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성 호원대 총장

강희성 호원대 총장
강희성 호원대 총장

현재 우리는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위기가 심각하다. 대학사회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최근 우리 대학들도 이러한 전 세계적인 위기의 파고를 직격으로 맞고 있다. 2020년 집계 전국 사립대학 10곳 중 7곳이 운영 적자를 기록했으며, 대학의 적자 규모는 총 42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우리 대학들도 이러한 전 세계적인 위기의 파고를 직격으로 맞고 있는 것이다. 

지역대학의 위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신입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학교육연구소의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입학 가능 인원은 2020년 46만4826명에서 2040년 28만3017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도 학령인구 감소에도 학생들의 지원율이 큰 변동이 없는 수도권대학보다 지방대학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라는 자조 섞인 푸념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대학마다 각 대학의 특성, 강점 분야 등을 중심으로 지역대학의 위기 탈출에 대한 여러 대안들이 나오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호원대학교는 군산이라는 작은 도시에 위치해 있지만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원칙을 토대로 대학을 성장시켜왔다. 대학의 특성과 강점을 빨리 파악하고, 실용 학문을 중심으로 학과 구조조정을 단행해 어려운 취업난 속에서도 취업률 73.9%(2020년 12월 31일 공시 기준)를 달성하면서 높은 취업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호원대는 학생들의 성공취업을 위한 경력개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호원 커리어개발지원센터를 두고 학생들의 커리어를 관리하고 있으며 백인백색(百人百色) HOPE 인증제, 산학관 커플링사업, 캡스톤디자인 5-Way, 맞춤형 직무설계 프로젝트 등 취·창업지원 교육과정과 비교과 특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에서 취·창업분야를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고등교육 생태계 측면에서 보면 수도권 소재 대학과 지역거점대학은 연구 중심으로 운영돼야 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지역대학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특성화시키고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지역대학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대응과제는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머리를 맞대는 측면이다. 급격한 출산율 감소와 베이비붐 세대의 노인인구 진입으로 지방이 수도권에 비해 지역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과거보다 가속화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지역사회는 다문화와 이민, 난민, 귀화, 외국인 노동자 정책이 지역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해지고 있다. 호원대가 위치한 전북지역은 지역 초고령화와 다문화 가족의 유입으로 대학의 사회적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호원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의 강점이 있는 보건계열 학과들과 함께 지역사회가 당면한 현안의 ‘해결사’로 나선다. 호원대의 간호학과와 물리치료학과 그리고 최근 3년간 5억 원의 국고지원을 받은 작업치료학과, 응급구조학과 및 치위생학과 등 보건복지계열 학과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지역의 독거노인 돌봄, 산업체의 작업치료 및 응급구조 등 지역사회 건강보건을 위해 ‘지역건강 사회봉사협력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헬스·힐링 패러다임에 부응해 노인복지와 다문화가정, 외국인노동자의 힐링, 정신건강 등을 위한 다양한 지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돌봄’,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직장어린이집’을 군산시의 위탁으로 경영하며 지역사회의 노인건강 지킴이, 다문화가정의 자녀돌봄과 부모님을 위한 정기적인 한국어교육 등을 통해 ‘보람 있는 인생, 참된 인간상, 자립하는 사람’이라는 건학 정신과 ‘이웃과 사회에 희망과 도움을 주는 행복한 대학’이라는 대학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역행복 전도사’가 되어야하는 것도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에 지역대학이 해줘야하는 역할이다. 호원대 역시 지역의 행복을 이끄는 행복 전도사로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문화예술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지닌 사람일수록 행복하고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을 즐기면서 우리는 꿈, 희망, 안정, 따뜻함의 감정을 느낀다. 무엇보다도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 자체에서 즐거움이 발생하며 향유 과정에서 타인과의 사회적 접촉이 유발되기 때문에 행복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학생들은 자신의 끼가 다른 이들에게 감정의 치유, 그리고 행복의 감정을 가지게 한다는 점에 무한한 행복을 느낄 것이다. 학생이 행복하면 대학 전체로 행복이 전파되고, 그 행복을 지역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얘기다.

문화예술은 그러한 힘이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자서전 《백범일지》에 수록된 ‘나의 소원’ 중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건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바로 문화의 힘이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하신 것이다. 덧붙여 이러한 문화예술을 통한 정신적 행복만큼이나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고 가꾸는 것도 행복의 중요한 원천이다. 이런 차원에서 호원대는 문화예술에 대한 행복 전도사의 역할만큼이나 지역의 건강지킴이(보건복지 봉사활동), 지역의 소통나누미(다문화 가정과의 소통, 외국인 노동자의 힐링센터) 등 지역의 행복나누미 역할을 수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다시 한번 짚어보건대,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세가 명확한 상황에서 한국 대학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려 있다. 특히 지역대학이 가장 큰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곧 닥칠 충격파가 미치는 영향이 뻔한데 이대로 위기를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대학혁신을 위한 중요한 기점이라고 생각하고 미래 성공을 위한 청사진을 발빠르게 마련한다면 지역의 강소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 대학은 미래 성공의 키워드를 지역의 ‘행복한 대학’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전략으로, 그 핵심인재가 학업 스트레스와 취업 스트레스를 덜 받고 ‘꿈’과 ‘끼’를 마음껏 펼쳐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고 있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지역 공동체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어려움과 고난을 이겨내어, 지역소멸의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나가는 ‘행복 자양분’을 만들어 낼 것을 다짐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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