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정보대·대림대,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 성과확산포럼 개최
반도체 산업체와 전문대 교육자, 인력양성에 대한 수요와 공급 방향 적극 공유
양 학교 1년간의 사업 성과 발표 진행…인프라 구축과 인증제도 확립 등에 집중

17일 경기 화성 푸르미르 호텔에서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 사업성과확산 및 인재양성 포럼’이 개최됐다. (사진=우지수 기자)
17일 경기 화성 푸르미르 호텔에서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 사업성과확산 및 인재양성 포럼’이 개최됐다. (사진=우지수 기자)

[한국대학신문 우지수 기자] 신산업 분야 중 반도체 인력의 고등직업교육을 특화해 운영하는 선도전문대학들의 사업성과와 인재양성 현황을 공유하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포럼은 정부의 디지털 인력양성 정책방향 발표에 따른 고등직업교육기관의 방향성에 대해 강연하고 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7일 경기 화성시 푸르미르호텔에서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 사업성과확산 및 인재양성 포럼’이 개최됐다. 행사는 신산업 특화 선도전문대 지원사업 협의회의 회장교인 경남정보대와 수도권 참여대학을 대표한 대림대가 그간의 사업 성과에 대해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양 학교의 성과 발표뿐만 아니라 70여 명의 타 대학 사업 참여자, 반도체 기업 관계자 및 관련 협회 관계자들을 초빙해 강연과 토론까지 진행했다.

박상윤 대림대 사업단장은 인사말에서 “반도체 분야에 대한 국정과제 등 관심이 고조되고 미래 산업에서 반도체가 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 교육부 지원하에 신산업 선도대학의 두 대학이 포럼을 진행한다”며 “2년 차 사업을 맞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은 교육모델과 환경 구축에 서서히 성과가 나고 있다. 인재를 배출하는 단계는 내년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정부가 요구하는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이번 행사가 좋은 의견 교류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동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미래 인력 양성을 위한 고등직업교육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우지수 기자)
박동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미래 인력 양성을 위한 고등직업교육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우지수 기자)

■ “학생들, 취업 전에 기업에 호의 가져야 이직률 준다…반도체 산업계 인력난 심화에 전문대 역할 기대” = 본격적인 행사는 박동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미래 인력 양성을 위한 고등직업교육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주제로 펼친 강연으로 시작됐다. 박 연구위원은 전문대를 졸업하고 취업길에 나선 인력들의 이직 문제에 대해 먼저 짚었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인력은 대부분 맡은 직무의 고숙련 인원으로, 이들 인력이 빠진 기업은 인력난에 빠지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5년 미만의 직원들에게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회사에 소속감을 느끼고 본인이 중요 인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취업 전 단계인 대학생 때부터 기업이 채용할 학생들을 지원하며 미리 충성도를 높여 놓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R&D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서 외부인사를 들여오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기존에 근무하던 인력들의 역량을 키워 상위 업무로 기용할 필요가 있다. 전문대의 전공심화, 전문기술석사과정 등을 적극 활용해 기업의 전문학사 인력들을 잘 활용해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동열 연구위원은 신산업 인력양성을 위해서는 관련 재정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적 제도의 마련 역시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디지털 인재양성이라는 정책 방향에 대해 대대적으로 공표한 상황이다. 이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올해 말에 발의될 직업교육법이 고등직업교육의 재정지원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니 전문대학가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강연자로는 한국반도체연구조합의 안기현 사무국장이 나섰다. 안 국장은 ‘반도체산업의 최근 이슈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반도체 시장의 동향, 산업구조와 최근 세계적 트렌드에 대해 개괄적으로 강연했다.

그는 “초미세공정 시스템반도체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은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2개 회사뿐이라는 것은 긍정적인 지표이며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으니 반도체가 전략 공급망의 근간이 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산업 인력을 매년 9000여 명을 뽑는다. 하지만 1500여 명의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산업이 커지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1만 5000여 명이 필요한데, 현 상황에서 6000명이 더 필요한 것이다. 2030년까지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의 순항이 예상되고 있으니 반도체 현장직을 전문대에서 잘 교육해서 공급해줄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 질의응답과 함께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우지수 기자)
강연 질의응답과 함께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우지수 기자)

■ 산업체 “직무능력에 집중한 전문대의 교육방향 원한다”, 전문대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인재를 제공하려 노력 중” = 두 강사의 강연이 끝나고 강연내용에 대한 질의응답 겸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패널 토론진은 △김상용 대림대 반도체학과 학과장 △임준우 경남정보대 반도체과 교수 △민병석 (주)멤스팩 대표 △송경일 (유)스태츠칩팩코리아 인사팀장으로 2명의 학교 인사와 2명의 기업인, 그리고 앞서 강연한 박동열 연구위원과 안기현 사무국장까치 총 6명으로 구성됐다.

김상용 학과장 모두발언 “반도체가 국가적 전략사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여러 과제가 많다. 이번 정부에서 10년간 15만 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른 지원도 기대해볼 수 있지만, 교수로서 느끼는 우려도 크다. 산업계에 어떤 인력이 필요하며 대학의 교육 방향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에 대해 분석적인 토론을 진행해줬으면 좋겠다.”

민병석 대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석박사를 원하는 상황은 아니다. 전문대에서 교육할 때 그들이 맡게 될 직무와 관련된 직업교육에 집중해준다면 좋겠다.”

임준우 교수 “지금 신산업 특화 사업단의 계획은 학생들이 배우는 직무에 특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의 인력 수요에 맞는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특징에 초점을 맞추는 중이다. 산학연계에 있어서 전문대의 교육에 또 어떤 지침이 있으면 좋을까.”

송경일 인사팀장 “우리는 반도체를 패키징 및 조립하는 회사다. 회사를 이전하면서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연구직이나 관리직도 필요했지만, 현장에는 생산직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졸업하고 입사하는 단계로 운영돼왔는데 대기업에서도 인력을 요구하게 되면서 인력난이 심해졌다. 그 과정에서 전문대에 눈길을 돌리게 됐다. 학교에서는 직무역량을 키우고 기업에서는 그들의 장기근속을 돕기 위한 산학협력의 방향이 설정돼야 한다.”

안기현 사무국장 “전문학사는 2년이고, 그 기간이 짧은 만큼 회사 입장에서 보충교육을 해줄 수 있다. 입사 전부터 회사에 충성도가 형성돼야 이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회사가 장학금 제도 등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동열 연구위원 “본인이 회사의 핵심인력이라고 생각해야 이직률이 크게 줄어든다.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전문대생에게 본인이 회사 생산의 핵심인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 기업과 지자체, 학교가 함께 연합해서 지역민 손실을 막는 방향으로 연결해야 할 것이다.”

김상용 학과장 “인력양성 측면에서 전문대는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학생들의 학습 패러다임이 크게 달라졌다. 교수의 교육에도 역시 고민이 뒤따른다. 결국, 산업현장의 수요에 맞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도체 회사로 취업하기 위한 교육을 학과에 연연하지 않고 단기 집중적으로 제공한다면 본인 전공을 살리면서 반도체산업에 대한 이해도까지 얻을 수 있어 진정한 인력양성 방향이 될 것으로 본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의 다양성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전문대의 반도체 인력양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토론 참여자들과 대화를 경청한 행사 참석자들은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한 비전과 고민거리를 새롭게 얻은 듯한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두 선도대학의 성과 발표회가 진행됐다. 발표는 각 대학의 사업단장이 맡았다. 지난 1년간 사업을 진행하며 구축한 반도체 교육 인프라가 성과 발표의 주된 내용이다. 두 대학이 특히 강조한 사항은 역량기반 인증제를 운영해 산업체에서 참고할 수 있는 채용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대림대는 △산업체 특강 △직무 설명회 △선배 멘토링 △반도체장비 전공트랙 워크숍 △모의면접 제공 등 반도체 취업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는 발표가 이어졌고 경남정보대는 △전공 보충을 위한 심화 PLC, CAD교육 △우수학생 선발 및 지원체계 구축 △반도체장비 기증 △현장실습에 집중된 교육과정 개편 등의 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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