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2004년 개봉한 SF 영화 ‘아이로봇’은 미래에 닥칠 인간과 로봇의 괴리에서 벗어나 공존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수작으로 꼽힌다. 인상적인 부분은 인간에 의해 폐기됐던 로봇이 전혀 다른 의도를 가진 인간에 의해 어떤 신호를 부여받고 인간을 공격하는 장면이다. 사실 폐기된 로봇은 고철 덩어리나 다름없지만, 특별한 신호를 부여하는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생명을 얻어 인간을 공격하는 장면은 경이로움을 넘어 섬뜩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하드웨어가 발달된 나라다. 조선, 자동차, 철강, 화학, 가전, 반도체 등 대표 산업은 대부분 하드웨어에 기반하고 있다. 용광로에서 쇳물이 쏟아지고 그 쇳물로 철강을 만들어 자동차와 선박을 만들었다. 한창 달러가 필요했던 산업화 시대는 노동의 질적 제고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미 세상은 IT에 기반한 산업으로 재편된 것이다. 선박이나 자동차도 큰 덩치보다 아주 작은 소프트웨어에서 경쟁력이 판가름 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말하자면 모든 제품과 그에 따른 서비스의 만족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있고 그 비중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의 수준을 의미하는 소프트파워와 함께 융합(fusion)이라는 말도 시대적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단순히 전화로서의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텔레비전, 라디오, 게임기, 네비게이터 등을 비롯해 사용자가 원하는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는 그 형태나 모습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 안에 있는 소프트웨어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금융 업무를 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소프트웨어의 위대한 힘이자 그 성과물이라 할 수 있다. 융합은 컴퓨팅적 사고에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장르를 묶어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 내는 크로스오버라든지, IT기술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디지털 인문학 등 소위 탈경계적인 접근 또한 융합의 좋은 사례다.

애플, 구글, 인텔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인문학과 IT기술의 융합을 통해 창의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산업을 이루는 의미있는 가치의 융합에 있어 그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각 산업의 기술적 발전에 있어 소프트웨어 융합이 중요한 이유는 그만큼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융합의 질적 수준에 달려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융합시대의 창의적 인재양성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매우 중요하고 기업 등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점점 더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복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경복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 소프트웨어융합학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
“IT 융합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코딩을 기반으로 ICBM 즉, 사물인터넷(l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 웹(Mobile Web)의 기본적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관련 동아리에 가입해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특정 과제를 설정해 공동으로 탐구하고 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집단협력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 요즘에는 고등학교에서도 코딩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수행평가 등 학습 시간에도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과제를 수행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지면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 소프트웨어융합학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최근에 대학생들이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은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같은 전통적인 대기업이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넷마블 등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IT기업이라고 한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구직자는 높은 연봉과 복지를 보장받고 직장을 골라서 간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소프트웨어융합 분야는 구직자들에게 있어 블루오션이나 마찬가지다. 어떤 직군의 발전 가능성은 사회 각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가치를 얼마나 충실하게 담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소프트웨어의 융합은 산업 등 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가치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존재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경제적 보상도 높은 수준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

- 어떤 과목으로 구성돼 있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인 코딩, 사이버보안, 클라우드서비스의 전공분야를 중심으로 창의 융합형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목표로 전문자격증과 관련된 모듈을 추천해 복합적이고 실무적인 능력을 갖춘 창의·융합적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과목으로는 컴퓨터 네트워크 및 운영체계, IT보안, 융합AI 프로젝트, 현장중심AI 프로젝트, 프로그램 코딩기초, 프로그래밍 언어활용, 애플리케이션 테스트 수행, 앱프로그래밍, AI알고리즘, 4차산업기술, 시스템보안 운영, 보안장비 운영, 모의해킹 등을 배우게 된다.”

- 학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정보처리산업기사(과정평가형), 정보보호산업기사, 네트워크관리사, 데이터분석준전문가(ADsP), OCAJP, AWS Foundational, Google. Associate Cloud Engineer 등을 취득할 수 있다.”

- 졸업 이후 어떤 분야로 진출이 가능할까.
“졸업 후 응용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및 운영, 서버 및 시스템 보안 솔루션 운영, 네트워크 보안 장비 운영, 보안 관제 및 컨설팅, 빅데이터 운영 및 분석, 스마트 장비 및 시스템 운영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엘에스웨어, 싸이버원, 에스티제이솔루션즈, 에스에이정보기술, 유빈스, 아이앤나, 아이티앤베이직, 푸수캣, 삼일이엔씨, 온시큐리티, 파워보이스, 메타빌드, 케이원정보통신, 마인드웨어웍스, 토마토시스템, 싸인텔레콤, 마이다스아이티, 데이터스트림즈, 오픈링크 등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에서 일할 수 있다.”

- 소프트웨어융합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학과는 경민대의 융합소프트웨어과, 김포대 및 동원대의 컴퓨터소프트웨어과, 용인송담대의 컴퓨터융합소프트웨어과, 유한대의 컴퓨터소프트웨어공학과, 연암공과대의 스마트소프트웨어학과, 서일대의 소프트웨어공학과 등이 있고 소프트웨어융합학과는 경복대 등에 개설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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