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근 경희사이버대 명예교수(한국환경공단 ESG위원장, 한국ESG학회 부회장)

임정근 경희사이버대 명예교수(한국환경공단 ESG위원장, 한국ESG학회 부회장)
임정근 경희사이버대 명예교수(한국환경공단 ESG위원장, 한국ESG학회 부회장)

지난 11월 20일,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1.5℃ 이하 목표를 재확인했지만,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2025년 이전까지 전 세계 배출량 정점을 달성할 것과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등이 제안되었지만 그것도 합의하지 못했다. 기후위기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데 당위의 말잔치만 무성하고 실천의 큰 발걸음을 하나도 제대로 내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 거대한 위기의 진면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기업의 ESG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환경, 사회, 거버넌스에 대한 기준과 지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일반 투자자와 거대 연기금들이 기업의 ESG 경영을 기후변화 극복의 중요한 돌파구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벌써 미국의 금융업체인 스트라이브자산운용은 안티 ESG 펀드인 ‘스트라이브US에너지’를 출시하는 등 ESG를 이행하는 기업에 반대하는 투자를 하고 있고, 석유 관련 기업이 몰려 있는 텍사스 주와 플로리다 주는 ESG 관련 투자 회사를 보이콧하거나 공적 연금 운용에서 ESG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결의안를 통과시키는 등 ESG에 대한 반격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일부 기업들은 ESG 경영,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여전히 이에 역행하는 환경 부담 떠넘기기, ‘점수 따기 ESG경영’ 등 그린워싱을 확대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대학의 역할과 사명을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은 기후위기와 생태적 파국의 흐름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 왔는가? 이제라도 대학은 문명적 위기 앞에 시대적 소명을 실천하기 위해 앞장서야 하는 것 아닌가? 대학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가장 깊게 고민하고, 누구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이 치명적인 기후위기의 해법을 찾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미래세대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대학은 청년들이 스스로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이 절박한 부름에 답하기 위해 그동안 대학의 지속가능성 교육, ESG 경영을 꾸준히 추진해 온 전문대학, 일반대학,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대학인들이 2022년 11월, 대학ESG실천포럼을 창립했다. 앞으로 대학ESG실천포럼은 지속가능성과 ESG에 기반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실천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첫째, 대학ESG실천포럼은 폭넓은 연구와 실천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와 ESG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하고 실천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선다. 특히 ESG 경영의 강화를 위해 필요한 국내외의 실천 사례들을 적극적으로 확산시키는 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둘째, 대학ESG실천포럼은 대학이 ESG의 가치를 내재화하고 탄소중립 등 ESG 경영을 솔선수범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대학과 함께 협력한다.

셋째, 대학ESG실천포럼은 청년들의 지속가능한 미래와 ESG 가치 실현을 위한 실천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넷째, 대학ESG실천포럼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시민사회, 지방자치단체, ESG 혁신경영 기업, 국제사회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대학ESG실천포럼은 창립에 즈음해 2023년 2월 2일,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대학의 역할과 ESG 실천방안’이라는 주제로 인덕대학교에서 세미나를 개최해 대학은 물론 정부, 기업, 지방자치단체의 관계자들이 우리사회의 ESG 실천에 대한 다양한 이슈와 사례를 논의하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대학ESG실천포럼은 현실적 이해 관계를 넘어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집단지성과 실천의 마당을 만들어 갈 것이다. 뜻있는 모든 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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