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무제한 제공하던 클라우드 저장 용량 100TB로 제한…내년 1월 1일부터 본격화
대학들, 교내 공지 통해 정책 변경 안내·저장 용량 확보…이용 불편 불가피, 대안 모색도

구글이 무제한으로 제공하던 클라우드 저장용량을 대학 및 기관별 100TB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던 대학들이 불필요한 파일을 우선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저장용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구글이 무제한으로 제공하던 클라우드 저장용량을 대학 및 기관별 100TB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던 대학들이 불필요한 파일을 우선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저장용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구글이 워크스페이스 포 에듀케이션(workspace for Education, 전 지스위트 포 에듀케이션)을 통해 무제한으로 제공하던 클라우드 저장 용량을 대학 및 기관별 100TB(Terabyte)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던 대학들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국내 가장 많은 학생을 보유한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직격탄을 맞았고, 다른 대학들도 이에 맞춰 구성원·학생 등에게 안내 메일을 보내 불필요한 파일을 우선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저장 용량을 확보하고 있다.

■ 대학들, 변경된 구글 정책에 저장용량 확보 나서 = 구글은 지난해 2월 워크스페이스 포 에듀케이션을 통해 제공하던 무제한 저장 용량을 대학 등 기관별 한도 100TB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무료로 제공하던 G메일, 드라이브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저장 용량은 학교당 100TB만 기본으로 무료 제공하고, 100TB 이상 사용하면 재학생 전체 인원수에 따라 라이선스를 구매하도록 유료화한다. 변경 정책은 올해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한 차례 유예해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화하기로 했다.

숙명여대의 경우 2018년부터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서비스를 이용한 이유는 저장 용량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체 서버를 구축해 학생들에게 제공했다면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큰 규모의 작업이었으나, 구글에서 저장 용량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이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숙명여대는 이 서비스를 통해 G메일, 구글 드라이브, 포토 등을 용량 제한 없이 구성원들에게 제공했다. 그래서 따로 대비 시스템도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구글이 지난 2월 갑작스럽게 정책을 변경하고 저장 용량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용량 줄이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숙명여대는 교수·교직원 등에는 1인당 30GB(Gigabyte), 학생·연구원·조교·강사 등에는 1인당 10GB, 퇴직·졸업·제적·수료생 등에는 1인당 3GB의 저장 용량을 제공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구글이 정책 변경을 공지한 뒤 지난 6월부터 주기적으로 교내 공지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정책 변경을 안내하고 있다”며 “저장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사용 중인 서비스들의 저장 용량을 확인, 백업·삭제 협조를 구하고 공유 드라이브는 이용을 중지했다. 용량 초과 대상자의 경우 계정을 초기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희대는 재학생·졸업생 등에게 5GB를 제공하기로 했다. 경희대는 1TB 이상 사용하는 학생을 시작으로 용량 제한을 시작해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사용자 계정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외대는 재학생·교직원 1인당 30GB로 용량을 제한하고, 졸업생 등에게는 5GB를 제공한다. 서강대는 재학생에게만 10GB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제한 용량을 산정하지 못한 대학들은 학내 구성원 의견을 듣고 결정할 방침이나 학내에 개인별 계정에 불필요한 자료 삭제를 요청한 상태다.

■ 가장 많은 학생 보유한 방송통신대 ‘직격타’…초과 사용자 계정 정지 조치 = 일반대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학생을 보유한 방송통신대는 이번 구글이 정책을 변경하며 직격타를 맞게 됐다. 대학당 무료 용량을 100TB로 제한하다 보니 학생 1인당 400MB(Megabyte)밖에 제공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방송통신대 관계자는 “타 대학에 비해 훨씬 많은 학생이 재학 중이다 보니 1인당 제공할 수 있는 용량이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저장 용량을 구매해 제공할 방침은 아직 없기 때문에 무상으로 제공되는 100TB 내에서 학생·교직원에게 이용 용량을 할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통신대는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휴학생에게 400MB 용량 제한에 따른 자료 삭제를 요청했다. 안내받은 학생들은 필요 없는 파일을 지우고, 백업을 하는 등 자발적으로 저장용량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100TB에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방송통신대 관계자는 “워낙 방대한 양의 자료가 업로드 돼 있는 상태라 아직도 많은 자료가 삭제돼야 한다. 그래서 9월 30일에는 100GB 이상 사용자, 10월 31일에는 20GB 이상 사용자의 계정을 정지할 예정”이라며 “11월 30일에는 할당 용량의 20%를 초과하는 사용자의 계정을 중지한다. 공유 드라이브는 10GB 이상 넘기면 넘치는 데이터를 삭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7월 경기대가 전달한 ‘학교 메일 서비스 용량 제한 및 계정 정리 안내’ 메일 일부.
지난 7월 경기대가 전달한 ‘학교 메일 서비스 용량 제한 및 계정 정리 안내’ 메일 일부.

■ 1인당 5GB는 부족…대체 서비스 모색 = 경기대는 구글이 정책 변경을 공지한 후 재직교수·직원·연구원·조교·업무용은 1인당 20GB, 재학생(대학, 대학원생)은 5GB, 퇴직교수·직원·연구원·조교·졸업(재학 외) 학생(대학, 대학원)은 2GB를 제공하기로 했다. 첫 안내 메일을 보낸 것은 지난 7월. 구글의 저장공간 정책 변경, 경기대 구글 저장공간 정책 등을 안내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대 졸업생 A씨는 “대학에서 메일이 와 살펴보니 저장 용량을 제한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학창시절 사용했던 계정이라 잊고 있었는데, 꽤 많은 용량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불필요한 자료는 삭제하고, 필요한 자료는 백업했다”며 “저처럼 사용했던 계정을 잊고 있다 메일을 받은 사람도 꽤 되는 것 같다. 다만 무제한으로 제공하기로 해 아직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구글 계정을 사용하고 있던 경기대 재학생 B씨는 “PC에 구글 드라이브를 연동해 사용하고 있던 터라 컴퓨터로 작업하는 모든 자료가 클라우드에 업로드 돼 있었다. 하지만 저장 용량을 제한한다는 메일을 받고 백업하느라 하루가 꼬박 걸렸다”고 말했다.

B씨가 사용하고 있던 용량은 5GB를 훨씬 넘는다. 학업을 진행할 때 작성했던 자료, 참고 영상 등이 담겨 있었기 때문에 삭제할 수 없어 백업이 필수적이었다.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학생들과 공유 드라이브도 만들어 사용했기 때문에 다수의 학생이 같은 상황. 이에 경기대는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대체 서비스인 Microsoft Office365(이하 MS)를 제공하기로 했다. 해당 서비스는 8월 중 제공하기 시작했고, 퇴직·졸업자는 향후 2년간 한시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경기대 관계자는 “갑자기 저장 용량을 제한하면 사용자들이 불편해질 것을 고려해 대체 서비스 제공을 위해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MS 서비스를 도입, 사용환경을 개선했다”며 “MS Office 365는 저장용량이 1TB로, 설치형 MS Office 및 다양한 서비스 제공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대뿐 아니라 타 대학들도 자체 서버를 마련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내년부터 대학에 할당된 100TB를 초과 사용하면 데이터를 유료로 써야 하기 때문에 예산 문제도 있고 해서 우선은 계속 구글과 계약하려 한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서비스도 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