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기업 최고 재무 책임자로 활동한 ‘재정 전문가’
재정지원사업 검토 용역 경험…대학 운영 해법 찾는 계기
국고 사업 역량 강화해 지역 밀착형 대학으로 발판 마련

이영준 전북과학대 총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서남권 유일 대학으로서 전북과학대를 지역민이 꿈을 실현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영준 전북과학대 총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서남권 유일 대학으로서 전북과학대를 지역민이 꿈을 실현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저는 대학 총장으로 오기 전 공인회계사로 있었습니다. 국고 사업 역량을 강화해 대학의 재정 경쟁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곧 저의 역할이자 삶입니다. 지방에 있지만, 동시에 서남권 유일 고등교육기관이라는 지리적 강점을 발판 삼아 전북과학대학교를 빛내는 데 혼신을 다 바칠 생각입니다.”

지난해 6월 전북과학대 제7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영준 총장의 ‘전라북도’ ‘정읍시’ 그리고 ‘전북과학대’ 사랑은 진행형이다. 지난 28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영준 총장은 전북과학대가 그간 지방대학으로서 책무, 전문대학으로서 교육적 가치 등에 충실한 덕분에 지금의 명성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과학대는 지리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정읍시·고창군·부안군 등 서남권에서 우리 대학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이 지역민 누구나 배움의 갈증이 생기면 전북과학대를 가장 먼저 찾도록 지역 밀착형 교육기관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대학은 지역에 필요한 인재는 무엇인지, 해결해야 할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분석해 해결 방향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총장은 대학으로 오기 전 공인회계사로 활동했고, 기업에서 재무를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CFO·Chief Financial Officer)로도 있었다. 대학을 대상으로 한 국고 사업의 검토 용역을 맡게 되면서 대학 운영에 대해 알게 됐고, 총장의 소임이 주어지면서 분명한 경영 목표도 조금씩 생겨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지역대학이 가질 수밖에 없는 현주소, 한계를 냉철하게 진단했다. 이를 해결할 과제로는 재무 전문가답게 정부 재정지원사업 역량을 강화해 재정을 건전하게 하고, 이를 완비해 중장기 과제를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단기적 해결 과제는 거의 완비했다”며 “이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결을 위한 초석을 다질 때”라고 했다.

이 총장은 지역이 가진 현실적 문제, 대학의 중장기적 과제는 지역사회와 함께할 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선정된 교육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이 마중물이 돼, 대학과 지역이 상생하며 더 높이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총장은 “전라북도와 정읍시, 지역사회·시민들 모두가 지역의 유일 대학인 전북과학대를 더욱 유능한 고등교육기관으로 향하도록 방향을 함께 찾아주고 있다”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을 지역과 함께 찾아가는 것에서 대학을 경영하는 총장직의 보람을 찾겠다”고 했다.

이영준 전북과학대 총장이 지난해 6월 취임한 뒤 1년이 지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영준 전북과학대 총장이 지난해 6월 취임한 뒤 1년이 지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지난해 6월 총장으로 취임한 뒤 1년 정도 시간이 지났다. 그간의 성과를 돌아본다면.
“2021년 6월 총장으로 취임한 후 현재까지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많은 대학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은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때보다 기본에 충실한 교육으로 미래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을 만들겠다.
총장으로 취임한 후로 단 하루도 빠짐없이 학생·교직원과 만나 소통하고자 했다. 총장 리더십의 핵심이 바로 ‘소통’과 ‘상생’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에서다. 앞으로도 대학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대학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대학 운영에 반영하고자 한다.
전북과학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인력 수요에 대응하고자 대학 비전, 중장기 전략 체계를 다시 정립했다. 대·내외적 분석과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건학이념은 ‘우수한 기술 인재 양성을 통한 교육 입국’, 비전은 ‘따뜻한 마음과 창의적 역량을 갖춘 전문기술인재 양성’으로 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의 전략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수립하고자 한다.”

- 전북과학대 총장으로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학교와 특별한 인연이 있나.
“지난 2018년 8월부터 전북과학대 학교법인 전북과학대학교 이사로 활동했다. 대학과 인연은 그때부터 맺게 됐다. 이에 앞서 ‘공인회계사’로서 다양한 기업에서 회계업무를 해왔다. 특히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서 교육역량 강화사업 검토용역 총괄 책임을 맡은 경험이 대학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전북과학대는 지역선도 중심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수요자 중심 교육시스템 구축’ ‘현장 중심 산학융합 시스템 구축’ ‘지속 발전 가능 시스템 구축’ ‘지역 가치창조 대학’을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이와 관련한 전략과제와 실행과제를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 교육계로 오기 전까진 금융·경제 쪽 분야에서 활동했다. 이러한 분야 경험이 대학 총장으로서 얼마나 도움이 될 것 같다.
“대학에 오기 전 몸담고 있었던 회계법인 회사에서는 주로 에너지(energy)·자원(resources), 공공(public) 분야 관련 산업을 담당했다. 금융회사에서는 CFO로 활동했다. CFO는 회사 자금 부분 전체를 담당하는 총괄 책임자를 말한다. 대학도 비슷한 측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금융·경제계 경험을 살려 정부 재정지원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과 인프라 내실화, 수요자 중심 대학 운영체계 확립, 지역발전을 이끄는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 품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총장으로 취임한 뒤로 구상했던 계획들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총장으로 취임 후 전라북도, 정읍시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정읍시장과 관내 기관장들을 수시로 만나 재정지원, 상생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6월 정읍시와 우리 대학이 협력해 교육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에 선정됐다. 지역 특화산업인 천연물 바이오, 전기 인재 양성과 취업·정착을 위한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북과학대는 정읍시에서 유일한 대학이다. 우리 대학은 산학일체형 전문대학으로서, 정읍시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는 핵심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취임사에서 ‘소통과 원칙’을 강조했다. 이 같은 가치를 특히 중요하게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면.
“대학은 ‘위기’의 영역을 넘어 ‘생사’의 영역으로 접어들었다. 앞으로 대학은 ‘생존’이냐 ‘퇴출’이냐의 냉엄한 외부 환경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런 때일수록 기본을 지키며 정성 어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생존’은 물론이고 새로운 ‘도약’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교직원과 ‘소통과 원칙’을 통해 진정성 있는 참교육의 가치를 인식하게 하고자 한다.”

이영준 전북과학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이영준 전북과학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 수도권·대도시에 위치하지 않은 지방대학으로서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우수인재의 공급 수준이 수도권·대도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같은 이유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됐지만, 이에 대한 적응력이 낮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점이다. 또한 대학과 산업계 간 장비·특허·지식정보 등을 공유하는 플랫폼 구축, 통합적 운영체제 구축이 미흡하다는 점도 지방대로서 겪는 어려움이다.”

- 정읍시와 협력 관계, 연계·협업은 얼마나 이뤄지고 있나.
“민선 8기 이학수 정읍시장은 주요 사업으로 △농생명·바이오 첨단산업단지 조성 △지역 일자리 취업 중개 센터 확대 운영 △지역대학 활용 산학관 협력체계 강화(지방대를 활용한 관내 기업 소요 인력 탄력적 대응)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기반 조성 △공익형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단 추진 등을 공약 사항으로 발표했다.
HiVE 센터를 중심으로 전북과학대와 정읍시는 적극적 협업, 명확한 역할 분담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사업 성과를 높이고 효과 창출을 위해 실질적 협업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미 전북과학대와 정읍시는 이학수 시장을 중심으로 HiVE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운영위원회’ ‘실무운영위원회(월 1회 운영)’를 구축했다. HiVE 사업 운영 규정과 시행세칙과 관련해 조직을 구성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정읍시와 상생 발전을 위한 재정지원사업으로 ‘창업보육센터’ ‘어린이 급식 관리 지원센터’ ‘생활과학 교실’ ‘취업 중개 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우리 대학 재학생들의 학업 증진을 위한 장학금 지원에도 적극 협업하고 있다.”

- 기초지자체·지역대학 간 협력이 강조되고 있다. 전북과학대는 HiVE 사업에 선정됐는데, 해당 사업은 대학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HiVE 사업은 전북과학대와 정읍시, 정읍시 관내 산업체, 안전성평가연구소 등 국책 연구기관 12곳 등 기관들과 지역인재 정주 선순환 구조를 함께 창출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전문대와 기초지자체 간 협력을 기반으로 지역소멸 등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특화 분야 인재 양성, 지역 내 평생직업교육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읍시 청년을 비롯해 정읍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성인학습자 등 인구환경을 고려해 후진학 학습자를 지원하고자 한다. 또 천연물 추출 가공 기술, 데이터(data) 활용 기술 등 연구인력을 양성해 이들의 취업을 알선하겠다. 빅데이터(big-data)를 구축해 정읍시 행정을 지원하고, 정읍시민을 위한 업무도 협업할 계획이다.”

- 전북과학대가 수행하고 있는 다른 재정지원사업은. 사업 간 시너지를 위한 계획은.
“전북과학대는 그동안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SCK) 사업,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LINC+) 육성사업,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등 각종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바탕으로 꾸준한 대학 발전을 이뤄왔다. 이와 함께 올해 6월에는 HiVE 사업에도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HiVE 사업 추진전략을 기반으로 천연물바이오과·전기과 등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특화분야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수요자 맞춤형 평생직업교육을 실현해 지역사회 성장 전략에도 도움이 되고자 한다.
전북과학대는 HiVE 센터를 중심으로 고등직업교육 혁신위원회, HiVE 사업 운영위원회, HiVE 사업 성과관리위원회, HiVE 사업 자체평가 위원회 등으로 사업추진 조직을 구성했다. 또한 HiVE 센터가 중심이 돼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프로그램 운영·지원, 학습자 이력관리·상담지원, 산·관·학 연계 관리 등을 각각 담당해 성과를 관리하고 환류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한 거버넌스도 운영하고 있다. HiVE 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촌 재능 나눔, 실버미디어프로그램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전북과학대의 강점을 한 가지만 꼽는다면.
“우리 대학은 평생지도교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 입학에서 졸업 후 취업까지 일관된 지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재학 중에는 취업 역량 향상에 방점을 두고 졸업 후에는 평생지도교수가 추수 지도 관리까지 책임지고 있다.
우리 대학의 취업률은 지난 2018년 76.4%, 2019년 74.5%를 기록했다. 최근 2년 연속 호남권 ‘다’그룹 전문대(2·3년제) 가운데 취업률 1위를 달성했다. 또 지역의 중소·중견기업과 산학협력 교류를 이어오면서 학과별 취업 설명회를 개최해 학생들의 성공적 취업을 돕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전문인 양성 자격증 취득 과정, 전공분야 경진대회 지원, 현장 실무능력 강화 교육 등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 교육부 등 정부 당국에 전할 말씀이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협조를 위해 행정안전부·교육부 차원의 지원 요청이 필요하다. 전문대가 신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전문기술인재 양성뿐 아니라 지역산업 발전과도 직결되는 만큼 지자체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는 미흡한 수준이다. 이에 기초지자체를 비롯해 지자체, 지역산업체와 원활한 협력 강화를 위해 정부 당국 차원의 지원을 바란다.”

- 개인적으로 세운 계획도 궁금하다.
“우리 대학의 장점은 모든 구성원이 대학에 대해 강한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은 우리 대학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재도약, 발전하는 기간이었다. 지금 우리 대학이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대학 구성원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은 서남권 유일 대학이라는 지리적 특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동시에 서남권 유일한 대학이라서 갖게 되는 무거운 책임감도 있다.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지역선도 중심대학’으로 운영체계를 확립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반드시 달성하겠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우리 대학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전북과학대가 정읍시와 상생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러한 총장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이영준 전북과학대 총장(왼쪽)이 홍준 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과 대학 본관 중앙로를 걸으며 정읍시와 협력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영준 전북과학대 총장(왼쪽)이 홍준 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과 대학 본관 중앙로를 걸으며 정읍시와 협력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이영준 총장은…
고려대 응용동물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법무대학원 금융법학 석사과정에 있다. 한국공인회계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감사그룹 이사, 큐캐피탈파트너스 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감사원·교육부 회계 검토 업무, 한국대학교육협의회·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교육역량 강화사업 검토용역 총괄책임자로 있었다. 지난해 전북과학대 제7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홍준 대표이사 겸 발행인 / 정리=김의진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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