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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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각 대학이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로 바쁘다. 합격한 사람 중에 다수의 대학에 합격한 사람은 어느 대학으로 갈지, 무슨 학과를 선택해야 잘한 선택이 될지 고민에 쌓이기도 한다. 그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자 입시 커뮤니티에 사연을 띄우기도 한다.

이런 고민은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초기의 직업을 선택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경우가 된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삶의 여정은 대학에 진학할 당시의 기대하는 상황과는 다르게 전개되고 변화되기에 다양한 직업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직업은 학교에서 무엇을 전공했는가, 그리고 전공 이외에 개인이 갖는 역량과 개인의 욕구, 그리고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현재 전망이 좋은 대학과 학과라고 해도 퇴직할 때까지 좋다는 보장은 없다. 퇴직할 때까지 바뀌고 확장될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지방 도시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진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강의를 끝내자 A 학생이 다가와 질문을 했다. “선생님, 물리치료과를 가려고 하는데, 전망이 좋을까요?” 필자는 당연히 취업률이 높기에 전망이 좋다고 답했다. 그리고 선택을 잘했다고 했다. 그런데 A 학생은 조금 근심 어린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여러 SNS에서는 전망이 안 좋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어요. 지금은 전망이 좋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50세 정도 나이가 되면 물리치료가 힘이 들고, 기계가 다하기 때문에 그다지 전망이 좋지 않다고 해요. 그래서 물리치료과를 갈까 말까 고민이 됩니다.”

A 학생의 말을 들으니 그럴 것도 같았다. 이 학생의 부모나 주변인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안정된 직장을 갖기를 원하고 있어서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이고, 현재 A 학생이 전문대학의 물리치료과를 졸업할 시점에는 취업이 잘 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전망이 좋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했다.

“네가 말하는 50세 이후에 물리치료사 대신 기계가 할 것이라고 하지만 생각해 보자. 네가 물리치료사를 하면서 50세가 되면 힘들겠지만, 너는 항상 똑같은 수준으로만 있을까? 그때까지 너는 더 발전할 것이며, 새로운 기계가 나와도 그 기계를 활용해 너의 기술로 물리치료를 할 수 있겠지. 그리고 네가 물리치료를 하면서 사회생활을 하고, 다른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되지. 그러면 직업이 어떻게 변할까? 너의 상황은 어떻게 될까? 그것은 아무도 모르는 거야. 직업은 상황에 따라 정해지는데, 주변의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 네가 사장이 될지, 아니면 확장된 다른 일을 연계해 다른 사업을 할지도 모르잖니? 그러니 지금 생각한 대로 물리치료과를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가능하면 빨리 물리치료사로 일을 시작해. 그러면서 차차 생각하면 좋을 것 같구나.”

A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다. 그에게 필자는 한 마디 덧붙였다. “물리치료과는 전문대학으로 가는 게 좋을 거야. 가능하면 빨리 배워서 현장 전문가가 되는 것이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현장 전문가가 빨리 되는 것이 업무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 너의 커리어에도 도움이 될 거야.”

지금 물리치료과의 전망은 밝다. A가 물리치료사로 취업할 때까지는 좋을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헬스케어 산업과 함께 고령사회가 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충분히 권장할 만한 직업이다. 더구나 하이터치 시대이므로 개인의 요구와 개인의 필요를 충족하는 직업은 더욱 각광 받을 수 있다. 물리치료사는 이런 시대의 변화에도 경쟁력 있는 직업이 될 것이다. 또한 물리치료 자격증은 또 다른 자격증과 직업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직업 중 하나의 전망은 SNS에서 말하는 한 개인의 생각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미래학자들의 예측도 매우 상반된 상태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기는 하되, 최종적인 결정은 자신의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에 따라야 한다. 절대적인 것은 자신의 인생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 아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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