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이 있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알파고의 대승이었다. 말로만 듣던 인공지능이 우리사회에 데뷔한 날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4차산업혁명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 정부도 인공지능과 4차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았다.

4차산업혁명과 신산업에 몰두하는 사이에 코로나19가 온 세계를 덮쳤다. 당초 1, 2개월 예상했는데,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너무나도 많은 희생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인명 피해는 물론 세계 경제마저 위축됐다. 반면 코로나19로 발전한 분야도 있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대학교육을 단번에 변화시켰다. 대면교육을 최고로 여겼던 대학들이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원격교육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났다. 특히 실습과목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 대면 실습만 하던 수업을 온라인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의외의 결과도 눈에 띄었다.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에서 코로나 이후 자신의 전공이나 진로를 변경할지 고민 여부에 대해 1000명 이상의 전국 대학생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내용이 그러하다.  원격교육에 불리할 것으로 예상했던 공학계열 학생들은 44% 정도만이 전공 변경을 고민 중이라고 답한 반면, 원격교육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 인문계열 학생들은 65% 정도의 학생이 전공변경을 고민하고 있었다. 실험실습이 많은 학과 학생들이 전공 변경 고민을 덜 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습수업이 많은 전문대학이 불리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설문 결과를 볼 때, 원격교육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전문대학이 오히려 더욱 경쟁력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21년 2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20대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문대학 학생들의 우울증 정도가 일반대학을 다니거나 직장을 다니는 청년들보다 더욱 심각한 상태였다. 같은 해 11월 고등직업교육연구소에서 전문대 학생 3만 3000여 명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45.5%의 학생들이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고 응답했다. 전문대학 학생이 이와 같이 같은 또래의 청년들보다 우울증이 높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높은 것은 원격교육 때문으로 분석된다. 입학과 졸업이 2년 학제인 전문대학 학생들은 입학부터 졸업까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어 전공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나타났을 것이다. 온라인으로 혼자서 하는 학습에 자신감이 떨어지고 우울감도 높아졌을 것이다.

원격교육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이다. 반복학습에 유리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돌려보며 학습할 수 있다. 이론과목의 경우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다음은 줌(ZOOM)과 같이 카메라 영상으로 학습자를 보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학습이다. 비대면이지만 실시간으로 동시에 수업이 이뤄진다. 수업에서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등 서로 간의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전국 공과대학생 4000명 이상을 조사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학생들의 입장에서 원하는 시간에 아무 때나 들을 수 있는 동영상 콘텐츠 녹화 강의 만족도가 가장 높고, ZOOM 수업의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최근에 가장 관심을 끄는 메타버스에서의 수업이 있다. 메타버스에서는 동영상 녹화 강의도 가능하며, 아바타가 출석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실시간 강의도 가능하다. 특히 AR이나 VR과 같은 가상기술이 적용된 콘텐츠를 사용하면 온라인에서의 실습 교육도 가능해진다. 메타버스에서의 교육적 효과를 과소평가하는 학자들도 있다. 게임과 같아서 수업에 집중이 안 될 것이라는 편견이 있어서다.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라면 메타버스든지, 동영상 콘텐츠 수업이든지 별 상관이 없을 것이다.

앞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전문대 학생들의 우울증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고 했었다. 메타버스에서의 수업이야말로 이러한 원격교육의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바타가 수업에 참여해 옆에 친구와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수업에서 토론도 할 수 있다. 나 혼자의 학습에서 오는 우울감이 해소될 것이다. 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로는 실습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메타버스에서의 교육이 다른 원격교육 방법보다 교육적 효과가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 아직까지 메타버스에서 수업 사례가 많지 않고, 적절한 교수법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메타버스에서의 수업은 에듀테크에서의 새로운 교육 플랫폼으로 제시되고, 큰 관심 속에 교육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전문대학들도 메타버스에서 교육을 적용하고 많은 사례를 통해 직업교육에서의 에듀테크 기술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